사상 처음으로 연 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이 강원도 원주를 마지막으로 18일 끝났다.
11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15개 지역에서 진행한 이번 심포지엄에는 연인원 6,500여 명이 참석했다고 조직위원회(공동대표 장석웅, 안승문)가 지난 20일 밝혔다. 당초 목표 1만 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1일 첫날 1천명이 몰린 서울 대회와 14일(토요일) 경기도 대회에 750명이 몰린 상황에서 보듯 교사들의 열정은 높았다. 특히 진보교육감이 없는 경남 창원과 부산 지역에서도 200~350여명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경남 창원 제황초 교사들은 전원 출장을 내고 지난 12일 경남심포지엄을 찾았다. 김명숙 교사는 "교사들의 자발성과 책무성이 없으면 어렵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고 유럽 선생님들의 고민과 혁신 내용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새로운 학교를 바라는 교원들의 열망을 느낀 자리였다.
광주와 경남, 부산 등의 심포지엄에서 교사들은 ▲교육과정 편성권 등 학교 자율권 현황 ▲무학년제에 대한 어려움 ▲평가 방법 등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당초 예정시간보다 길게는 1시간을 더 진행해야 했다. 교육청이나 학교 등의 관급 행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스웨덴, 프랑스, 독일, 핀란드, 덴마크에서 온 교원 대표들은 이런 교원들의 열정에 놀라워했다. 덴마크 가우어스룬드 중학교의 마그누스 테파스 교장은 14일 경기도대회에서 "휴일 교사연수에 이렇게 많은 교사들이 자율로 참석하는 것은 유럽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역마다 각각 40분 정도씩 배정된 발표에서 "모든 학생에게 차별 없는 책임교육을 하는 것이 공교육의 의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쟁보다는 협력이 세계 교육의 추세라는 것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눈길을 끈 것은 전교조와 교육희망네트워크, 21세기교육연구원 등 전국 20여개 교육시민단체가 공동 주최해 국제대회를 열었다는 것. 게다가 광주, 전남, 전북 교육청이 주관했고, 서울과 경기, 강원 교육청은 후원기관으로 참여했다. 진보교육감들이 수장으로 있는 6개 교육청이 모두 이번 대회를 거들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대회 장소와 예산을 후원하는 한편, 공문을 각 학교에 보내기도 했다.
심포지엄 운영 과정의 아쉬움은 남은 과제다. 외국 교원들이 모두 유럽에서 오다보니 국제 심포지엄이라는 행사명에 걸맞지 않은 점도 있었다.
또한 이들의 발표가 성과 위주 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생생하지 못한 점도 나타났다. 질의응답을 통한 토론의 자리가 더 많이 마련되었어야 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지적이다.
홍진관 경북 샨티학교 교사는 "짧은 시간, 수박 겉핥기식의 아쉬움이 남지만, '학생이 가고 싶은 학교여야 한다'는 생각이 손에 잡히는 심포지엄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