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부산 백양고 교사들 ‘성과금 수당화’ 성명

27일 부산교육청 앞에서 발표 … 단위 학교서 공개 비판

“교과부는 지금이라도 우리나라 교육의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지금의 상황을 끝내야 합니다. 아울러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교육정책을 정상화하고 교사 간‧학교 간 차등성과급은 당장 폐지해야 합니다.”

지난 27일 오후 부산시교육청 앞에서는 이같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부산 북구에 위치한 백양고 교사들이 부당한 학교성과금 지급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단위 학교, 특히 고등학교 교사들이 성과급 제도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채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례적인 학교 교사들의 성명서

부산 백양고 교사들이 27일 부산교육청 앞에서 성과급 페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교사들 손에는 학교와 학생을 무한경쟁으로 몰아넣는 학교별 성과금 반대한다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패널이 들려 있다. 백양고 교사 제공

지난 15일 부산교육청의 학교별 성과급 평가 결과 백양고가 B등급을 맞자 교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교과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학교별 성과급제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은 학교를 S, A, B로 나눠 차등으로 성과금을 준다. 한마디로 학교 등급에서 ‘꼴찌’를 한 셈이다.

백양고는 지난 2009년 전문계고에서 인문계로 전환했다. 그 뒤 교사들은 인문계고로 정착하기 위해 보충학습 등을 열심히 하고 학생들과 신뢰를 쌓기에 노력해 했다. 학생들은 만족도가 높아졌고 학교는 인문계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첫 학교 성과에서 맨 아래 등급을 맞은 것이다. 교사들은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에 있는 학교여서 교사들이 더욱 열심히 아이들과 어울렸는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같은 기준으로 학교를 평가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부산교육청은 학교별 성과급 기준으로 교과부가 제시한 일제고사 향상도(60%), 방과후 학교 참여율(20%), 학업 중단율(10%) 등 공통 지표에 장학협의결과(40%), 교육직무연수 이수율(30%), 교실수업 개선마일리지(30%) 등의 자체 지표를 더해 학교 등급을 매겼다.

성미경 교사는 “교과부 지표는 모두 학교를 비정상적인 교육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학생들이 행복은 이제 단 하나 성적으로만 매겨진다”고 지적하며 교육청 지표에 대해서는 “수업에 열중하는 교사를 연수로 내몰고 장학 협의 결과는 자의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이기적인 점수기계로 만들어야 시원하겠냐”

분노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교사들의 목소리를 직접 내기로 한 것이다. 교장과 교감은 뺀 47명 가운데 42명의 교사가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전교조가 진행한 ‘차등성과급 폐지’ 서명에도 45명이 함께 한 바 있다.

교사들은 성명서에서 “1년에 한 번 치르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향상도와 방과 후 학교 참여율, 전시성 특색사업 등을 가지고 점수를 매겼다는 데 이 지표들이 얼마나 야만적이고 파행적인지는 일선에 있는 교사들이면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고 밝히며 “우리 아이들을 얼마나 더 이기적인 점수경쟁기계로 만들어야 속이 시원하겠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성과급 평가 결과 공개 ▲성과급 지급 중단·수당화 등을 요구했다.

부산교육청이 백양고로 단체행동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백양고 교사들의 분노를 막지 못했다. 백양고 교사들이 목소리에도 부산교육청은 이날 학교별 성과금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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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금 , 부산교육청 , 백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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