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부산시교육청 앞에서는 이같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부산 북구에 위치한 백양고 교사들이 부당한 학교성과금 지급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단위 학교, 특히 고등학교 교사들이 성과급 제도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채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례적인 학교 교사들의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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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부산교육청의 학교별 성과급 평가 결과 백양고가 B등급을 맞자 교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교과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학교별 성과급제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은 학교를 S, A, B로 나눠 차등으로 성과금을 준다. 한마디로 학교 등급에서 ‘꼴찌’를 한 셈이다.
백양고는 지난 2009년 전문계고에서 인문계로 전환했다. 그 뒤 교사들은 인문계고로 정착하기 위해 보충학습 등을 열심히 하고 학생들과 신뢰를 쌓기에 노력해 했다. 학생들은 만족도가 높아졌고 학교는 인문계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첫 학교 성과에서 맨 아래 등급을 맞은 것이다. 교사들은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에 있는 학교여서 교사들이 더욱 열심히 아이들과 어울렸는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같은 기준으로 학교를 평가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부산교육청은 학교별 성과급 기준으로 교과부가 제시한 일제고사 향상도(60%), 방과후 학교 참여율(20%), 학업 중단율(10%) 등 공통 지표에 장학협의결과(40%), 교육직무연수 이수율(30%), 교실수업 개선마일리지(30%) 등의 자체 지표를 더해 학교 등급을 매겼다.
성미경 교사는 “교과부 지표는 모두 학교를 비정상적인 교육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학생들이 행복은 이제 단 하나 성적으로만 매겨진다”고 지적하며 교육청 지표에 대해서는 “수업에 열중하는 교사를 연수로 내몰고 장학 협의 결과는 자의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이기적인 점수기계로 만들어야 시원하겠냐”
분노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교사들의 목소리를 직접 내기로 한 것이다. 교장과 교감은 뺀 47명 가운데 42명의 교사가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전교조가 진행한 ‘차등성과급 폐지’ 서명에도 45명이 함께 한 바 있다.
교사들은 성명서에서 “1년에 한 번 치르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향상도와 방과 후 학교 참여율, 전시성 특색사업 등을 가지고 점수를 매겼다는 데 이 지표들이 얼마나 야만적이고 파행적인지는 일선에 있는 교사들이면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고 밝히며 “우리 아이들을 얼마나 더 이기적인 점수경쟁기계로 만들어야 속이 시원하겠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성과급 평가 결과 공개 ▲성과급 지급 중단·수당화 등을 요구했다.
부산교육청이 백양고로 단체행동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백양고 교사들의 분노를 막지 못했다. 백양고 교사들이 목소리에도 부산교육청은 이날 학교별 성과금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