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아이들 꿈 빼앗은 MB 꼭 심판”
장대비 속 1000명 전국교사대회

10만 서명 국회 전달 … 대회 뒤 서울시청까지 행진

전국에서 모인 800여명의 교사들이 3일 전교조 탄압 분쇄와 MB경쟁교육 철폐를 위한 전국교사결의대회에 참여해 함성을 지르고 있다. 안옥수 기자

3일 오전 호우주의보였던 서울은 오후 들어서 호우특보가 됐다. 오후 2시20분 서울 보신각 앞 광장에도 장대비가 쏟아졌다. ‘전교조 탄압 분쇄와 MB경쟁교육 철폐를 위한 전국교사결의대회’가 시작하자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다. 천둥에 번개까지 쳤다.

이 비를 뚫고 제주 등 전국의 교사 1000여명이 모였다. 내린 빗물로 깔개는 쓸모가 없었다. 그 탓에 대회가 진행된 1시간30분을 서 있어야 했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교사들은 ‘전교조 탄압 정책 중단하고’, ‘차등성과급‧일제고사 안 되고’, ‘교육복지‧무상급식 올리고’ 등이 적힌 손 현수막을 펼치고 함성을 질렀다. ♪올라가면 행복해져요, 교육복지 올려요. 내려가면 건강해져요, 경쟁교육 내려요♬라고 흘러나오는 업(Up)다운(Down)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귀를 막은 MB에 보청기를

3일로 단식 5일째를 맞은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안옥수 기자
이 날로 5일째 무기한 단식 농성 중인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이 무대에 올랐다. 대회사를 하기 위해서다.

장석웅 위원장은 “국민들이 이토록 교육에 불만이 쌓이고 새로운 교육에 대한 바람이 있었던 적이 언제 있나. 참교육을 향한 열망이 혁신학교로 모아지고 있다. 그래서 지난 해 6·2지방선거에서 전교조를 지지한 것”이라며 “정권은 그게 두려워 이미 면소와 30만원의 벌금 판결을 교사 1500여명을 기소한다고 한다. 이는 분명한 진보교육과 전교조 흠집 내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석웅 위원장은 “이제 막장MB교육도 막바지에 와 있다. 국민들은 내년 선거에서 이명박 정부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 새로운 교육을 위한 승리의 날로 함께 가자”고 호소했다.

장대비에도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개그맨 노정렬 씨가 대회장을 찾아 교사들을 지지했다.

개그맨 노정렬 씨는 “국민과 상생하랬더니 살생한다. 교사, 공무원 다 죽인다. 공생하랬더니 고생시킨다. 귀를 막은 MB에 보청기를 주자”면서 “MB는 대통령이기 전에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 사람을 만드는 교육을 교육계 행동하는 양심 전교조 선생님이라면 계속 해 주리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전교조는 ‘차등성과급 폐지, 2009개정교육과정 중단’ 염원을 담은 10만4000여명의 서명지를 국회에서 전달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교과위)이 대표로 참석해 서명지가 담긴 상자를 받았다.

“참교육 꽃 피워 달라” 장미꽃 16송이


전교조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10만4000여명의 서명을 이날 전달했다.(위) 권영길 의원이 전교조에게 준 장미 16송이를 들고 김혜숙 광주 신광중 교사와 함께 웃고 있다.(아래)

“전교조 명예조합원, 국회의 전교조 대변인”이라고 소개한 권영길 의원은 “이명박 정권이 아이들 꿈을 빼앗은 정권이다. 이 탄압을 뚫고 전국 곳곳에 있는 전교조 선생님들이 참교육 꽃을 피우기를 바란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그 의미로 장미 16송이를 전교조에 전달했다. 16송이는 전교조 16개 시·도지부를 뜻한다.

교사를 대표해 즉석에서 장미꽃을 받은 김혜숙 광주 신광중 교사는 “아름다운 연대로 참교육을 지켜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서 전교조 문화패는 한 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를 패러디한 ‘나는 교사다’를 선보여 큰 웃음을 줬다. 남진의 ‘님과 함께’를 개사한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학교 짓고 사랑하는 아이들과 멋지게 살고 싶네”라는 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공연이 ‘나는 가수다’와 다른 점은 순위가 없다는 것. 가수 이소라로 분해 사회를 본 교사는 “순위가 없으니 당연히 탈락도 없다”며 “한 명의 낙오자도 없는 세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차등성과급, 2009개정교육과정, 일제고사, 교원평가 등 이명박 정부의 경쟁만능과 차별 교육을 저지하고 교육정책을 전면 전환시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며 “수업을 혁신하고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을 개선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협력하고 소통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또 “정당 후원 관련 전교조 탄압에 맞서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 보장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6일과 11일 일제고사 폐지 촛불 집회

대회를 마친 교사들이 서울시청까지 1km를 행진하고 있다. 안옥수 기자

교사들인 선 보인 모두가 등 돌린 MB경쟁교육. 안옥수 기자

교사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3시50분부터 서울시청 광장까지 1km 가량을 행진했다. 박효진 전교조 사무처장은 “지신밟기 형태로 교육계 액운을 쫓는 마음으로 걷자”고 제안했다. 교사들은 행진 중 광교사거리와 무교동사거리 사이 청계천 도로에서 모·두·가·등·돌·린·M·B·경·쟁·교·육 글씨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병우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전교조 앞에는 승리만이 있다. 오늘의 빗물이 눈물이 아니라 태풍으로 형성해 이명박 정권과 그 무리를 몰아내자”고 말했다.

전교조는 오는 6일과 11일 전국 16개 시·도에서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촛불 집회를 열고 일제고사 당일인 12일에는 ‘교육이 죽는 날’의 의미로 검은 옷을 입고 등교하는 등의 행동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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