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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혁신학교의 'ㅎ'도 모르는 전형적인 아줌마 교사가 도전했다. 지금까지 4개월여, 널뛰기하듯 수많은 절망과 희망, 비관과 낙관을 오락가락했다. 별 것 아닌 일에도 맘 졸이고 기분 상하는 새가슴이라 하루는 울다가, 하루는 웃다가 한다. 하지만 지금 나는 조심스럽지만 혁신학교에서 꿈과 희망을 보고 있다.
입학식에는 교사 모두 단상에 올라 아카펠라 공연을 하고, 장미꽃을 나눠주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평교사의 발언도 즉시 학교 운영에 반영되는 경험, 태어나 처음이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진지하게 교육에 대해 고민한다. 모든 선생님이 수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매달 한 번 전체 수업공개와 연구회에서는 정말 날 것 그대로의 수업을 보여주며 감동과 보완을 주고받았다.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고 열심히 가르치는 것만이 교사의 전부가 아님을, 교육 목표와 학교 운영과 교육과정을 함께 만들면서 매순간 배운다. 이 모든 실천으로 '혁신'이 새 것이 아니라 '기본'이었고, 교사들의 오랜 열망이었음을 깨닫는다.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살아가는 교사의 삶을 보고 아이들이 큰다는 것, 스스로 꿈꾸는 삶의 모습을 비추어 볼 좋은 동료들이 많다는 것, 힘들고 어렵지만 옳은 가치를 지향하는 학교라는 것, 거기서 희망을 본다.
빛이 있으며 그림자도 있다. 금요일 쯤 되면 학교 여기저기 모여서 속상한 마음을 서로 위로하는 선생님들을 본다. 혁신학교 운영프로그램을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인다. 그 중에서 학생생활문화가 논쟁의 정수다. 공동체는 엄격한 규범이 우선이야, 그럼 지난 세월동안 상처받은 아이들의 가슴은 누가 어루만져 주나? 교장선생님과 교육혁신부장은 이 대목에서 담배를 문다. '규범과 존중'의 사회적 논제를 교과서 말고, 현실에서 만나보라. 그렇게 시간이 흘러 밤이 깊어 가면 뭔가 다 풀지 못하고 떠난 샘들의 언어들이 길바닥에 뒹군다. 혁신학교로 올라가는 길은 지난 날에 대한 꾸짖음이요, 가능성과 도전이다. 때로는 눈물이다. 눈물로 길을 놓지 않으면, 아이들은 그 길을 걷어서 배움으로 가지 않는가 보다. 아이들을 얼핏 보면 얄밉다. 그러나 한 번 더 자세히 보면 예쁘다. 학교는 끝나지 않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