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노래가 날아왔어요"

가요 ‘앨범’낸 이혜미 교사

한 초등학교 교사가 가요 앨범을 냈다. 11일 나온 이 앨범의 이름은 ‘이혜미 정규 1집_왜 너는 다른’.



이상한 것은 앨범에 실린 9개의 곡 가운데 동요 비슷한 노래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으?X으?X 로쿠베”, “콰가 얼룩말”, “하와이 오오”가 그렇다. 모두 동화책 속 주인공을 노래에 등장시킨 것이다.



하긴 이상할 것도 없다. 가수 이혜미(경기 소사초 교사, www.cyworld.com/trueham)는 11년째 아이들을 가르쳐온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앨범 속에서 이 교사는 “어느 날 갑자기 아무도 모르게 노래가 날아왔어요”(노래 ‘노래가 날아왔어요’ 중)라고 노래한다. 그런데 ‘갑자기’라니 당치도 않은 소리다.



전교조 교사들이 모인 ‘따돌림 사회 연구모임’(따사모) 활동가로서 <이선생의 학교폭력 평정기>를 내기도 한 그다. 어디 이뿐인가? 춘천교대 노래몸짓패 ‘참뜻사람’을 졸업(?)한 그는 2004년부터 참여연대 노래패 ‘참좋다’에서 노래를 불러왔다. 벌써 8년째다. 이런 그이기에 이번 노래집은 ‘갑자기’가 아니라 ‘당연히’ 날아 올만 한 것이었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 훌륭한 사람들만이 가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누구나 가수가 될 수 있다. 누구나 앨범을 낼 수 있다’ 이런 거요.”



지난 1일 만난 이 교사는 무척 겸손했다. 하지만 교사이며 가수로서 지닌 결기를 엿볼 수 있었다. 앨범에 올린 노랫말과 가락은 모두 이 교사가 만들었다.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가요를 만들고 싶었어요. 교과서 동요가 있긴 한데 너무 아이들 생활과 떨어져 있어요. 아이들은 장난스럽고 재미있고 신나는 가요를 좋아하거든요.”



맞다. 가수 이혜미가 ‘선생님’으로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이런 것일 게다. 하기에 “노래를 갖고 어른과 아이 모두와 소통하고 싶고, 만약 가수로 성공하더라도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것”이라는 그의 소망과 다짐은 빈말이 아니다.



‘교사’ 이혜미는 다정했고 ‘가수’ 이혜미의 목소리는 빗소리를 닮았다. 메마른 땅위에 떨어지는 허스키한 빗소리는 오는 16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종로3가역 근처 둘로스 소극장에서 들을 수 있다.
태그

가요 , 희망이사람 , 이혜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근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