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참스승 고생하셨습니다. 편히 가십시오”

고 유상덕 전 수석부위원장 추모의 밤, 100여명 고인 기려

‘굴종의 삶을 떨쳐 반교육의 벽 부수고 침묵의 교단을 딛고서 참교육 외치니…’

‘참스승’ 고 유상덕 전 수석부위원장은 마지막 가는 길에도 전교조 노래인 ‘참교육의 함성으로’와 함께 했다. 고인의 삶이 노래 내용과 겹쳐졌다. 전교조 장례위원회가 13일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2층 예식실에서 암 투병 끝에 지난 12일 별세한 고인을 기리는 ‘추모의 밤’을 진행했다.

장석웅 위원장 “교육노동운동의 멘토”

전교조 장례위원회가 13일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예식실에서 연 고 유상덕 전 수석부위원장 추모의 밤 행사에 경일고 제자들이 함께 했다. 최대현 기자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과 이수호‧김귀식‧원영만 전 위원장 등 전교조 관계자와 고진형 전 전남도교육위원회 의장, 성유보 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장, 고인이 몸담았던 서울 경일고 학생 10여명 등 100여명이 고인과 함께 했다.

고인이 걸어온 발자취가 읊어지고 생전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차례로 이어지자 추모객들의 눈시울은 금세 붉어졌다. 훌쩍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유상덕 동지 아니 선생님, 상덕형”이라고 부르며 장석웅 위원장은 추모사를 시작했다. 장 위원장은 “밖에는 슬픔을 대변이라도 하듯 세찬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부음을 받은 많은 동지들이 궂은 날씨를 마다하고 여기 모였다”며 “30년 선생님이 맨발로 뛰며 교사운동의 터전을 닦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선생님을 교육노동운동의 멘토로 삼았던 동지들이 애통한 마음을 보내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 위원장은 “선생님의 15년의 해직과 4번의 구속을 당하는 희생과 헌신에 힘입어 오늘날 교육혁신의 핵심, 사회민주화의 중추, 자주평화통일운동의 대간인 전교조 운동성을 견지했다”고 설명하며 “선생님의 우여곡절 많은 삶을 추모하기에 우리의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전교조는 선생님의 삶 속에서 나아갈 길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참스승 가시는 길 찾은 제자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이 고인에 대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
고인과 함께 활동했던 인사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5번째로 전교조를 이끈 정해숙 전 위원장은 “참교육 실현을 위해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고인을 떠올렸다. 이어 “평화로운 세계에서 근심 없이 더욱더 행복하길 바란다”고 영면을 기원했다.

4‧19교원노조의 산 증인인 이목 선생은 육성 녹음으로 추모했다. 이목 선생은 “왜 벌써 먼저 떠나요. 아직도 할 일이 많은 데 애석합니다. 고이고이 잠드시길 바랍니다”고 말했다.

고인의 제자들도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이지원 서울 경일고 학생이 대표로 나와 “이제 선생님은 이 세상에 안 계시지만 저희는 선생님의 가르침이 헛되지 않도록 배움을 현실에서 실천하는 올바른 사람이 되겠다”면서 “저 세상에서도 항상 바른 길로 인도해 주시고 어려울 때 가르침을 주시리라 믿는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유족을 대표해 아들인 유민준 씨가 인사말을 했다. 유 씨는 “아버지와의 이별을 준비했는데도 부족하더라 영정사진이 없어 찾아봤는데 유독 웃는 사진이 보이지 않았다. 동생과 함께 사진을 찍을 때가 유일하게 웃으셨다”고 전하며 “하지만 지금 마지막 아버지가 웃을 수 있게 해 주신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하다. 잘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추모객들은 두 번의 박수로 힘을 줬다.

14일 오전 영결식, 경기 마석모란공원 납골당에 영면

7시5분 경 시작된 추모의 밤 행사는 1시간가량 진행됐다. 추모객들은 숙연한 분위기에서 고인을 떠올렸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추모객들은 빈소에 모여 고인을 추억하며 담소를 나눴다.

전교조 장례위는 오는 14일 오전 7시 같은 장소에서 영결식을 하고 8시 경 발인을 한다. 그 뒤 장지인 경기 마석모란공원으로 이동해 납골당에 고인을 안치할 예정이다.

고인과 함께 전교조 5대 집행부를 꾸린 정해숙 전 위원장의 추모사를 유족들과 100여명의 추모객들이 경청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

고인의 유족을 대표해 아들인 유민준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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