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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여름 마루 공사를 한 뒤 흰 가루가 계속 나왔어요. 학생 가방에 허옇게 묻어났고, 천장에 뭉친 가루가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어요. 냉온풍기 필터를 봤더니 전체가 하얀 가루로 덮여 있었어요. 어린 학생들이 이런 가루를 날마다 먹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더라고요.”(신현초 이○○ 교사)
“아이의 양말에 항상 흰 가루가 묻어있어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또 아이가 유난히 목이 아프다고 하고 가을에 감기가 오래가고, 한 달 이상을 피부 가려움증으로 고생했어요”(4학년 남학생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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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대기업 바닥재 깔았는데, “선풍기 날개가 하얗다”
2일 서울신현초 교사와 학부모들은 지난 해 8월, 4∼6학년 21개 교실과 교장실 마루에 PVC 장판을 깐 뒤 해괴한 백색 먼지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참다못한 이 아무개 교사 등 이 학교 교사 몇몇은 지난 해 12월 한 시민감사관을 통해 서울시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 6월 30일 돌아온 답변은 “점검 결과 공사 과정에서 문제점은 없었고 PVC바닥재의 유해성 여부와 관련해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학교의 교실 바닥재는 우리나라 대기업 2곳에서 만든 것. L회사 것은 7개 교실, H회사 것은 15개 교실에 시공되었다. 총 공사비는 5755만원이었다. 그런데 교장실을 뺀 나머지 교실 상당 부분에서 업체에 상관없이 흰 가루가 쏟아졌다는 게 이 학교 교사들의 증언이다.
이 학교 이 아무개 교사는 “장판 공사 서너 달 만에 무늬가 사라질 정도로 죄다 마모가 된 상태”라면서 “선생님들이 대책 마련을 위해 조사한 결과 그 마모된 곳에서 흰 가루가 나온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10여 년 전부터 전국 상당수의 초중고에서 PVC 바닥재를 깔아왔고 올해도 같은 바닥재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 게다가 이 바닥재에서 나온 흰 가루 성분이 독성물질인 ‘프탈레이트’라는 의혹도 서울시교육청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심태식 서울시교육청 시민감사관은 “PVC바닥재의 분진은 프탈레이트라는 게 이미 여러 사례에서 알려져 있다”면서 “프탈레이트는 몇 해 전 사회문제가 되었던 중국산 장난감에서 검출되었던 것과 같은 성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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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물질 ‘프탈레이트’ 의심, 하지만 손 놓은 교육청
현재 동물의 생식기 기형을 유발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프탈레이트에 대한 PVC바닥재규정은 학교에 적용되고 있지 않은 상태. 지식경제부는 올해 1월 5일 바닥재에서 프탈레이트 함유량을 0.1%로 제한하는 공산품의 안전품질 표시기준을 입법예고했지만 학교 적용은 내년부터 가능하다는 게 서울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시설과 관계자는 “신현초 흰 먼지의 성분은 프탈레이트일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하면도 “현재로선 학교의 PVC 바닥재에 대한 규정이 없는데다 흰 가루에 대한 성분 분석 비용도 1천만 원이 넘게 들어 조사를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른 학교에 바닥재를 공급한 L사와 H사의 PVC 마루에서는 신현초와 같은 분진 발생 민원이 없었다”면서 “책걸상 밑면이 하드한 탓에 스크래치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분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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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