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앵그리 시민, 나쁜 투표에 맞서다”

‘반 무상급식 투표’에 거부운동 나선 시민운동본부 첫발

4일 오전 투표거부 시민운동이 발족했다.


“앵그리 시민, 나쁜 투표에 착한 거부로 맞서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 거부를 선언한 시민단체들이 내세우기로 한 구호다.

‘부자 아이 가난한 아이 편 가르는 나쁜 투표 거부 시민운동본부’(상임대표 배옥병 이상수 이수호, 이하 투표거부 시민운동)가 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발족식을 열었다.

야5당 등 216개 시민단체 참여, 전교조는...

투표 거부 시민운동에는 참여연대, 여성단체연합, 참교육학부모회, 환경운동연합, 교수노조 등 216개 단체가 참여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5개 야당도 동참했다. 하지만 전교조는 공직선거법 규정 등의 문제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날 발족식에 참석한 100여 명의 단체 대표들은 발족선언문에서 “부자 아이 가난한 아이를 편 가르는 주민투표는 명의도용이 무더기로 이루어진 불법투표이며 182억원의 예산이 낭비되는 혈세낭비투표”라면서 “오세훈 시장은 민주적인 주민투표를 자신의 정치 욕망을 위해 관제투표로 둔갑시킨 것에 대해 즉각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투표거부 시민운동은 이런 나쁜 투표를 단호히 거부하는 착한 투표거부 운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면서 “우리들은 서울시민에게 피로와 혼란을 가중시키는 나쁜 투표를 저지해 친환경무상급식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배옥병 상임대표(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상임위원장)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아이들 밥 먹이자는 일이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면서 “이번 주민투표가 성사되면 한 반 30명의 학생 가운데 공짜로 밥 먹는 15명은 모멸감을, 나머지 15명은 우월감에 젖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배 대표는 “한나라당과 오세훈 시장이 전국에서 무상급식에 드는 돈이 2조원이라고 얘기하지만 이들은 부자세금을 한 해에 20조원씩 깎아주고 있다”면서 “부자감세를 중단하면 무상급식 이상의 보편적 복지를 당장 이룰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호 상임대표(전 전교조 위원장)도 “50% 학생에게만 무상급식을 하겠다는 것은 아이들을 50%로 가르겠다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를 50%로 가르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투표에서 투표율을 역사상 최저로 떨어뜨려 나쁜 투표를 응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수호 “나쁜 투표, 역사상 최저 투표율로 응징해야”

이날 발족식에서 서울 경동초 6학년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아무개 씨는 다음과 같은 자녀의 말을 소개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30명 중 15명은 돈을 내고 15명은 돈을 내지 않고 급식을 하게 되면 어떠냐고 물었더니, 6학년 아들이 ‘와 쩐다’ 그랬다. 이어 아들은 ‘여름방학 때까지는 다 돈 안내고 먹고, 겨울방학 때까지는 다 돈 내고 먹으면 되지 않냐’고 말하더라. 어린 아들이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투표거부 시민행동은 25개 자치구별로 운동본부를 출범시킨 뒤 선거 전후 나쁜 투표 거부를 위한 토론회, 문화제와 함께 부정 투표 감시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박원석 집행위원장(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전체 청구 서명의 약 44%가 대리서명 등 부적격으로 드러난 상황을 보면 투표 과정에서도 불법이 자행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것이 운동본부가 나쁜 투표에 참가하지 않는 운동과 함께 부정 투표 감시활동을 벌이기로 한 이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무상급식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교사들의 모임인 전교조 서울지부(지부장 이병우)는 이번 주민투표에 교사들의 참여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3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인터넷 질의서를 보냈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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