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교육청 시스템 통해 퇴임 사립교장 위로금 모아

강원사립중고교장회, 황당한 공문 시행 … 강원교육청 “감사 실시”

강원도의 사립학교교장회가 교육청의 공식 업무시스템을 통해 퇴임하는 교장에게 줄 수고비 형태 돈을 모금하는 공문을 보내 말썽을 빚고 있다.

24일 전교조 강원지부와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강원사립중고등학교장회는 지난 17일과 18일 2차례에 걸쳐 강원교육청의 공문서를 보내고 받는 업무관리시스템에 이달 말 퇴임하는 교장에게 퇴직기념패와 함께 전별금을 주기 위해 부담금을 협조하는 공문을 올렸다.

사립교장회 “강원사학 발전 위해 전력다하셨으니”

강원사립중고등학교장회가 지난 17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강원도교육청 업무관리시스템으로 통해 32개 회원 학교에 보낸 공문.

전별금은 보통 한 조직을 떠나는 사람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주는 돈으로 해석된다. 공문의 발송 출처는 교장회 회장이 교장으로 있는 원주의 한 고등학교로 돼 있다. 공문을 받는 학교는 교장회 회원 학교로 모두 32개 학교다. 공문 맨 마지막에는 ‘비공개(6)’이라고 적혀 있다.

교장회는 18일자 공문에서 퇴임하는 교장이 속한 학교 4곳은 3만원, 그렇지 않는 28곳은 4만원을 교장회 간사가 예금주인 계좌로 보내도록 했다. 이를 모으면 모두 124만원이 된다. 퇴임하는 교장 한 명당 31만원이 돌아가는 셈이다. 교장회는 부담금을 지난 23일까지 받았다.

하루 앞서 교장회는 같은 내용의 공문을 업무관리시스템에 올렸다. 그런데 퇴임하는 교장이 1명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부담금을 각각 1만원씩 올려 다시 한 번 공문을 보낸 것이다.

강원도교육청은 업무관리시스템을 개인이나 임의단체가 자신의 용무를 처리하기 위해 공문을 보내는 것을 못하게 하고 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곧바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강원지부는 이날 성명서에서 “비상식적인 전별금 문화가 교육계에 남는 것은 물론, 전별금을 공문서 시행을 통해 공공연히 모금하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사립중고등학교에 대해 강도 높은 진상조사를 실시해 합당한 채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별금의 출처도 문제다. 최고봉 전교조 강원지부 정책실장은 “교장회 등에 사용하는 돈이 학교회계에서 나가는 게 상당하다. 이번에도 그럴 개연성이 있다”며 “만약 전별금이 학교운영비에서 지출됐다면 명백한 공금횡령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학교 돈에서 나갔을 개연성도

강원교육청은 사립교장회의 전별금 공문을 업무관리시스템으로 보낸 사실을 확인하고 교장회에 구두로 주의 처분을 내렸다. 강원교육청 행정과 사학담당 관계자는 “교육청 시스템으로 공문을 보낸 것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강원교육청은 또 전별금 부담금으로 사용된 돈이 학교회계에서 지출된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감사를 실시해 사실을 확인하면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사립교장회는 업무관리시스템을 이용한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다. 장 아무개 교장회 회장은 전화 통화에서 “업무상 절차상의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별금에 대해선 “학교예산이 아닌 개인 돈으로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10여년 동안 진행해 온 일이고 명예 퇴임하는 교장의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해 전별금 모금을 지속할 뜻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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