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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을 앞둔 교장의 비협조로 혁신학교 교육과정 운영이 부실해졌고 새로 전입해온 교사는 혁신학교를 잘 이해하지 못했으며, 기존 인사위원회 규정대로 학년 배정을 하다 보니 전입교사 8명 모두 5,6학년에 배정되는 오류도 생겼다. 게다가 함께 시작한 교사들은 혁신학교에 대한 상이 다 달랐다. 전입교사와 기존에 있던 교사 모두 힘들다고 아우성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도교육청과 시흥시가 2월에 체결하려 했던 혁신지구 사업이 4월에서야 체결되면서, 예산과 사업이 학기 중에 재조정되는 어려움까지 겪게 되었다. 3월이어서 바쁜 것인지 혁신학교 때문에 바쁜 것인지 구분할 여력도 없었다.
하지만 혁신학교 운영에 불만이 생기게 된 더 근본원인은 교사 간 소통과 합의 부재였다. 스몰 스쿨제 운영, 연간 64시간 운영되는 문화예술 교육 활동, 교직원 연수 등의 합의 뿐만 아니라, 학교 학년 학급 교육과정 간 합의도 부족하여 불만이 커져갔다. 드디어 5월 중순, 교사 대토론회를 열었다. 혁신학교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을 상대로 진단을 시작했다. 교사를 힘들게 한 모든 것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장시간 거침없는 말들이 오갔고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났다. 바로 우리 아이들이었다. 하중초 교사들의 공감대를 확인한 놀라운 자리였다. 교과 재구성과 수업연구를 위한 시간 확보, 수업이 중심이 되는 교실, 아이들과 교사가 행복을 이뤄가는 교실 등 교사들의 목적이 같았다. 하중의 교사문화를 새롭게 확인하면서, 교사협의회를 정착시켰다. 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안건은 미리 상정하고, 또 안건은 누구나 상정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적 학교 운영의 틀이 하나하나 만들어졌다.
지금 하중 연구실은 수업이야기와 아이들 이야기로 시끌벅적하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점점 일이 많아진다. 그런데 자꾸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아마 수업이 재미있고 아이들과의 만남이 행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하중 교사들은 수업연구와 아이들과 지낸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