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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초·중·고에 주5일제 수업이 시행된다.
교과부 발표대로라면 방학이 4일 정도 줄고 수업시수는 그대로라서 평일 수업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주당 25시간인 1,2학년은 현재 주1회 5교시 수업이 3시간으로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주당 30시간인 3, 4 학년은 주당 27시간이 되어 지금보다 1시간 정도 늘어난다. 이 때문에 주5일제가 오히려 학생들의 수업시간을 늘리고 학습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5, 6학년은 더 심각하다. 올해부터 5, 6 학년은 2007개정교육과정을 적용받아 영어수업이 1시간씩 늘어 주당 평균 33시간을 하고 있다. 내년에 주5일제가 되면 7교시 수업을 2-3번 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중고등학생과 큰 차이가 없어진다.
2009개정교육과정과 학교자율화로 초등수업시수가 계속 늘고 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만약 현재 시수를 그대로 적용하다보면 1,2학년은 날마다 5교시, 5,6 학년은 7교시를 3일씩 해야 한다. 학생들이 날마다 파김치가 될 상황이다.
주5일제 수업은 2005년부터 주1회, 2006년부터 주2회로 확장되었지만 관련 대책이나 준비는 제자리걸음이다. 주5일제 수업을 하는데 토요일 수업이 평일로 이동하여 수업부담이 늘어나야 하고 중고등학생은 교과보충수업을 하라는 식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습부담만 늘어나고 삶의 질이 악화되는 것이다. 주5일제 수업이 이러려고 하는 거였나?
여기에는 교육당국의 책임이 매우 크다. 2009개정교육과정 논의를 살펴보면 처음에는 "주5일제 대비 교육과정"으로 설계하다가 임기 내에 실행하기 위해 초고속으로 만들어 2011년부터 적용하느라 관련 내용은 연구가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현장교사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나온다. 교과부가 주5일제 수업을 "자율도입"하라면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를 하라는 것이다. 결국 "주5일제 자율도입"이란 교과부가 할 일을 학교장들에게 슬그머니 미루고 책임도 학교로 전가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내년부터 주5일제가 전면 도입된다지만, 학교에서는 수업부담 때문에 걱정이고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방치되지 않을까 고민을 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이젠 토요일까지 보충수업비 내고 수업을 하게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이나 단체에서는 토요일에 학생들이 올만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지만 부분적인 노력에 그치고 있다.
주5일제 수업의 원래 취지는 이런 게 아니었을 것이다. 교과부는 지금부터라도 주5일제로 교육의 방향과 질이 전환될 수 있도록 수업시간 및 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다른 부처와 함께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