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강동원 배추야, 사랑해"

손수 키운 배추로 김장하는 생태텃밭 수업 호평 

'천왕초 농부'된 6학년생 
서울 천왕초 6학년 학생들이 '주머니 텃밭'으로 가꾼 배추를 묶고 있다. 이것으로 다함께 김장도 담을 예정이다. 안옥수 기자

"사랑해"
 
지난 11일 오전 11시40분 서울 천왕초 2교시 블록수업 시간. 김이강 학생(6학년 빛누리반)은 학교 건물 2층 마련된 조그마한 빈 터에 놓인 배추 한 포기에 이렇게 속삭였다. 손으로는 한 이파리를 정성스레 쓰다듬었다. 그리고 뿌리에 물을 흠뻑 주었다.
 
김이강 학생은 "선생님 말씀대로 사랑하는 마음을 진짜로 주었더니 더 크고 힘차게 자란다. 내가 시멘트 바닥에서 배추를 키울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라며 "김치로 만들어 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옆에선 박나래 학생(샘누리반)이 "동원아, 빨리 커"라고 외쳤다. 자신이 키우는 배추 이름을 좋아하는 연예인인 영화배우 강동원으로 지은 것이다. 그러면서 배추 한 이파리에 뽀뽀를 했다. 같은 반 홍주원 학생은 "제 배추는 윤두준이예요"라고 했다. 아이돌 그룹인 비스트의 한 멤버 이름을 따 왔다.
 
두 학생은 물주는 일을 잠시 멈추며 "처음에는 똥 냄새가 나서 싫기도 했는데 이렇게 쑥쑥 자라니 정말 기쁘고 더 컸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10㎡(3평) 남짓 되는 이곳에는 40여 명의 6학년 학생들이 각자 키우는 배추가 하트 모양으로 채워져 있었다. 파란 비닐주머니에 자신의 배추를 키우는 아이들은 이곳을 '주머니 텃밭'으로 불렀다. 꼭 흙 밭이 아니어도 채소를 기르는 것이다. 학생들이 직접 키운 주머니 텃밭은 지난 8일 진행한 개교식에 찾은 학부모와 지역주민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서울형 혁신학교로 지난 9월 문을 연 천왕초의 6학년 교사들이 도심의 아이들에게 생태적 감수성을 키워주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게 시작이었다. '배추를 길러 김장을 담그자'가 교사들이 정한 큰 방향이었다. 꿈누리반 담임인 권영희 교사는 "배추를 직접 재배하면서 바른 먹을거리와 음식에 대한 애정을 함께 기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서 다행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교실 문을 활짝 열었다. 부족하다고 판단한 전문가적인 배추를 기르는 부분은 지역단체와 연계해 메웠다. 그렇게 천왕초 6학년 교사들은 서울도시농업네트워크와 함께 2주에 한 번씩 생태 텃밭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두 달 간의 수업에서 배추에 대해 이해하기, 모종 심기, 비료와 천연농약 만들기 등을 체험했다. 이 날은 지역의 먹을거리 중요성과 와 함께 직접 배추를 기르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의미에 대해 배웠다.
 
생태 텃밭 수업을 이끌어 가는 정재민 서울도시농업네트워크 영등포 운영위원장은 "외국에서 채소를 수입하면서 차, 비행기 등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 등을 일으켜요. 그런데 지역에서 직접 키우면 그런 일이 줄어들죠. 식량자급률도 높이고요. 여러분은 천왕초 농부가 돼 그런 일을 하는 거예요"라고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배추벌레가 갉아먹었어요"라며 울상이던 정환심 학생(빛누리반) 눈이 반짝였다. "제가 농부가 됐다니 재미있어요. 더욱 잘 키워야겠어요"라고 말했다.
 
정재민 운영위원장은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야고 직접 키우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 지에 대한 중점을 두고 있다. 학교 안 자투리 공간에서 아이들의 감수성을 키우는 이런 수업이 많아졌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태그

생태 , 배추 , 천왕초 , 서울형혁신학교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최대현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