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색다른 과정으로 학교 개성 뽐낸다

모든 학교 교육과정 같을 필요 있나

서울 고척중/ 경기 이우학교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수업… 교과벽 뛰어넘는 학습시스템

서울 고척중 미술시간. 자신들이 직접 쓴 시나리오를 화이트보드에 그림으로 그린 뒤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안옥수 기자
 
이승현 학생은 미술 책상에 올라 고무판을 들었다. 형광등 불빛을 가리려 애를 썼다. "더 잘 가려봐" 화이트보드에 그린 그림을 디지털카메라에 담으려는 김수진 학생이 주문했다. 이승현 학생 옆에 있던 김태현 학생이 더욱 팔을 뻗었다.
 
4모둠인 이들 바로 옆 1모둠 남학생 세 명이서 삼각대를 바닥에 고정시키려고 애를 썼다. 세 다리에 테이프를 칭칭 감고서야 똑바로 세웠다. 그리고 여학생들이 화이트보드에 그린 그림을 카메라에 담았다.
 
지난 11일 오후 미술실에서 진행된 서울 고척중 1학년 6반 수업 풍경이다. 일반적으로 그림을 배우는 미술시간과는 사뭇 달랐다. 아이들을 지도하던 이경희 교사가 "국어시간에 쓴 시나리오를 만화로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이 직접 쓴 시나리오를 화이트보드에 그림으로 그린 뒤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4모둠이 머리를 모아 쓴 시나리오 제목은 '친구와의 우정'이었다. 송혜선 학생은 "성적표를 나눠준 상황과 관련해 쌓인 오해를 친구와 푸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1모둠은 '좋은 친구가 되는 법'이었다. 친구들끼리 싸우더라도 먼저 화해하려 다가가자는 내용이었다.
 
6반 학생들은 앞선 2시간의 국어시간 5단원 '매체를 통해 표현하기'를 배우면서 갈등 상황에 대해 자신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국어 수업에 배운 데서 그치지 않고 미술 수업에 활용을 한 것이다. 통합교과수업을 이제 막 시작한 셈이다.
 
이 수업이 가능했던 것은 서울교육청이 올해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문학·예술·체육(문·예·체) 교육 활성화 사업 때문이었다. 애니메이션 전문 강사와 예산을 지원받았다.

 
이영진 교사(국어)는 "1학년 담임교사들을 중심으로 교과와 연계해 교육과정을 운영해 보자고 입을 모으고 문예체 지원에 선정돼 국어와 미술 수업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교사는 "아이들이 누워있는 시나리오에 상황극을 입히면서 어떻게 형상화해야 하고 표현해야 하는 지를 총체적으로 배우고 있다고 확신한다. 완벽한 통합은 아니더라고 가능한 부분에서 교과 연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학교별로 교육과정을 다양화시키거나 해당 학교만의 독특한 교육과정을 만드는 움직임이 넓어지고 있다. 경기 성남에 위치한 이우학교(중·고 함께 운영)는 학생 성장에 맞게 전인교육이 되도록 각 학년별로 집중 교과를 편성해 특성화시켰다.
 
이우중 1학년 때는 생태입문을 배우고 이우고 2학년은 생태와 환경, 이우고 3학년은 삶과 철학을 공부한다. 여기에 맞게 학생 개개인에 맞춰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학생 선택권도 운영하고 있다. 직전 학기가 끝날 때 쯤 학생들 수요를 조사해 다음 학기에 개설할 교과를 방학 중에 개설한다. 그러면 새학기 전에 교과 수강 신청을 하는 방식이다. 이우고 2~3학년 과정은 무학년제로 학점을 이수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이 이제 대안학교였던 이우학교가 최근 인가를 받아 대안형 특성화 학교로 이름을 알리는 밑거름이 됐다.
 

서길원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상임운영위원장은 "참된 학업성취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학습 내용을 구체적으로 실생활과 연결해 탐구하고 토론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성취 결과 뿐 아니라 과정과 태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학생 스스로 과제를 설정하고 탐구하는 프로젝트 수업과 통합 교과 등 수업 개발 역량이 반영되고 다양한 체험활동이 '교실 밖 수업'으로 이뤄지는 등 교과의 벽을 뛰어넘는 학습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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