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공모제 큰길에 차단벽 만든 교과부

교과부 시행령, '입법 취지 훼손' 조항은?

지난 달 30일 교육단체들은 교과부 후문에서 교장공모제 개악 철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대현 기자


지난 9월 16일 오후 2시 30분, 제303회 국회 정기회 본회의장. 교육과학기술위 김영진 의원(민주당)은 자율학교에 대한 교장공모제 확대 시행을 담은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에 대해 다음처럼 제안 설명을 했다.
 
입법 제안 설명 "3000개교서 평교사 교장", 하지만…
 
"이 법(교장공모제 확대법)이 시행됨으로써 3000여 곳의 자율학교에서 평교사가 교장으로 임용되어 교단의 분위기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 의원의 제안 설명 뒤, 이에 동의한 여야 국회의원 193명(반대 8명, 기권 9명)의 찬성으로 교장공모제 확대법이 통과했다. 언론들은 김 의원의 제안 설명대로 '평교사 응모형 교장공모제가 전국 3000여 개의 자율학교에서 일제히 시행된다'고 보도했다. 교육시민단체들도 환영 성명을 냈다.
 
실제로 이날 상정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은 '자율학교는 학교운영위의 심의를 거쳐 교육기관 등에 3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는 자 또는 경력 15년 이상의 교육공무원을 공모로 선발할 수 있다'(제29조의3제2항)는 내용을 담았다. 내부형(평교사 응모형) 교장공모제를 전국 3000여 개 자율학교 전체로 확대할 수 있도록 길을 터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 법이 통과한 지 두 달 뒤, 교과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인 교육공무원임용령 일부 개정안에서 이와 같은 법 취지를 훼손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자율화를 내세운 교과부가 자율학교의 '평교사 응모형 교장공모제' 자율 시행에 대해 발목을 잡고 나섰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입법예고한 교육공무원임용시행령 일부 개정법률안에서 교과부는 '자율학교의 (평교사 응모형) 교장공모 실시 학교의 범위는 공모 시행 학교 수의 100분의 15를 초과하지 아니 한다'(임용시행령 제12조의 5)고 못 박았다. 이는 교장공모제 확대법 통과 이전 시행령과 거의 같은 내용이다.
 
자율화 강조했던 교과부, 자율 시행 막아
 
교과부의 시행령 입법 예고가 말썽이 된 까닭은 입법 취지 훼손이란 점 때문이다. 국회 변재일 교과위원장은 교장공모제 확대법 제안 이유에서 "공모를 통하여 교장을 임용할 수 있도록 하여 유능한 인재에게 교장직 문호를 개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연공서열 중심의 승진 교장제를 벗어나 교장 직을 평교사 등에게도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교과부는 시행령에서 자율학교의 평교사 응모형 시행학교를 15% 이내로 묶었다. 자율화를 강조하던 교과부가 자율 시행을 막고 나선 것이다. 문호를 개방하라고 했더니 이전 시행령을 재탕한 셈이다. 김영진 의원은 "법률안 개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시행령을 즉각 거둬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시행령에서 교장공모 지정 취소를 둘러싼 교과부장관의 권한을 둘러싸고도 비판이 일고 있다. 교육공무원법은 제29조3의 4항에서 임용제청을 하지 않을 근거로 '교장임용 관련 법령 위반'에 국한했다. 하지만 교과부는 시행령(제12조4의 3항)에서 "심사·선정 시 하자가 있는 경우 해당학교의 공모지정을 철회"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임정훈 전교조 대변인은 "장관 또는 교육감이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이는 법률에서 위임한 권한을 초과하는 위법"이라고 비판했다.
 
사소한 하자를 트집 잡아 특정 성향의 공모 교장을 배제하려는 '꼼수'가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교과부는 법률에서 위임한 내용을 구체화한 것뿐이라면서 '버티기'에 나서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27일 설명자료에서 "이번 입법예고에서 평교사 응모형 교장공모제 학교 비율을 1
5%로 규정한 것은 법률에서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한 것"이라면서 "법률은 대통령령에 '학교유형별 공모교장의 자격 기준과 적용 범위 등 필요한 사항'을 위임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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