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독자투고]기간제 교사만 방학 중 5일 근무? 안 돼~

전교조 분회, 학교 안 비정규직 차별 막아내다

생활기록부 입력 등으로 정신없이 바쁜 학기말. 몇 시간째 들여다보는 컴퓨터 화면에 메시지 알림창이 깜빡였다. “방학 중 기간제 교사 3명은 5일을 근무 한다”라고 적혔다.

나는 다행히(?) 이틀만 학교에 나와 공문을 처리하고 방학 중 소집학급을 관리하면 된다. 정규직 교사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없는 방학에는 대개 모든 교사가 이틀 당번제로 일하고 근무조가 아닌 날은 집이나 본인이 택한 장소에서 교재개발 및 개인연수를 진행해 왔다.

청소 때문에 방학 중 등교한 학생들을 위해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취지는 공감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 기간제 교사에게만 더 많은 근무를 요구하는 지침은 명백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다.

학교측 “담임이 없고 평상시 업무가 적으니…”

교감선생님은 “방학 중 임금을 지급하는데 일을 시키지 않으면 예산 낭비로 지적받는다. (기간제 교사는)담임이 없고, 평상시 업무가 적으니 방학 중 근무를 더 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말했다.

그런데 ‘평상시 업무가 적은’ 기간제 선생님 가운데 두 분은 학기 중 담임을 맡았거나 현재 맡고 있고, 출산휴가로 인해 정규직 선생님이 맡았던 업무를 그대로 인수인계 받았다. 다른 한 분은 교육청에서 파견한 한시적 기간제 교원인데 주3회 순회근무로 업무분장규정에 따라 담임을 맡지 않는다. 또한 주2회 순회근무로 담임 업무에서 제외된 어떤 정규직 선생님과 꼭 마찬가지로, 생활교육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담임도 아니고, 업무 강도도 비슷한 정규직 선생님에게는 추가 근무를 언급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 어떤 정규직 교사도 평상시 업무가 적다는 이유로 방학 중 추가근무를 요구받지 않는다.

우리학교 분회는 ‘계약직교원 임용규정’을 통해 기간제 교원이라는 이유로 방학 중 추가근무를 명할 만한 그 어떠한 근거도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지회와 지부에 연락해 문제를 공유하고 지부로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위원회 결정문을 전해 받았다. 그리고 교직원회의, 교장과의 면담으로 공개적으로 비정규직 차별에 대한 비판 입장을 밝혔다.

교장선생님은 개별면담에서 기간제 교사의 추가 근무가 강제나 의무사항은 아니고 개인적인 부탁인데 전달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진 것 같다고 답했고, 부탁을 흔쾌히 들어준 기간제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며 전체 메시지를 보내왔다. 나는 “강제나 의무사항이 아닌 것은 다행입니다. 그러나 기간제 선생님들께만 추가근무를 부탁드린 점은 여전히 차별로 느껴집니다.”라는 글과 함께 ‘(특별한 사유 없이)방학을 제외하고 임용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는 인권위원회 판결문을 전체 쿨메신저로 보냈다.

임용 규정 등 어떤 근거도 없고, 평등권 침해

정규직 선생님들 중 교감 선생님의 주장에 동의하는 분이 있었으므로, 기간제 교원은 정규직 교원과 마찬가지로 방학에 대한 당연한 권리를 가지며 이는 제도적으로 보장된 것임을 알릴 필요가 있었다.

결국 교장선생님은 우리분회의 의견을 수렴해 “방학 중 기간제 선생님들에게만 부탁드린, 2일 근무조 외에 3일 범위 안에서의 탄력적인 지원 협조사항은 취소하겠습니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차별에 항의하는 기간제 선생님과 분회의 적절한 대응, 그리고 지회 및 지부와의 긴밀한 협력 덕분에 얻은 값지고 귀한 승리였다.

일부 학교에서는 공공연하게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 학내 비정규직 차별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 분회, 지회 그리고 지부가 유기적으로 잘 대응해나갔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권리가 이유 없이 짓밟힌다면, 다음에는 우리의 권리가 뭉개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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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기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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