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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스탠리의 도시락>의 매력은 다른 곳에 있다. 겉으로 드러난 코믹함과 달리 안으로는 강제노동에 내몰린 인도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 자막은 세계적으로 2억 5천만 명에 달하는 어린이 노동인구 중 인도에만 약 1200만 명의 아이들이 단돈 1달러도 안 되는 일당을 받고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영화의 말미에 나는 콧물과 눈물이 범벅이 되어 화를 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3월은 동료교사와 대화는커녕 눈 마주치기도 어렵게 바쁘지만, 전입교사 환영식과 교과협의회 덕에 함께 밥 먹을 일이 많은 때이기도 하다. 귀한 시간이지만 대화의 소재가 일상을 벗어나기 어렵다. 물론 학교 이야기도 나온다. '누구네 반에 누구를 주의해서 보아야 한다', '누구누구가 반장감이다' 등 대부분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진보적인 교육의제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얘기해도 좋으련만 진지한 이야기가 나오면 어느새 사람들은 입을 다물기 일쑤다. 분위기가 깨지므로. 진지한 이야기를 즐겁게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불편한 진실을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일상 소재로 엮어 사람들의 입을 여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했다. 마치 콩이나 시금치처럼 몸에는 좋지만 아이들이 싫어하는 야채를 저절로 손이 가게 하는 요리로 만들듯이 말이다. <스탠리의 도시락>은 가볍고 흐뭇한 마음으로 사람에게 호감을 주고, 말미엔 콧물, 눈물 펑펑 쏟으며 가슴이나 생각이 쑥쑥 자라게 하는,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멋진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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