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비공개 전제로 설문 진행했다”
실제로 이 조사 설계에 직접 참여한 한국교육개발원의 한 연구원도 “조사를 진행할 당시에는 비공개를 전제로 설문을 진행했다”고 시인했다.
올해 1~2월 전국 초중고 학생(초는 4학년 이상) 558만 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진행한 곳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한국교육개발원. A4 용지 두 장으로 된 설문지를 직접 확인한 결과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조사 결과는 교과부, 교육청, 경찰청이 정보를 공유하여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계획입니다. …작성자의 정보와 응답 내용은 철저히 보호됨을 알려드립니다.”
학교별 폭력실태와 일진 비율 등을 공개한다는 내용은 없는 대신 “기초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글귀만 믿고 교과부가 정책 기초자료로 쓰려는 줄 알았지 이처럼 세상에 들고 흔들 줄 몰랐다”면서 “이런 생각은 설문을 진행할 때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 모두 같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한 중견관리도 “결과적으로 교과부가 속임수를 쓴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담당한 한국교육개발원의 한 연구원도 “원래는 조사를 벌일 당시 비공개를 전제로 설문을 진행했다”면서 “그 뒤 교과부가 공개 여부를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교과부의 선택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교과부는 지난 3월 14일 학교폭력 조사 결과 중간발표 때만 해도 일진비율이 높은 학교 등의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고 버텼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이 ‘폭력학교를 공개하라’는 내용의 사설을 쓰는 등 맹공을 퍼부었다.
그 뒤 김황식 국무총리가 지난 4일 제1차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실태조사 공개를 결정하게 된다. 이 자리에는 이 교과부장관과 조현오 경찰청장 등 장관급 정부인사 10명도 참석했다.
이 위원회 결정 16일 만인 지난 20일, 교과부는 조사 대상 학생의 25%인 139만 명이 설문에 응한 조사 결과를 기자들에게 제공했다. 같은 자료를 교과부 홈페이지에도 올렸다가 ‘깡통데이터’, ‘오염데이터’란 비판이 일자 결국 일부 자료를 다시 내렸다.
교과부 “공개하지 않는다는 말도 한 적 없어”
교과부 중견관리는 “정부는 설문 조사를 진행할 당시 공개한다고도 하지 않았지만 한 번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도 없다”면서 “정작 공개가 문제였다면 왜 지난 4월 4일 공개 결정 뒤 보름 동안의 기간 동안 교육청이나 학교, 학부모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한 실장도 기자가 교과부 관리와 통화 직후 전화를 걸어와 “내가 이번 설문조사의 책임자”라면서 “(기자와 통화한) 연구원이 상황을 잘못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실장은 “설문지에 ‘교육청, 경찰청이 정보를 공유 한다’라는 말을 쓴 것은 일정정도 공개를 전제로 한 연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서울대에서 사회조사방법론을 여러 해 강의해온 한 연구자는 “중요한 것은 설문 대상자인 학생들이 비공개로 인식해 설문에 응한 것이란 점에서 교과부의 행동은 일종의 기만행위”라면서 “한국조사연구학회의 조사윤리강령은 조사의 타당도와 신뢰도, 그리고 기만행위를 엄금하고 있는데 이번 교과부의 설문결과 공개는 이 모든 것을 엄중하게 어긴 행위”라고 비판했다.
- 덧붙이는 말
-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