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교과부 영전강제 확대 재고해야

전교조, 영전강 제도 폐지와 교원정원 확보를 위한 토론회 열어

이명박 정부의 영어몰입교육 중단과 그 과정에서 도입된 영어회화전문강사(영전강)제도 폐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교조, 전국영어교사모임, 전국교육대학생연합건설준비위원회는 26일 서울 영등포 전교조 본부 대회의실에서 ‘영전강 제도 폐지와 교원 정원 확보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진행된 2008 개정영어교육과정의 문제점을 발표한 한희정 서울 유현초 교사는 “2007 개정 교육과정이 학교에서 시행도 되기 전에 영어 과목만 수업시수를 학년별 1시간씩(3~6학년까지) 순증하면서 기존에 있던 교과서를 짜깁기하거나 임시 교과서를 만드는 등 학교 현장은 혼란 그 자체였다”면서 “‘오렌지’는 틀리고 ‘어륀지’는 맞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된 교육과정 개정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영어수업시수가 늘어나자 교사의 수업 부담을 덜고 영어회화 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정부가 도입한 ‘영전강 제도’에 대해서도 “초등 교육은 교과중심교육이 아니라 통합교육이기 때문에 교과전담교사의 경우 다른교과와 통합 수업이 가능하지만 교원 자격증이 채용의 필수 조건이 아닌 영전강의 경우 초등학생들의 특성이나 초등 영어교육과정을 제대로 이해 못할 경우 회화 일변도의 수업 혹은 문법 수업을 하는 등 문제점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또 “초등학교 현장에는 이미 원어민 보조교사, 영전강, 교포 대학생이 아이를 가르치는 TOLK 장학생 등 여러 유형의 영어교사들이 존재하며 이들과의 복잡한 수업시수 배정에 따라 체계적인 교육은 커녕 수업시수 짜맞추기에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전교조, 전국영어교사모임, 전국교대생연합건설준비위는 26일 영전강 제도 폐지와 교원 정원확보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강성란 기자


영전강 제도 폐지를 촉구하고 나선 신은희 충북 동화초 교사는 “교사 양성과정도 거치지 않고 ‘영어회화 숙련도’만을 기준으로 선발한 영전강은 채용 과정은 물론 이후 관리 역시 허술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실제 학교에서는 교사들의 영어 편중을 염려할 만큼 초등의 영어교육인력풀은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전강 제도가 도입되면서 영전강의 의무 수업시수인 18~22시간을 채우기 위해 다른 학교를 순회 한다거나 정규 교육과정에 ‘영어’가 없는 초등 1,2학년들에게까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이용해 영어를 가르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자룡 전국영어교사모임 사무총장 역시 “한국의 중등 법정교원 확보율이 78.4%(2011년 기준)인 상황에서 영어교육의 질적 확대를 이야기하면서 영어교사 채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뽑겠다는 논리는 진정성 있는 정책이 될 수 없다”는 말로 영전강 제도 폐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신성호 전교조 정책연구국장은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교사는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 교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문제에 대한 근본해결책”이라면서 “교원의 전문성과 초등교육의 특성을 부정하는 영전강 제도를 유지하면서 채용을 확대하고 채용기간을 4년에서 8년까지 늘리는 정책은 폐기하고 이들에 대한 고용대책을 별도로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태의 전국운수노조 전회련본부장은 "11월 9일 학교비정규직들의 파업투쟁을 앞두고있고 우리 조합원 중 1200여명은 영전강"이라면서 "영전강 6천명에 대한 해고가 답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곤 한국 초중고 영전강협의회 대외협력실장은 "영전강 제도와 영어교육 관련 정책에 대한 평가, 정책 토론은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영전강 6천여명의 삶의 문제, 생계의 문제다. 정책토론은 하되 폐지여부를 말하기 보단 마음을 열고 토론해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중시하는 관점과 고용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지만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영전강 제도는 폐지되어야 하지만 현재 근무중인 영전강의 고용안정 또한 보장돼야 하는 만큼 전교조는 학교비정규직노조와 정책협의 등을 통해 대안 마련과정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진행되는 영전강 폐지 서명운동 관련 "이는 현장 초등교사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때문에 비정규직과의 연대에 금이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