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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사관 앞으로, 사람 속으로

보이지 않는 마음이 세상을 바꿉니다

세상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1970년대 오일쇼크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요즘처럼 석유 가격이 갑자기 치솟으며 전 세계가 난리가 났었죠. 그리고 치솟은 석유값 때문에 석유 기업과 석유 생산국들은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족과 같은 부패한 독재자들은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흥청망청 써 대면서 큰 액수를 유럽계 또 미국계 은행에 맡깁니다.



그리고 유럽계와 미국계 은행으로 들어간 엄청난 양의 돈은 다시 아프리카나 라틴 아메리카의 부패한 권력자들에게 ‘대출’이라는 형식으로 전달됩니다. 물론 이 권력자들은 이 돈으로 또 흥청망청 부정축재를 했지요. 그리고 그 책임은 아프리카나 라틴 아메리카의 민중들이 죄다 짊어져야 했습니다. 끝없는 빚의 수렁에 빠진 거죠.

권력자들과 독재자들이 부정축재를 하는 동안 해당 정부는 빚을 갚을 수 없었고, 그래서 IMF와 같은 국제적인 기구에게 돈을 빌려서 빚을 갚는 시늉을 했습니다. 하지만 카드 돌려 막기가 한계가 있듯이 이렇게 빚을 빚으로 갚는 일이 반복되는 동안 빚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되려 눈덩이처럼 늘어났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나 IMF가 했던 일이 빚을 갚기 위해서 민중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기업을 팔라고 하거나 사회복지나 교육 분야의 지출을 줄이라고 했죠. 가난한 이들을 더 쥐어짜서 빚을 갚으라는 거지요.

여기서 한 술 더 떠서 농업 생산량이 많던 국가들에게는 자국의 민중들이 먹을 식량보다는 딸라로 바꿀 수 있는 작물을 심으로라고 압력을 넣었습니다. 그 결과는 농사는 많이 짓는데 그 지역에 사는 가난한 민중들은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는 사태로 번졌습니다. 아프리카에 식량 문제가 심각했던 원인은 자연의 재해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만든 재해였지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들어진 석유 딸라가 아프리카에서는 굶주림의 딸라 변했던 겁니다.

다른 예를 들어 볼까요. 요즘 석유값이 올라서 세계가 난리입니다. 그리고 석유값을 낮추기 위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석유 생산량을 늘리라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석유값 상승의 원인이 마치 공급이 부족해서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들어 있는 함정은 수요-공급에 관한 얘기를 열심히 떠드는 동안 정작 석유값 상승의 핵심 원인인 투기 자본에 관한 얘기가 빠진다는 겁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처럼 석유값이 계속 오른 상태에서 겨울이 온다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부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주 심각한 문제가 닥쳐오게 될 겁니다. 왜냐하면 당장에 석유를 이용해 난방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석유값을 감당할 수 없어 얼어 죽거나 건강을 해치는 일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부자들이 석유에 투기를 해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그 돈으로 흥청망청 하는 동안 한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꼴이 벌어지는 겁니다.

미국-EU-이스라엘, 그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언론 보도에 따르면 6월 초에 이스라엘이 지중해와 그리스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훈련에는 F-15, F-16 전투기 100여대와 공중급유기까지 동원했다고 합니다. 장거리 공격을 위한 훈련이라는 거죠. 이번 훈련으로 당장에 전쟁이 벌어질지 아닐지는 알 수 없으나 누구나 예상하듯이 이번 훈련은 이란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보도가 나가자 엘바라데이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군사 공격은 최악의 행동이 될 것이며 중동을 불덩어리로 바꾸게 될 것’이라며 경고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란 정부도 당연히 이스라엘이 공격해 올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


또 6월23일에는 EU가 이란계 멜리 은행에 대한 자산 동결을 포함해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 가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물론 미국+EU+이스라엘이 내세우는 명분은 이란이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 마리 도둑놈(미국-EU-이스라엘)과 이란, 참으로 질기고 질긴 악연입니다. 핵이니 민주주의니 평화니 뭐니 해도 세 마리 도둑놈들이 원하는 것은 이란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서 자기 말을 듣지 않는 국가나 집단이 있으면 두들겨 패서라도 고분고분하게 만들겠다는 거지요. 그러면서 석유나 가스 등 돈 될만한 것들을 챙기겠다는 겁니다.

이란의 역사에서는 1951년에 석유 산업을 이란 정부가 국유화하니깐 1953년에 미국과 영국이 지원하는 쿠데타가 일어났죠. 그러고는 미국+영국+네덜란드+프랑스가 콘소시움을 구성해서 이란의 석유를 해쳐 먹었습니다. 그리고 1979년에 이란 혁명이 일어나서 친미 왕정 체제가 무너지자 그 때부터 미국은 경제봉쇄는 물론이고 1988년에는 이란 민간 항공기를 격추시켜 290여 명을 살해했죠. 숨통을 끊어 놓겠다고 안날이 났던 겁니다.

이집트로 가 볼까요.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에 현대화를 추구하고 있던 이집트 정부가 수에즈 운하 국유화를 선언하자 영국+프랑스+이스라엘이 1956년에 수에즈 전쟁을 일으켜 이집트를 박살냈지요. 또 아랍 민족주의 운동에 앞장서고 있던 나세르 정부를 박살내기 위해 1967년에 이스라엘은 전쟁을 일으켜 팔레스타인, 이집트, 시리아 지역의 땅을 꿀꺽 했지요. 그리고 1980년대 이후에는 무바라크 독재 정권을 지원하면서 룰루랄라 하고 있습니다.

시리아와 이라크요? 요즘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하겠다고 난리부르스를 추고 있는데 1981년에 이라크를, 2007년에는 시리아를 핵 개발 명분을 내세우며 폭격을 했었지요. 정작 중동 지역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주변 지역을 위협하는 것은 이스라엘인데도 말입니다.

레바논으로 가 볼까요? 혹시 2006년에 헤즈볼라를 박살내겠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손잡고 레바논을 공격 했던 일 기억하시나요? 이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집속탄과 화학 무기까지 사용했었죠. 그리고 레바논 역사에 빼 놓을 수 없는 사건은 1982년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해방기구를 박살내겠다고 레바논을 침공하여 1만 8천 명가량을 살해한 일이지요. 그리고 이렇게 이스라엘이 전쟁에 사용하고 있는 무기는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굴러 들어오고 있구요.

미국과 EU 국가들이 손잡고 직접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점령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얘기는 굳이 더 말씀 안 드려도 될 거구요.

따라서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하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하든 개별 국가의 일로 보지 말고 이들이 서로 손을 잡고 노략질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고 있지만 미국과 EU의 패권정책을 극복하지 못하면 팔레스타인의 해방도 없다고 해야겠지요.

보이지 않는 마음이 세상을 바꿉니다

그런데 이 세 마리 도둑놈에게 골치 아픈 일이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세상에서 가장 많은 핵폭탄을 가지고 있고, 가장 발달된 무기도 가지고 있고, 엄청난 양의 돈과 언론을 동원했지만 지들 뜻대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거에요.

이들은 2001년부터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고 있지만 승리는커녕 되려 밀리고 있죠. 애꿎은 파키스탄까지 찝적대고 있구요. 게다가 2008년 6월23일까지 미군 522명, 영국군 106명, 캐나다군 85명, 독일군 22명, 네덜란드군 16명, 프랑스군 22명 등 모두 850명의 점령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밥숟갈 놨다네요.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이라크인들


이라크에서는 2003년 5월1일 조지 부시가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했지만 오히려 본격적인 전쟁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죠. 이라크 정부군이 무너진 뒤에 곧바로 이라크 민중들이 미군에 맞서 싸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전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8년 6월23일까지 미군 4,103명, 영국군 176명, 이탈리아군 33명, 폴란드군 22명, 불가리아군 13명 등 모두 4,416명이 옥황상제 면담하러 갔답니다.

레바논에서는 어땠나요? 2006년 7월 전쟁을 시작하면서 이스라엘은 단기간에 승리할 수 있다고 했지요. 하지만 결과는 오히려 이스라엘의 패배였죠. 그래서 그냥 나오기 쪽팔리니깐 미국과 프랑스가 유엔을 움직여 휴전 협상을 하게 했지요. 팔레스타인에서는 2006년에 선거에서 집권한 하마스를 무너뜨리려고 지금까지 군사공격, 경제봉쇄, 쿠데타까지 온갖 방법을 다 쓰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을 괴롭혔지만 결국 하마스를 무너뜨리지는 못했지요.

이렇게 돈, 무기, 언론까지 장악하고 있는 세 마리 도둑놈이지만 뭔들 하나 제 뜻대로 제대로 되는 것이 없습니다. 속 터지겠지요. 왜 그랬을까요? 하마스가 돈이 많아서? 헤즈볼라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어서? 이라크 사람들이 CNN을 갖고 있어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항공모함을 움직여서? 물론 모두 아니겠지요. 제 생각으로는 거기에는 돈과 무기만 가지고는 어찌해 볼 수 없는 인간의 의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는 큰 힘이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거지요.

요즘 한국에서는 촛불집회가 한창입니다. 아마 처음 촛불집회를 시작했던 사람들은 이렇게 여러 사람이 모일 줄도, 이렇게 정부가 우물쭈물하게 될 줄도 몰랐을 거에요.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과 목소리가 모이니깐 당장에 크진 않더라도 조금씩 정부의 태도를 바꾸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큰 힘이 되기도 했지요.

한국뿐만 아니라 국제 정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무슨 수로 돈과 무기를 가지고 미국+EU+이스라엘을 이기겠어요. 우리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우리의 의지가 아닐까요?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에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이란, 팔레스타인, 레바논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나 점령을 멈추기 위한 운동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거에요. 그런데 예전 같지 않다고 풀 죽어 있을까요, 우리? 그렇지 않겠죠? 우리가 다시 할 수 있을 거에요.

다시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가서 꽥꽥거리자구요. ‘야, 이 인간들아 우리도 좀 조용히 살자!’라구요. 또 친구들을 만나거나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조금은 수줍어도 ‘저기...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꾸 이란을 공격하겠다고 하는데 어쩌면 좋을까요?’하고 말을 걸어 보는 겁니다. 우직한 사람이 산을 옮긴다고 했듯이 우리도 세상을 바꾸는 우직한 사람이 되어 볼까요?

- 글 :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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