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호] 활동보조인서비스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전망(2)

특집 1

전망과 대안, 그리고 투쟁


1) 핵심은 여전히 시간과 대상, 자부담의 문제

지난 해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투쟁!
서울에서 43일간의 노숙농성, 인천에서 14일간의 노숙농성, 대구에서 43일간의 노숙농성, 경기도에서 78일간의 노숙농성을 통해 각 지자체로부터 중증장애인의 권리보장과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의 약속을 받아냈다.
그리고 2007년 1월, 보건복지부가 활동보조사업의 전국적 시행을 위한 사업지침을 공개하였다. 그 내용은 18세 이상 1급 장애인만, 그리고 차상위 200%까지의 저소득층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제공시간 계획은 최대 월80시간이었고, 차상위 120%까지는 10%, 그 이상은 20%의 본인부담을 부과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비롯한 장애인단체들은 결사투쟁으로 저항했다. 우리의 목표는 ‘대상제한 폐지, 생활시간 쟁취, 자부담 폐지’였다.
중증장애인 25인이 무기한 단식농성을 전개했고, 단식농성 23일만에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서비스 대상에 있어 가구소득기준 철폐, 연령기준 철폐, 그리고 제공시간에 있어 기본생계유지에 필요한 장애인에 대해 월180시간까지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었다.
그러나 본 사업이 시행되면서 보건복지부는 약속을 파기했다. 6세 이하의 장애아동은 배제되었고, 18세미만의 장애아동은 절반의 시간밖에 못 받으며, 180시간까지 제공하겠다는 조항은 삭제되고 월 최대 시간은 80시간이 되었다. 자부담도 그대로 강행되었다.
보건복지부가 약속을 파기했고, 여전히 중증장애인의 삶을 우롱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핵심적 문제는 올해 초의 투쟁과 같은 내용일 수밖에 없다.


2) 2007년 상반기 지역투쟁의 과정과 성과

2007년 5월 1일부터 본 사업이 시행되면서 장애인단체들의 투쟁도 더욱 불이 붙었다. 합의를 파기하고 장애인을 기만한 유시민 장관 집 앞에서 천막농성과 촛불집회를 개최했고, 420장애인차별철폐의날 투쟁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귀 막고 눈 가리고 안하무인으로 버티고 있던 보건복지부의 권위에 균열을 일으킨 것은 각 지역에서 뜨겁게 타오른 투쟁의 성과들이었다.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이 전국 각지에서 전개되면서 활동보조인서비스는 생존권적 핵심 사안으로 표현되었다.
각 지자체들은 보건복지부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고, 다른 방법은 없다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했고, 각 지역의 중증장애인들은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예산을 만들고 자부담을 폐지하라고 요구하며 투쟁했다.

가장 먼저 깨진 것은 보건복지부의 사업지침 중 가장 악질적인 중복수혜금지 조항이었다. 활동보조를 받는 사람은 유사서비스를 받지 못하도록, 결국 우리나라의 장애인은 절대로 한달에 80시간 이상을 살아서는 안 된다는 개같은 지침을 경상남도 도청앞 천막농성을 통해 무너뜨렸던 것이다. 경상남도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도우미뱅크 사업을 활동보조 이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는 지극히 간단하고 당연한 내용을 만드는 것도 이 나라에선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각 지자체 공무원들이 똘똘 뭉쳐 장애인에게 활동보조시간을 늘이지 말라고 하고, 지역의 장애인들이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이 지자체의 자랑이 아니라, 타 지자체 공무원들로부터 욕먹는 것을 겁내는 개같은 한국사회의 현실인 것이다.
인천시와 대구시는 작년 투쟁의 성과로 이미 지자체 예산으로 시범사업이 시행되던 중이었다. 제공시간은 월 최대180시간과 160시간이었고, 대상은 2,3급 장애인도 포함되어 있었다. 보건복지부의 본 사업이 시행되자 인천시와 대구시는 지자체 시범사업을 종료하고, 조용히 보건복지부 사업에 묻어가려 하고 있었다.

인천시와 대구시의 투쟁은 매우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지자체도 완강했지만 중증장애인의 생존을 후퇴시키라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자체가 독자적 예산을 마련하여 기존 지자체 시범사업의 이용자들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에게 월최대 180시간, 160시간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쟁취했다. 뿐만 아니라 비록 전체는 아니지만 차상위 120%까지 자부담 문제를 해결하는 성과들도 만들어내었고, 지자체 독자예산으로 2,3급 장애인에 대한 대책과 생활시간의 문제 등 보건복지부 활동보조사업의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게 만드는 성과를 만들어내었다.
곧이어 충청북도에서도 투쟁을 통해서도 동일한 성과를 만들어내었고, 울산지역은 이미 작년에 확보한 지자체 독자 예산으로 2,3급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제공을 약속받은 바 있고, 얼마 전에는 부산시투쟁으로 월최대 160시간의 성과를 쟁취하였다.
애초에 보건복지부 활동보조사업의 부족한 내용은 지자체가 독자예산을 만들어서 독자적인 원칙으로 집행을 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 것이다. 지자체에서 보건복지부 지침을 바꾸거나 보건복지부와 함께 만든 예산을 다른 용도로 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2007년 상반기는 각 지역에서 보건복지부가 만든 개같은 사업지침 때문에 각 지자체가 뺨 맞고 임시해결책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3) 대안과 전망

상반기 각 지자체의 투쟁이 있은 후, 보건복지부는 약간 수정된 사업지침을 하달했다. 핵심적 내용은 각 지자체가 독자 예산으로 추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미 보건복지부의 사업지침에 균열이 간 상태에서 지자체 투쟁의 성과를 인정한 의미이다. 그리고는 월최대 180시간제공 특례조항 중 일부를 열어두었다. 이미 지자체 투쟁으로 대다수는 적용을 받고 있는 상태였지만, 조만간 2007년 2월 보건복지부 장관의 약속을 이행하려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상반기 지자체투쟁의 성과는 굉장한 것이지만, 한계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월최대 180시간은 보건복지부와 각 지자체의 궁여지책이지 우리의 요구가 아니다. 전술적인 성과일 뿐 중증장애인의 삶을 지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인 것이다. 이미 월180시간은 당장의 지역투쟁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고, 그 힘에 눌려 보건복지부가 약속을 지키겠다고 발표하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닌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가 여기에 만족하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제공되도록 싸울 것인가이다.
2,3급 장애인에 대한 대책도 만들어야 하고, 장애아동 차별도 철폐해야 한다. 자부담 문제 역시 우리의 투쟁으로 차상위 120%까지 해결을 한 지역들이 속출하고 있다. 자부담이 완전철폐되고 중증장애인의 생존권적 기본권이 당연하 사회적 책임으로 보장될 때까지 싸워야 한다.

활동보조인서비스에 대한 우리의 원칙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흔들린 적이 없었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권리로 보장되어야 한다. 활동보조인의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장애인 이용자의 권리와 정비례의 관계이므로 함께 싸워야 한다.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원칙이다.
투쟁을 통해 전진해왔고, 막히면 또 다른 투쟁으로 돌파해왔다. 2007년 상반기 투쟁은 보건복지부가 2월 15일에 합의했던 내용을 파기하면서 그것을 지자체에서 되찾아온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큰 투쟁으로 전진해왔다.
이제 한달 180시간이라는 임의의 기준을 넘어, 중증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생활시간을 쟁취하고, 장애유형과 등급이라는 임의의 기준을 넘어, 차상위120%라는 임의의 기준을 넘어 모든 필요로 하는 장애인에게 필요한 시간만큼 권리로 보장받도록 하는 투쟁을 해야 한다. 아울러 사회서비스를 시장화하고 활동보조인의 노동기본권을 근본적으로 시장바닥에 내팽개치는 보건복지부의 음모에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화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반기 더욱 큰 투쟁으로 생존권을 쟁취하자. 투쟁!!!
덧붙이는 말

자립생활위원회는 장애인 자립생활을 쟁취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이면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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