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뻔뻔한 미디어농장'으로의 초대: 뻔뻔하게 재미나게, 쭉~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8월 후일담

 

'뻔뻔한 미디어농장'으로의 초대: 뻔뻔하게 재미나게, 쭉~

 

 

해ㅋ-

(뻔뻔한 미디어농장 기획자)

 

  뻔뻔 미디어농장은 예술, 미디어, 문화, 정보통신, 직접행동, 행동주의, 사회운동 같은 것들을 한데 모아 혼종교배해 보는 농장이자 실험과 충돌의 논장이(려고 한)다. 우선, 문화연대(미디어문화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미디어 활동가, 예술가 등이 모여 농장을 짓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3번의 모의(포럼) 자리를 가졌는데, 한 30번 하면 대략 꼴이 갖춰질 듯 하고, 한 300번 하게 되면, 아, 300! (페르시아) 제국의 온갖 괴물들을 무찌르며 제국을 꼬꾸라뜨릴 응축과 폭발의 에너지가 충천한 돌연변이가 쑥쑥 자라나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여간 "끝까지 버텨야 이긴다" 는 자세로 뻔뻔하게 쭉 뒤섞어갈 문화운동 모임이다. 문화가 워낙에 늘 주변부에서, 온갖 경계에서 이질적인 것들과 뒤섞이면서 결국 거대한 사회변화로 이어지는 힘을 가져왔던 것이니까 말이다. 지금까지의 3차례의 포럼을 하는 동안 발제, 토론, 메일링 리스트, 뒷풀이 등에서 오고간 얘기를 몇 가지 들춰보면서 이 모임이 얼마나 '뻔뻔'하게 혹은 재미나게(fun fun) 끝까지 버틸 농장이 될지 확인해보자.

 

  보통 제사회를 위한 '사물의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 구축된다면, 감시 카메라 없이도(혹은 그 뿐만 아니라) 내가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가 위치정보, 물류정보, 교통정보, 소통정보 등이 자동으로 기록되고 분석되어 손쉽게 감시당할 수 있게 될텐데... 뭔가 좀 더 큰 저항이 있어야 하지 않나? 계속 숨어들어가는 통제 기술을 가시화하고  집단적 통제를 할 수 있는 기술운동 같은 거? 즉, 대안 미디어 같은 걸 이용해서 권력과 자본에 얽힌 이러저러한 '내용'에 대한 비판이나 (다다의 포토몽타주에서부터 정치적 UCC까지) 패러디 같은 것만이 아니라, 미디어와 기술 자체가 갖는 '형식'에 대한 비판과 대안의 형식들을 찾고 만들고 해야 하는 거 말이다. (1차 포럼 발제 "베를린 아방가르드 - 다다 실험의 현재사적 의미"에 대해)


  해킹이 꼭 범죄나 테러로만 알려져 있지만, 해킹으로 운동하는 거라니까! 개인 컴퓨터도 그렇고 비디오 게임도 그렇고 자유소프트웨어며 인터넷이나 또래간(p2p) 파일공유도 모두 처음에는 다 해커들이 만든 거였어. 해킹으로 촛불시위 때는 경찰기동대랑 한나라당 웹사이트도 다운시키고! 그런데, 진보넷 서버에 계속 해킹 들어와서 그거 막느라고 매일 밤새야 하는 건 어떻게 하냐고? 그래도 정보, 지식, 기술을 독점하고 상품화해서 돈벌고 통제하는 거에 맞서 싸우는 해커문화와 연대를 어떻게 하기는 해야 할텐데... (2차 포럼, "77분산서비스거부 공격과 해킹문화운동"에서)

2008년 촛불시위도 그렇지만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에 미디어운동이 성공적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은데, 미디어가 거시 투쟁에 적합한 것이냐, 그러니까 자본주의 시스템과 맞서 싸우는데 핵심은 못 건드리고 외곽만 때리는 것에 자기만족하고 있는 거 아닌가? 용산 투쟁의 경우, 결합도나 프로그램의 양과 질에서 예술가들이 가장 잘 결합한 사례인데, 왜 그러냐하면 사실, 미군기지 확장 반대 투쟁했던 평택이나 이번 용산참사 등은 뭔가 끌리는 게 있는 거다, 죽음이나 삶의 현실성 같은... 반면, 미디어법 같은 것은 재미가 없고, 촛불은 매력적이지만 쌍용차 점거 파업은 아닌 거고... 그러다 보면, 예술가들은 활동가들이 자신을 도구로 이용만 해먹는다고 비판하고, 반대로 활동가들은 예술가들을 철딱서니 없다고 보는 식의 반목이 생긴다(3차 포럼, 촛불 미디어 행동주의와 용산 촛불미디어센터 사례에 대해). 그런데 왜 촛불이 용산에 오지 않았나? 그 자체의 네트워크 된 운동 방식이 있다는 건데...


  포럼은 포럼대로 활동가와 연구자, 예술가와 기술자, 개발자와 이용자, 비평가와 이론가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찌질함과 참신함이 만나 충돌하고 공동 행동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하면서, 이를 정리하고 방향도 잡는 공부모임을 별도로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 한 번 해볼까? 우선, 저작권에 대한 끝장 비판과 대안을 찾아보는 것과, 다다-상황주의--대안/풀뿌리/시민미디어운동-온라인전술미디어로 이어지는 미디어 행동주의의 흐름을 한 번 꿰보는 것은 어떨지. 그런데 누가 함께 공부하려고 할까... (메일링 리스트에서)


  '뻔뻔한 미디어농장'은 함께 공부하고 싸우면서, 오늘을 신나게 돌파하며 살아갈 삶의 형식들을 건설할 모든 분들에게 열려 있다. '뻔뻔한 미디어농장'으로 초대한다! 함께, 뻔뻔하게 재미나게,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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