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빨간색끈] 청소년들의 '모난라디오'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8월2호 기획기사

 

[빨간색끈] 청소년들의 '모난라디오'

 

 

모난라디오

 

 

마이크와 MP3하나로만 라디오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파수가 아닌 홈페이지(www.monanradio.net)를 통해 꽉 막힌 세상과 꽤나 발랄하게, 그리고 무척 날카롭게 소통하는 모난라디오를 만들어 가는 청소년들이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격 때문에 세상을 ‘모나게만’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그들이 만들어가는 인터넷 라디오 ‘모난라디오’는 2009년 6월 1일을 첫 방송으로 곧 방송 100일을 맞이하는 따끈따끈한 라디오다.

 

 

‘네’라고 대답하는 법이 없는 발칙한 청소년들의 라디오

 

  청소년들에게 세상은 ‘안돼’와 ‘하지마’로 구성된 공간이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입을 하는 것조차 부모님 동의가 필요하거나, 어떤 공간들은 그 어떤 유해성이 증명된 바 없이 단지 ‘성숙한 게시판 문화’를 위해 성인이 아니면 글을 보는 것도, 쓰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다. 소통을 위한 집회와 광장 공간에서조차 10시 이전에 귀가를 종용받거나, 사회운동단체에 참여하거나 혹은 단순히 집회에 참여하기만하여도 정학, 또는 퇴학이라는 벌을 감내해야만 하니. 청소년들의 하고 싶은 말, 묻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할 공간부터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세상에 적극적으로 반기들고 나선 모난라디오는 말 잘 듣는 착한 청소년의 탈을 집어 던지고 발칙하고 되바라진 시선으로 세상과 직접 부딪혀보기 위해 출발했다. 여기저기 부서져 깨지더라도 뾰족뾰족하게 촉을 세우고 세상과 직접 교신하는 라디오, 청소년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소통하는 모난라디오의 일주일은 그래서 흥미진진하다.

 

“보다, 즐겁게, 평등하게, 자유롭게”의 목표로 시작한 라디오는 바로 우리 옆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하루에 삼천 번의 광고를 접하고 수많은 뉴스와 정보들을 취득하지만 이 정보들은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사라질 뿐 자신의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빈약한 상상력과 똑같은 삶의 시나리오는 재미없고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 될 뿐, 반짝이는 다양성과 흥미진진함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래서 모난라디오는 끊임없이 생산되는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변주의 가능성을 찾고 그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길 원한다. 각자들의 삶속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들을 나누며 또 다른 이야기들이 변화하고 생성되기를 바라는 모난라디오는 꽤나 시끄럽게 다양하게 직접적인 이야기들을 한다.

 

 

 

모난라디오의 일주일

 

  모난라디오는 인터넷을 통해 월,수,금 방송된다. 월요일은 골방소녀 엠건이 진행하는 ‘당신, 마음속 한줄’ 과 M채널을 통해. TV드라마부터 소설, 영화, 연극 등등을 청소년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문화적 감수성을 나눈다. 2부는 ‘발칙한 소영 학교 담을 넘다’를 통해 학교 안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달된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이야기들, 급식문제부터 왜 수업시간이 50분인지에 대한 솔직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수요일 방송은 세상 속 청소년들에 대한 편견과 보호주의에 어퍼컷을 날리는 쩡열이 진행하는 ‘너나 잘 하세요’를 통해 영상물 심의제도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10시 통금”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쏟아낸다. 금요일 “교신중입니다”를 진행하는 난다는 뉴스와 리플들을 꼬장꼬장한 인권감수성으로 되짚어 본다. 이주노동자 관련 기사에 달린 리플들, 쌍용자동차 보도에 대한 실태를 점검하며 정형화된 주류미디어들을 실상을 파헤친다. 2부는 ‘미심쩍은 언니의 위험한 상담소’를 통해 청소년들의 가슴 속 깊은 고민을 상담하며 세상살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여기에 DJ들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격주로 진행하는 ‘참여라디오’와 한 달에 한번 거리로 나가는 ‘보여주고싶어환장한라디오’까지 진행된다.

 

  근사한 스튜디오도 없이 열악한 녹음환경과 바쁜 일정속에서도 그들의 재기발랄함은 여전히 반짝거린다. 가장 사적인 이야기들은 어쩌면 가장 공적인,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출발에서 이제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과 하는 사람들의 사이에서 유기적인 변화가 생기길 바라는 욕심까지 더해져 한층 깊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단다. 나와 너의 이야기로 분리되지 않고 다양한 변주가능성을 지닌 살아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모난라디오는 오늘도 발칙하고 되바라진 그들의 이야기에 함께해보자


[끈더하기] 공동체라디오


 기존의 주류미디어를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여러라디오가 존재한다. 관악구 청소년들이 만들어가는 ‘붐청소년방송국“부터 용산 참사현장에서 실시간 생생함을 전달하는 ”행동하는 라디오”까지 주파수와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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