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뻔뻔한 미디어농장 포럼 후기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8월2호 후일담

 

<뻔뻔한 미디어농장> 제4차 포럼 후기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지난 8월 18일 화요일, 광운대 한울관 302호에서 <뻔뻔한 미디어농장> 제4차 포럼이 열렸다. 4차 포럼의 주제는 “촛불, 문화정치 그리고 미디어저항의 방법론”. 이번 포럼은 ‘위기의 시대, 문화연구의 저항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7회 문화연구캠프 2009(http://kcsc.tistory.com/)의 한 세션이기도 했다. 오전 11시라는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포럼 시작 즈음에 이미 20여명의 참석자가 강의실을 메웠다.

 

  아쉬움부터 얘기하자면, 포럼 내내 촉박한 시간에 쫓겼다는 것. “촛불, 문화정치 그리고 미디어저항의 방법론”이라는 나름 거창한 주제에 대해 심도깊은 토론을 하기에는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은 애초에 역부족이었다. 주어진 시간에 30분을 늘리긴 했지만, 두 명의 발제자와 무려 다섯 명의 토론자가 나눠 쓰기에는 너무 부족한 시간. 이럴 경우, 토론회에 참석한 누구나 괜한(?) 문제제기를 해서 감당하지 못할 상황을 초래하느니, 할 수 있는 얘기만 하자고 마음먹기 십상이다.

 

  첫 발제는 <촛불 미디어 행동주의 분석과 문화연구의 방법으로서 ‘전투적 인류학’>이라는 제목으로 조동원(해ㅋ) 활동가가 맡았다. 프리젠테이션 준비에 많은 노력을 한 듯한데, 시간 관계상 주마간산격으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 아고라, 다양한 온라인행동 직접 행동 사례들, 해킹 행동주의, 인터넷 동호회(카페)의 정치화, 조중동 폐간운동, 현수막·휴대전화· 인터넷 생중계 등 길거리 미디어, 대안미디어 하부구조 제안 등등. (http://hack.jinbo.net/?p=184 참조) 인터넷 동호회들이 정치적으로 조직될 수 있었던 조건들, 온라인 행동의 효과와 한계, 향후 미디어 전략을 위한 시사점, 혹은 (발제자가 제시한 논점인데) 지식 생산 방식/주체의 변화 등 각각이 하나의 포럼 주제가 될 수 있는 것들. 이후 <뻔뻔>이 후속 포럼을 통해 이들 주제를 심도깊게 다룰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어 문화연대 이원재 사무처장이 <시위문화와 문화행동>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시위라기 보다는) 집회 역시 또 하나의 ‘소통의 공간’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동원’ 위주의 관성화된 시위 문화에 대해서 운동 사회 내부적인 비판이 제기된 것은 이미 오래된 듯한데, 역시 비판보다 ‘창조’는 어려운 것. 더구나 실패의 위험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 그럼에도 운동 주체가 시도하지 않는다면, 시위문화는 1mm도 발전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를 비롯하여, 허경 활동가, 이기형 교수, 임종수 교수, 이종님 연구원 등의 토론과 플로어 토론이 있었지만, 특별한 쟁점이 형성되지는 않았으며, 심화 토론은 이후 포럼을 기약하기로 한다. 포럼 후 이광석, 조동원, 오병일, 오유나, 이원재 등 <뻔뻔> 기획자들이 모여 이후 일정을 간단히 논의했다.

 

  2001년부터 매년 6회 정도 개최되었던 ‘전국정보운동 포럼’(http://act.jinbo.net/wiki/index.php/전국정보운동포럼)과 비슷한 형식의 행사를 올 겨울에 한번 조직해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조동원의 제안. 전국정보운동포럼의 개최가 관성화된 듯 하여 2006년 이후 중단되었는데, 이후 새롭게 제기된 문제의식과 운동의 성과를 기반으로 ‘정보-문화-미디어’를 주제로 한 새로운 형식의 포럼을 구상해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이후 <뻔뻔> 포럼의 일정은 운영 회의 이후 구체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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