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빨간색끈] 지역운동의 ‘희망’을 만든다 : 부산 <희망세상>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9월1호 기획기사

 

[빨간색끈] 지역운동의 ‘희망’을 만든다 :

부산 <희망세상>

 

 

최준영

(문화연대 대안문화센터)

 

반송, 소외와 저소득층이라는 꼬리표

 

<희망세상>이 활동하고 있는 ‘반송’ 지역은 부산에서 소외된 동네라는 이미지가 강한 곳이다. 역사적으로도 반송 일대는 철거민들의 집단 이주지였으며, 이로 인해 저소득층 밀집 거주지역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기도 하다. 또한 지역적으로는 부산시의 외곽에 위치해 공간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소외되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부산 ‘반송’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희망세상>은 ‘소외’, ‘낙후’, ‘저소득’이라는 반송의 지역적 특성 혹은 선입견에 맞서 지역공동체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지역운동 조직이다(<희망세상>의 사무실이 지금의 느티나무 도서관으로 옮기기 전에 위치한 곳도 2000세대의 주공 임대아파트 단지 내이다).

 

하지만 반송 지역의 이러한 특성은, 한편으로 지역주민들의 결속력도 더욱 높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988년 화장장 건립반대 투쟁, 1989년 산업폐기물 입지반대 투쟁 등 저소득층 밀집지역인 반송에 주민혐오시설을 입주시키려는 정책에 맞서 주민들이 단결하여 투쟁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투쟁의 사례들은 반송 지역의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 결속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주민자치운동의 긍정적인 지역적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희망세상>의 역사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12월부터 주부교실 등의 소모임을 통해 조직되기 시작한 주민들이 1998년 6월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단체를 결성한 것이다. 이후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지역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며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혀갔다. 대표적인 행사가 바로 ‘어린이날 놀이 한마당’이다.

 

1999년 1회가 개최된 이래 매년 지속되는 이 행사에는 현재 약 1만 여명의 주민의 참여할 만큼(반송 주민은 총6만여 명이다) 규모가 커졌으며, 반송 지역의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와 많은 자원 활동가들이 행사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희망세상, 희망을 이야기하다

 

<희망세상>의 활동은 매우 다양하다. 매월 6,000부를 발행하는 마을신문 ‘반송사람들’(2007년 10월 현재 128호 발행)과 희망사다리, 벽화그리기, 행복한 나눔가게, 느티나무 도서관, 농촌봉사활동, 캠프, 좋은 아버지회 등. 1월 등반대회를 시작으로 매월, 연중으로 지속되는 주민참여 프로그램과 함께 지역운동 주체 형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및 영화상영 등 시기별, 주제별 지역활동도 부지런히 진행하고 있다.

 

※ <희망세상> 주요 프로그램

 

○ 나눔을 실천하는 행복한 나눔가게 : 재활용품 상설 전시 및 판매 / 교복 교환전, 어린이 알뜰 벼룩시장 / 소년소녀가장, 여성가장, 홀로노인 후원 도우미
○ 아이들의 공간 느티나무 도서관 : 필독 권장도서 비치, 대여 / 매주 토요일 책 읽어 주는 날 / 책 읽는 어른 모임, 가족역사 기행반 운영
○ 아름다운 지역 공동체 만들기 : 장산 해맞이 등반 / 마을신문 발행 / 어린이날 놀이 한마당 / 야생화 학습장 꾸미기
○ 희망을 가꾸는 자원봉사활동 : 행복한 나눔 가게, 어린이 도서관 자원봉사 / 어려운 이웃돕기 / 농촌봉사활동
○ 민주사회의 꽃 참여민주주의 실현 : 주민자치활동 참여 / 통일을 앞당기는 활동 / 어린이, 청소년 리더십 교실 / 교육환경 개선, 지역환경 개선 활동
○ 아빠들이 만드는 아름다움 세상 : 좋은 아버지 학교 / 가족기능 강화 프로그램 / 자녀와의 캠프

  

 

2007년 10월 20일 문을 연 ‘느티나무 도서관’은 <희망세상> 10년의 성과이자 동시에 반송 지역운동의 새로운 역사를 열고 있다. 책읽는사회 작은도서관 선정사업이긴 하지만, 실제 부지 마련부터 건립비 마련까지 곳곳에 주민들의 손때가 묻어난다. 실제 건립비이 상당액이 돼지저금통 모으기, 벽돌한장 기금쌓기 등 몇천 원부터 몇만 원까지 주민들이 조금씩 조금씩 모은 돈으로 만들어졌다. 2006년 10월 작은 도서관 사업으로 선정된 이래 불과 1년 만에 지상 4층 규모의 도서관 건립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세상>과 반송 주민들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느티나무 도서관’은 지하의 북까페에서 도서관, 옥상의 야외까페까지 주민문화공간으로 채워져 있어 지역주민의 유용한 거점공간 역할을 한다.

   

 

지역의 경계를 넘는 지역운동을 꿈꾼다

 

<희망세상>은 최근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찾아 다시 출발하고 있다. ‘느티나무 도서관’은 지역의 생활문화 거점으로 안정화시키고, 이와는 별도로 <희망세상>은 지역NGO로서의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희망세상>은 지역운동 주체 형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 현재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도서관과 지역NGO로서 <희망세상> 활동을 분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모험일 수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희망세상> 사무실의 문을 두드리는 주민들의 발걸음은 이러한 변화에 큰 힘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지역운동이 지역의 경계를 넘어 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희망세상>은 조금 다르다. <희망세상>은 반송이라는 소외된 지역에서 마을을 바꾸고 또 세상을 바꾸기 위한 활동을 고민하고 있다.


[끈더하기] <희망세상> 현황 소개

 

○ 위치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반송2동 216-290번지 희망세상

○ 만들어지게 된 배경 : 소외되고 낙후된 반송2동 지역에서 뜻깊은 일, 주민이 주인되는 마을을 만들자는 취지로 설립

○ 연혁과 역사
 - 1997년 12월부터 주부교실 등 지역활동 진행
 - 1998년 6월,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 결성. 어린이날 행사, 마을벽화 그리기, 마을신문 만들기, 행복한 나눔가게, 좋은 아버지회 등 다양한 지역활동 전개
 - 2002년부터는 반송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활동
 - 2005년 총회 때 <희망세상>으로 이름 바꿈. 반송에 한정되지 않는 지역자치운동 전개 목적
 - 2007년 10월 20일, 느티나무 도서관 개관

○ 주요 인프라와 자원
 - 문화공간 <허브> : 느티나무 도서관 지하 북까페 및 커뮤니티 공간
 - 느티나무 도서관 : 책읽는사회 작은도서관 지원사업 선정 및 주민 모금으로 건립한 지상4층 규모의 도서관. 지하 - 문화공간 <허브> 및 <희망세상> 사무공간, 1,2층 - 영․유아실, 3층 - 청소년실, 컴퓨터실, 4층 - 주민문화센터, 옥상 - 야외까페
 - 마을신문 <반송사람들> : 월1회 6,000부 발행
 - 어린이날 놀이 한마당 : 1999년 개최 이래 현재는 1만여 명(반송 인구 6만)이 참여

○ 관련 정보
 - 전화 : 051-542-1295
 - 팩스 : 051-542-1590
 - 홈페이지 : www.sesang.or.kr
 - 이메일 : bansasa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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