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강이 더 좋아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8호 특집기사 ③

 

강이 더 좋아

- 노래로 보는 4대강

백자
(우리나라)

1.
 
작년(2008년) 이었습니다.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이라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http://saveriver.org/)
수많은 의혹에도 대통령에 당선된 2MB의 공약 중에 '대운하'를 반대하고 '생명의 강'을 모시고 지키려는 분들이셨지요.
문규현 신부님(이번에 쾌차하신 걸 감사드립니다.), 수경스님을 비롯하여 많은 성직자들과 예술인들과 시민분들이 함께 하셨지요.
그분들이 이 땅의 강을 따라서 순례를 하셨습니다.
저는 그 순례에 한 번도 함께 하지 못하면서 그저 홈피를 통해 그 여정을 함께 했습니다.
순례를 함께 하시는 분 중에 '박남준' 시인이 계셨습니다.
어느 날 그분의 시가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홈피에 올라왔습니다.
(http://saveriver.org/bbs/board.php?bo_table=story&wr_id=162&page=3)


강이 더 좋아!
 
그 시를 보는 순간~ 아! 하고 많은 생각을 했지요.
대운하를 반대하는 많은 이유를 단 한 마디로 요약한 그 말! '강이 더 좋아!'
그 말과, 그 싯구가 너무도 가슴을 쳤습니다.
순례에 함께 하지 못하는 죄스러운 마음으로 그 시를 되뇌였습니다.
그리고 그 시가 노래가 되었습니다.
 
<강이 더 좋아 _ 박남준 시. 백자 곡 _ 우리나라 노래>
* 노래듣기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929183735§ion=03)
 
2.
 
그렇습니다.
강이 더 좋습니다.
'대운하'보다 '강'이 훨씬 더 좋지요.
게다가 강을 사랑하므로 나온 정책이 아니라, 눈에 보일 수 있는 '성과'에 집착해 나온 정책임에야 뭐 더 할 말이 없었지요.
(자연으로 흐르는 '천川'이 아니라 수돗물로 흐르는 '청계천川'이 무엇이 좋단 말입니까.ㅠㅠ)
그러므로 국민의 큰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소위 '광우병 정국'이라던 작년 6월. 그 뜨거운 촛불!
드디어 2MB는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대운하도 접을 수 있다'고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생명과 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큰 승리였지요.
그!러!나!
촛불이 사그라들고...
민주는 뒷걸음질치고...
시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바로 그 시점에 갑자기 '4대강 살리기'라는 요상한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살리기!'
 
참 얼마나 좋은 말입니까.
액면 그대로 강을 살린다면야 누구도 반대할 이유가 없지요.
하지만, 딱! 까놓고, '대운하'며 '4대강'이 진정으로 이 땅의 국토를 살리고 이 나라 강을 살리자는 정책이냐는 말입니다.
'강을 살린다' '관광을 유치한다' '부산까지 빨리간다' 뭐 이런저런 명분을 내세우지만,
궁극적으로 '건설경기' 해보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마디로 '삽질경기' 해보겠다는 것이지요.
차라리! 솔직하게 '삽질경제'라고 말을 한다면야 토론이 될 수 있지만,
속셈은 숨긴 채 자꾸 '강을 살린다'고 속이고 있으니 억장이 무너질 뿐입니다.
 
3.
 
저는 개인적으로 한강에 배가 들어오길 소망합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만해도 한강에 배가 드나들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륙문명이자, 해양문명입니다.
아랍문명은 배를 타고 신라로 들어왔고,
장보고는 배를 타고 동남아를 넘나들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의 수많은 배는 한강으로 들어왔지요.
하지만, 2009년 지금.
한강은 죽어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한강으로 배가 들어와야합니다.
군산으로, 목포로, 부산으로, 속초로... 전 세계의 배들이 들어와야합니다.
하지만!
왜 못 들어오는 걸까요.
그 이유는 단적으로 '서해교전'이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이 나라의 바다는 불안합니다.
 
진정으로 한강이 살아나려면 배가 들어와야 합니다.
그러나 불안한 바다로는 그 어떤 배도 들어오려 하지 않습니다.
그 불안한 바다를 극복해보려는 노력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합의한 '10.4선언'이지요.
불안한 서해를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합의였지요.
만약 그 합의가 제대로 진척이 되었으면 제 생각에 내년 2010년이었으면 한강으로 대동강으로 온갖 배들이 드나들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말이 대단히 길어졌습니다만,
지금 2MB가 진정 민족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대운하(다른 말로 '4대강')를 팔 것이 아니라
철조망 철거작업에 착수해야합니다.
서해 평화지구 작업에 착수해야합니다.
그리고 철도를 놓아 유럽으로 뻗어나갈 경의선 개통에 착수해야합니다.
그것이야 말고 우리 민족을 다시금 대륙문명을 꽃피우고, 해양문명을 꽃피울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진정으로 한강이 살아날 길은 '통일'입니다.
 
4.
 
인간은 필연적으로 자연을 정복하며 살아갑니다.
그것이 우리 인간이 오늘까지 버티고 살아온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제 뒤돌아 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분일 뿐이고, 인간의 뇌와 문화 또한 자연 진화일 뿐이다'는 생물학자들의 말에 다 공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할 운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미국 영화 '트머로우'는 결코 먼 미래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도 뭔가를 파고, 부수고, 불태우고, 새로 짓기를 원합니다.
한마디고 '삽질'을 원하지요.
자연보다는 나의 '풀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지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간다면, 우리 아이들... 그리고 그 뒤의 아이들... 그들은 자연의 재앙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 것입니다.
우리 인류가, 그리고 우리 민족이 이 지구와 이 땅에서 오래도록 사랑을 속삭이고, 문화를 이어가자면 이제 뒤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결코
'삽질'이 능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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