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주황색끈] ‘슥’ 해서 ‘짠’ 만드는 생활창작워크샵 공간 새끼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09년 8호 기획기사

 

 ‘슥’ 해서 ‘짠’ 만드는 생활창작워크샵 공간 새끼

 

정소연
(문화연대 대안문화센터 활동가)

 

새끼줄을 꼬듯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작업한다.
새끼를 낳듯이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과 관계를 만든다.
하루 밥을 세끼 먹듯이 생활 속에서 열심히 작업한다.
자기 안에 있는 끼를 맘껏 발산한다.
일본어로 ‘자리’

 

얼마 전 망원동으로 이사를 했다. 오래된 빌라건물의 반지하 방의 칙칙한 벽지는 팍팍한 서울살이를 더욱 실감나게 해서 마음조차 우울하게 했다. 짐을 풀고 말고도 없이 벽부터 민트색 페인트로 쓱싹쓱싹 칠하기 시작했다. 두 방을 모두 민트색으로 바꾸는데 들어간 비용은 만 삼천원 남짓. 근사한 인테리어까지는 아니지만 내 손으로 바꾼 벽은 우울한 기분을 상쾌하게 바꿔주었다.
요즘 인터넷 블로그에는 와인박스로 수납함을 만드는 생활인테리어부터 선물 포장 예쁘게 하기, 스웨터짜기등과 같은 일상용품을 만들기, 심지어는 어그 부츠를 리폼 하는 전문적 정보까지 차고 넘친다. 그러나 보기에 좋은 떡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 법. 섣불리 시작했다 미처 끝내지 못한 채 굴러다니는 털실뭉치부터 몇 달째 그대로 굴러다니는 DIY전문 용품들까지 ‘창작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혼자하는 ‘창작’이 어렵기만 했다면. 무언가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는 존재하나 쉽사리 다듬어지지도, 꺼내지지도 않는다면 생활창작워크샵 공간 “새끼” 를 두드려 보자.

 

 

추운 연말 누군가에게 선물할 티셔츠를 만드는 강좌 [‘슥’ 드로잉 ‘짠’ 티셔츠] 부터 [새해다짐이 담긴 필통만들기]까지 새끼의 워크숍은 우리의 일상과 근접한 예술이다. 홍대 앞 프리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일상예술창작센터에서 마련한 공간 새끼는 프리마켓을 함께하고 있는 많은 작가들과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는 공간이다.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창작활동을 진행하며 일반시민, 지역주민, 작가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다. 공간을 찾기 조금 어려웠던 주택가에 있던 새끼는 얼마 전 마포구 연남동 미래사랑 아파트 상가건물로 공간을 옯겼다. 조금 더 사람들과 가깝게 일상속으로 들어온 공간은 작가들에게는 틈틈이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지역주민들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에게는 이러저런 소모임의 장소로 이용되기도 하고 무언가를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된다. 때론 자료실이 되고, 작업실이 되며, 전시공간이 되어 우리에게 ‘사용’ 되어지는 새끼는 그래서 분주하다. 새끼에서 진행되는 강좌는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만나지는 것들이다. 지난 10월에 진행되었던 ‘걱정인형만들기’ 는 일상 속에서 생겨나는 크고 작은 고민과 걱정을 믿고 털어 놓을 친구를 만드는 작업이었다. 인형을 만들어 걱정을 털어놓고 배개밑에 놓고 잠이 들면 잠자는 사이 그 인형이 걱정을 내다 버린다는 옛 인디언의 풍습을 따라 입던 옷을 이용하여 내 손으로 만든 걱정인형을 만들고 나면 있던 고민들도 다 사라져 버릴 것 같지 않은가? 

 

 

생활창작을 통한 일상의 변화는 우리의 일상을 보다 재밌게 소소한 즐거움으로 채우게 한다. 서로 소통하며 배우는 과정을 통해 바쁘게 일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고 일상의 순간들을 기록하게 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나의 삶, 이웃의 삶에 중심을 두며 스스로 창조해내는 작업들은 삶의 변화를 이끌어주기에 충분하다. 내안에 있는 창작의 욕구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막막하다면, 조금은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면, 재밌어보이지만 내게는 여전히 어려운 “예술”에 대해 나누고 싶다면 지금 새끼의 생활창작 강좌를 신청해 보자. 어쩌면 오늘 당신의 낡은 물건들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줄 지도 모르니 말이다.

 

새끼가 궁금하다면? http://cafe.naver.com/spacesaekki.cafe

 

+끈더하기


생활창작공간 새끼를 운영하고 있는 일상예술창작센터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기획자, 문화활동가, 작가, 시민, 학생등이 자발적으로 모여 문화생산과 소비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 창작자와 시민이 주체가 되는 문화공동체를 일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과 ‘생활과 문화가 만나는 마포희망시장’을 매주 토요일 열고 있습니다. 생활창작공간‘새끼’를 운영하며 생활창작아티스트들의 공동작업과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애쓰고 있고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창작을 실천하고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생활창작 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지역과 연령층을 대상으로 생활창작을 매개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공공미술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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