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초록색끈]에너지 농사짓기, 생명을 틔운다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10년 13호 기획기사

 

[초록색끈]에너지 농사짓기, 생명을 틔운다
- 지역에너지가 희망이다

 

정소연
(문화연대 대안문화센터 팀장)

 

어릴적 이방 저방의 불을 끄던 할머니가 입버릇 처럼 하던 말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이 나라에서…’ 오늘도 주유소를 들어가는 자동차의 네바퀴보다는 주유소 앞에 적힌 오늘의 기름값에 눈이 간다. 차를 처음 샀을 때만 해도 5만원이면 가득 채우던 기름은 이제 반이나 될까.

 

참말로 기름 한 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살기 어렵다 


한국은 에너지의 97% 를 수입에 의존하며 2006년 영국 석유회사 비피(BP)가 2006년 6월 14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GDP 대비 1인당 전력 소비량과 1차 에너지 소비 비율은 일본과 독일, 영국 등 유럽국가를 웃돌고 세계 온실가스의 4분의 1을 배출하는 미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2005년 통계를 보면 한국은 석유수입 5위 천연가스 수입 3위 석유 소비량 7위 에너지 소비량 10위 등 세계 최고 에너지 소비 국가다 (에너지 관리공단 에너지 통계연보)

 

이라크 전쟁의 원인이 석유라는 개나소나 다 아는 이야기 말고도 에너지 전쟁은 우리의 평화로운 삶을 위협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석유가 펑펑 솟아나는 국가의 국민들은 그 석유 구경도 못하고 석유 때문에 일어나는 전쟁에 목숨을 잃고 있다. 인류가 석유를 쓸 수 있는 기간은 길어봐야 40년이라고 하니 전쟁은 더욱 치열해 질테고 이마저도 머지않아 똑 떨어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인류의 미래라는 거창한 의제가 아니여도 서로가 공생할 수 있기 위해, 아니, 당장에 집 안에 형광등을 켜기 위해서 ‘에너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최근 먹거리부터 시작해 육아, 교육, 경제를 아우르는 다양한 지역네트워크들이 생겨나고 있다. 지역자치는 이제 더 이상 새로운 말이 아니며 다양한 네트워크들은 사라졌던 공동체를 복원하고 있다. 우리의 에너지에 대한 고민은 바로 이 지역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되고 해결해야 한다. 지역내에서 에너지 수요와 공급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는 에너지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즉, 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이 아닌 수요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관리 정책을 진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덧붙여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을 이용할 수 있는 계획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여기서의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이란 태양열, 풍력, 수력 외에도 쓰레기, 인간의 노동력등에 의해 생산가능한 에너지를 말한다. 너무 먼, 낯선 이야기로 들린다면 동네에서 쓰는 에너지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보자.

 

충남 홍성의 홍동면에는 똥으로 차를 끓여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가축의 분뇨나 음식물 쓰레기를 혐기성소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스를 바이오 가스로 만들어 쓰는 사람들이다. 제주시 도두동 하수처리장 역시 2005년부터 이 같은 열병합 발전을 이욯하고 있다.

 

독일의 니더작센 괴팅겐 인근에 있는 윤데 마을은 메탄가스를 이용한 열병합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이 방식으로 생산되는 에너지의 양은 윤데마을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양의 두배가 넘는다. 일본의 이와테현 구즈마키마을은 공공목장에서 생한되는 축분을 이용해 37킬로와트의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13톤의 분뇨 중 일부를 메탄으로 발효한 뒤 열병합 발전으로 플랜트 자체의 열과 전기로 사용한다. 중국 역시 부족한 에너지에 대한 답을 바이오 매스에서 찾고 있다. 땔감 대신 이용하게 되는 바이오가스는 산림을 보호하면서 가구당 1년에 1.5톤의 석탠에 달하는 에너지를 절약이 가능하게 한다.

 

어려운가? 그래, 어렵다. 에너지에 대한 고민은 과학적 지식에 무지한 우리에게 너무 어렵다. 하지만 꼭 필요한 고민이다. 지금까지의 에너지가 몇몇의 전문가와 국가의 영역으로 그저 공급받는 문제였다면 우리는 언젠가 그들이 공급을 중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평생 시달려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가 어떤 것인지, 어떤 에너지를 쓸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 위에서 예로 든 지역에너지 들은 기술의 문제가 아닌 관심의 문제이다. 이미 석유, 가스, 석탄을 대체할 기술들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단 이 기술을 활용해야 하는 우리의 관심이 부족할 뿐이다. 내집에서 사용하는, 우리 동네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에 대해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로서의 변화만이 40년뒤, 아니 그보다 더 코앞에 다가온 석유고갈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이지 않을까? 


끈 더하기

 + 충남 홍성의 풀무학교

 + 부안군 주산면의 유채씨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보급

 + 광주 남구 신효천 마을

 등등. 대체에너지라는 이름으로 검색한다면 수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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