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10년 20호 특집기사 3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10년 20호 특집기사 3

 

도심 한복판의 폐교 재생기 <3331 ARTS CYD>


김송희
(예술과 마을 네트워크 사무국장)

 

A SEED JAPAN 일정을 마치고 늦은 저녁에 만난 활동가 시게루씨가 안내한 지하 바. 뜨겁고 습한 일본의 여름 더위를 달래며 마신 유기농 맥주는 꿀맛이었다! 각설하고, 시게루씨는 이런 저런 얘기 도중 도쿄 한가운데인 치요다구에 폐교를 개조하여 젊은 문화예술인들에게 저렴하게 임대해주는 재미있는 곳이 있다며 정확한 이름과 장소를 찾아 메일로 보내주마고 약속했다. 일행은 호기심 발동! 보슬비가 내리는 금요일, 학교가 있다는 치요다구로 향했다.

 


아키하바라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 동네는 도로변 빌딩들과 그 뒤편의 일반 주택가가 섞여 있었다. 스에히로쵸역에서 내려 빌딩들 사이의 작은 골목으로 들어서자 오른편에 탁 트인 공원이 보였다. 그 공원 안쪽 하얀 3층 건물이 바로 우리의 목적지 <3331 ARTS Chiyoda >. 치요다구와 협의하여 원래 운동장이었던 땅을 주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다듬었다고 한다. 여름밤이면 홈리스와 연인들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고!


 

2010 년 3 월, "새로운 예술의 형태를 만드는" 거점이 되고자 만들어진 이 센터는, 현재 이 센터의 총괄 디렉터인 마사토 나카무라씨를 포함한 5명의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만든 ‘코만도A’라는 법인회사가 운영하고 지자체가 협조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도쿄와 일본 각지 또한 도쿄와 동아시아의 허브가 될 "21 세기형 대안 미술 공간"을 지향한다는 <3331 ARTS CYD>. 이곳의 코디네이터인 아사코씨의 설명에 의하면 ‘3331’은 전통축제 등 축하의 자리에서 감사의 뜻을 나타내며 마무리로 다같이 치는 박수로, 옛 에도시대부터 이어 왔던 무형 문화라고 한다. 그 리듬이 한국의 337박수와 비슷하다. 짝짝짝 짝짝짝 짝짝짝 짝!

 

 

우리가 갔을 때는 6월 26일에 예정된 오픈을 준비하며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하 1층과 지상 3층 건물인 학교는 그 원형을 보존하면서도 감각적으로 재탄생하고 있었다.

 


공원을 향해 탁 트인 1층은 누구나 이용가능한 라운지로 꾸미는 중이고, 지역 먹거리를 파는 상점도 들어와 있었다. 각 교실 중 일부는 월세를 받고 임대를 하고, 일부는 레지던시로 운영중이라고 한다. 이미 들어와 있는 작가나 단체들의 스튜디오를 구경하며 재미있었던 것은 일본어 까막눈 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다양한 단체들이 들어와 있다는 것이었다. 아티스트, 상업 갤러리, 디자인 회사, 공공미술 팀, 디자인 숍, 지역 먹거리 가게, 아닐 거라고 의심되지만 심지어 부동산으로 보이는 곳도!


 

자유학교 형식으로 아티스트 강좌도 시작해 젊은 아티스트들을 양성하고 해외 레지던스와 네트워크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한다.

치요다구와의 협의 내용에는 주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속해 있다고 한다. 그 일환인지 옥상에는 좋은 유기 토양으로 만들어진 채소밭과 잔디밭을 꾸며놓았는데, 동네 주민들에게 소액을 받고 임대하여 자유롭게 드나들며 스스로 채소를 키워 먹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란다. 지하에는 조그만 공연장도 만들어 지는 중이니, 주민들이 오가며 자연스럽게 이 센터의 활동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일본 단체 방문 기간 동안 주체가 어떤 성격을 갖느냐에 따라 활동의 결과물들이 명백히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남과 얼마나 다르냐가 아니라, 얼마나 즐겁게 그리고 진심으로 활동을 지속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만든 이곳이 상상력이 닿는 한 자유롭고 넓게 성장해나가기를! 

 

참, 이웃 나라지만 이웃 동네 가듯이 갈 수는 없는 일본!


먼저 홈페이지( http://www.3331.jp/ )로 구경가세요~ 저와 같은 외국어 까막눈이라면, 번역기를 돌려 읽는 방법도 나름 쏠쏠~ “재미가 있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