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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홈리스야학 이야기]2016년 홈리스를 둘러싼 현실 전망

[야학이야기] 야학 교사들이 만난 학생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꼭지

거리 홈리스와 닮은 꼴 “주말 배움터”
우선 저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홈리스야학에서 ‘달자’라는 애칭을 쓰는 교사입니다.
2008년 3월, 홈리스야학의 전신인 ‘홈리스 주말배움터’ 봄학기 컴퓨터 기초교실 보조교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8년 동안 교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처음 교사로 참여할 당시 주말배움터는 수업할 공간을 찾아 여기저기 떠도는 신세였어요. 그렇다보니 봄학기는 중구 자활센터에서, 가을학기는 노들야학에서 진행하는 식으로 옮겨 다녀야했습니다. 장소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수업 준비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일요일 아침이면 영등포 사무실에서 봉고차로 컴퓨터와 조리도구를 가득 싣고 배움터 장소로 이동했고, 장소 앞에 차를 대면 기다리던 학생들과 함께 무거운 CRT모니터·본체를 나르고 설치하고, 생활요리교실을 위해 조리도구를 책상 위에 배치하고, 배움터가 끝나면 다시 봉고차에 실어 나르는 과정을 몇 년 동안 반복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학생들에게 동질감을 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나와 다르지 않은 배움터. 큰 가방을 메고 오늘은 여기서 내일은 저기서 하루를 의탁하는 학생들의 생활과 말이지요.

주말배움터에서 정규 수업 외에 또 하나의 수업이 있었습니다. 수업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봉고차에 짐을 실어놓고 십시일반 돈을 걷어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사옵니다. 마로니에 공원 한편에 신문이나 박스를 깔고 앉아 술잔을 기울이면서 수업은 진행됩니다. 핑계일 수도 있지만 저 때의 술자리가 지금 저의 D라인 몸매의 기초를 다진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하하;; 그런데 이렇게 함께 술을 나눌 때는 입장이 바뀝니다. 교실에서는 제가 교사였지만 교실 밖에선 학생이 교사가 됩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안주삼아 술을 마시다보면, 나에게 당연했던 것들이 그들에겐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배우게 됩니다. 부모의 존재, 교육과정, 집 등 나에게 있어 당연했던 것들이 그들에겐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죠. 술자리가 깊어 갈수록 학생들의 삶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사회구조의 부조리, 관계의 파편화, 열악한 복지체계, 차별과 낙인 등 돈 주고도 배우지 못하는 ‘또 하나의 수업’이 주말배움터를 마치고 진행되었습니다.

요즘 뜸해진 또 하나의 수업
2010년 8월 ‘아랫마을 홈리스야학’이 시작됐습니다. 좁지만 안정적인 공간이 생겨서 짐을 지고, 이고, 나르는 일은 사라졌고 월, 화, 수로 나눠 수업이 진행되면서 수업의 수도 늘고 학생과 교사의 수도 늘었지만 ‘또 하나의 수업’의 횟수는 줄었습니다. 가끔 그때가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