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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13호-입장] 생존에 필수적인 간병인 제도

-간병인 서비스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아파도 돌봐줄 사람 없이 홀로 아픔을 달래는 홈리스들
아플 때 주변에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것만큼 서러운 것도 없을 것이다. 혈혈단신으로 타지로 올라와 생활하다 몸까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지만 주변에 누구하나 돌봐줄 사람 없이 홀로 아픔을 달래는 홈리스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 노숙 상태에 처한 사람이라면 그 서러움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 할 것이다. 노숙 상태에 처한 사람들의 특성상 병원에 입원을 한다는 것은 중증의 병일 확률이 높다. 한동안 안 보이다가 다시 만나면 “나 병원에 다녀왔어”라는 인사로 이야기를 시작한 적이 종종 있다. 아마도 일반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처럼 아프면 초기에 약을 먹거나 치료를 바로 받을 수 없는 현실로 인해 병을 키워 입원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면 중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거리 홈리스는 제대로 된 치료와 간병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아니다. 치료는 받겠지만 간병 서비스는 그렇지 못하다. 아직 대다수의 거리 홈리스들은 국공립병원을 이용하면서 이런 서러움을 겪고 있다.

감당하기 힘든 간병비 부담
속담에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가족일지라도 간병(곁에서 보살피며 시중 들어주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을 일컫는 말일 것이다. 가족도 힘든 일인 간병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일이겠지만 맡긴다 하더라도 그 비용을 감당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간병인 제도를 건강보험에서 급여로 보장하는 것이 마땅한데 현재 간병인의 비용은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왜 간병인은 비급여일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답변에 따르면 간병인은 의료법(제2조)에 의한 간호행위와 다르게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노인 또는 아동의 보호자 역할을 담당하는 단순근로자이므로 한국표준직업분류 상, "시설개인보호근로자"에 해당되며, 의료법에 준한 의료인력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환자의 간병 상 환자나 보호자가 간병인을 원하는 경우에는 사적 계약 관계에 의하여 사용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건강보험 범주 외라는 답변이다. 즉, 의료인력이 아니어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대로라면 혈혈단신의 거리 홈리스들은 병원에서 그냥 그렇게 지내다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2월에 발표된 ‘서울시 노숙인 의료보호 사업 시행 지침’만 보더라도 거리 홈리스들에 대한 간병인 서비스에 대해서는 단 한 줄도 적혀 있지 않다. 이런 간병인과 관련된 일은 비단 거리 홈리스에게만 머물지 않고 빈곤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가 겪는 병원에서의 서러움일 것이다. 간병인을 고용하려면 하루에 6만원이 든다. 한 달만 입원을 하더라도 200만원을 웃도는 돈이다. 개인 간병인 고용이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직접 간병을 하거나 간병인을 고용했지만 간병비 부담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는 뉴스 기사도 왕왕 보도된다.

생존과 관련된 간병인 서비스
간병인이 없어 힘들었던 한 홈리스의 사례를 보자. 기초생활보장 일반수급을 받는 J씨는 목 디스크 수술로 K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한 달 보름 정도 입원을 했다. 수술 후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1인가구여서 주변에 간병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고 개인 간병인은 돈이 없어 꿈도 못 꾸는 상황이었다. 병원에서 운용하는 무료 간병인 제도를 알게 되어 신청했지만 대기자가 많다는 이유로 기다려야 했고 며칠 후 간병인이 왔지만 낮 동안만 간병 업무를 하고 돌아간다. 야간에는 병동을 담당하는 간호사들이 간병을 하는데 몸이 아프거나 필요한 것이 있을 때 호출 스위치를 눌러도 간호사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K병원의 무료 간병인 제도는 2주를 기본으로 하고 연장을 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이런 사례는 비단 J씨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특히 야간 간병은 간호사 2명이 수십 명의 환자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 제때 필요한 서비스를 받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일 것이다.
이런 사례만 보더라도 거리 홈리스나 1인가구에게 간병인 제도는 필수적이다 못해 생존과 관련된 일이다. 그러면 간병인 서비스는 제도화가 불가능한 것일까?

간병서비스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보호자 없는 병원’이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007년 보건복지부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논의되어 2011년 보건복지부 2차 사범 사업과 2012년 경상남도, 인천, 충청남도, 충청북도 등의 지방자치단체 공동 간병인 사업을 거치면서 서울시에서도 2013년 1월 17일 서울형 보호자 없는 ‘환자 안심 병원’을 서울의료원에서 시작했다. 환자 안심 병원의 주요 내용은 환자 및 가족의 경제적, 신체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간병비를 지원해주거나 (공동 간병인 사업이 아닌) 간호사의 수를 늘려 간호사 1인당 환자 비율을 7명까지 줄여 간호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보호자 없는 병원의 방식에서 한 발짝 나아간 형태이다. 보호자 없는 병원은 지자체별로 운영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결국 간병비(의료비)가 부담스러운 국민에게 간병서비스를 제공하여 간병비를 낮추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하지만 지자체의 제한적인 예산으로 인해 아직은 힘겹게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충분한 간호인력 확보와 간병서비스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가족․사회적 관계가 파탄난 홈리스의 간병인 지원은 노숙인 지원체계 내에서 시급히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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