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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29호] 새로운 생활보호 수급자 감독의 시도: 오사카 수급자 결제카드 시범 사업

[요세바 통신]은 일본의 홈리스 소식을 전하는 꼭지입니다.

  오사카 시장이 보호자 중 월 3만엔 (30만원)을 카드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http://logmi.jp/32679 에서)
2015년 첫 호에는 오사카시의 수급자 카드 시범사업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오사카 시장인 하시모토 씨가 2014년 12월 26일, 생활보호비의 일부를 물건을 살 수 있는 카드로 지급하는 모델사업을 2015년 4월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생활보호 수급자가 한 달에 80만원을 받는다고 합시다. 실제로 오사카 시 1인 가구 수급자는 80만원 정도를 받고 있습니다. 방 값은 별도로 최대 42만원을 받습니다. 합계 120만원!). 그럼 그 중 3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게 아니라, 물건을 살 수 있는 카드로 지급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몇 번 시도된 바 있는 상품권 지급과도 비슷합니다. 다른 점은, 상품권이 아니라 결제 카드이기 때문에 수급자가 무엇을 구매했는지 그 기록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하시모토 시장은 이를 위해서 결제카드 회사인 비자와 제휴를 맺고, 비자카드 결제가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시범사업을 준비 중인데,생활보호를 받는 사람들 중 돈을 받자마자 전부 탕진해 버리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모집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하시모토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수급자 모두를 참여시키고자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술 먹고 빠징코를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여기에는 ‘알코올 문제’ 나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돈을 받자마자 다 써버리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금전관리’ 서비스, 즉 사회복지 서비스의 하나라고도 발언했습니다.

그런데 예상되는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요. 첫 번째는 카드 가맹점이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역시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 그 많은 자동판매기에서 음료수를 사먹고 싶어도 카드로 결제할 수는 없습니다. 두 번째는 역시 개인의 사생활 문제가 있습니다. 무슨 물건을 언제 사는 지를 구청 직원이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샀는지 하나하나 확인을 받는 것을 즐거워 할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겁니다. 셋째로, 원래 생활보호는 현금지급이 원칙입니다. 그 현금으로 무엇을 사던지, 수급자 자신의 결정에 맡긴다는 원칙입니다. 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법률가나 변호사 단체들로부터 제기되고 있습니다. 넷째, 카드 사용의 강제는 알코올이나 정신질환의 대책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겁니다. 알코올이나 정신질환의 해법은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이렇게 임시방편의 수단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근본적인 해결방법보다 임시방편으로 무조건 막아보자는 단순한 문제의식은 아닌가 라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카드 회사가 생활보호라는 공공정책에 깊숙이 관여함으로써 새로운 사업 영역이 만들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결제를 할 때마다 수수료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세금으로 카드회사를 배불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겁니다. 또한 카드기를 설치하지 못한 영세업자는 갈수록 영업하기가 힘들어지고, 카드기를 설치한 대형 슈퍼는 수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변호사 등 전문가 모임인 ‘생활보호문제대책전국회의’는 1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금급부 원칙에 반하여 위법’이라는 취지를 발표하고 하시모토 시장에게 철회를 요구하는 요망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이렇게 수급자의 소비를 통제하려고 하는 배경에는 수급자의 돈이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고가 깔려 있습니다. 소중한 돈을 수급자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게 아닌, 유흥이나 술과 같은 개인적 쾌락을 위해 써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수급자가 받는 돈은 일종의 ‘권리’이기 때문에,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입니다. 향후 어떻게 사건이 전개될 런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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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덕영 / 회원, 리츠메이칸대학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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