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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30호] 공원은 누구의 것인가?

미야시타 공원의 나이키 공원화를 반대하는 투쟁

[요세바통신]

구립 공원이 나이키 공원으로?
일본의 시부야 구에는 미야시타(宮下) 공원이 있습니다. 1930년대에 만들어진 이 공원은 역사도 깊고 도심 한복판에 있어서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그리고 1990년대부터는 미야시타 공원에서 생활하는 홈리스도 증가하기 시작하여 홈리스 단체들이 급식을 하거나 지원을 하는 활동 거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공원 관리 책임자인 시부야 구는, 홈리스 문제와 점차 노후화되는 시설 보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방안으로, 이 미야시타 공원의 이름을 스포츠 회사에 팔아넘기고, 대신 그 회사가 공원 보수와 운영을 맡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합니다. 그 스포츠 회사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나이키’입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원 이름을 ‘미야시타 나이키 파크’로 하고, 스케이트 보드장이나 산악훈련장 등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연간 1억 7천만원씩 10년간 나이키가 지불하는 것이었습니다.

  “미야시타 공원 나이키화 계획 반대!” 포스터 [출처: \'미야시타 공원 보호 연합’ 블로그에서]
공원의 민영화에 대한 홈리스 단체의 움직임
이 계약은 2008년 5월에 홈리스 단체들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홈리스 단체들은 ‘모두의 미야시타 공원을 나이키화 계획으로부터 지키는 모임’을 결성합니다. 이 단체는 만약 공원 이름이 ‘나이키’ 공원으로 바뀌고, 또 공원 운영권이 ‘나이키’에 넘어가게 되면, 결국 ‘나이키’는 이익을 위해 공원을 활용하게 될 것이고, 시민들이 돈을 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줄어들 것이라 우려하였습니다. 또 홈리스가 공원에서 쫓겨날 위험도 지적하였습니다.
2010년 9월 15일 미야시타 공원은 공사를 위해 전면 폐쇄되었습니다. 그리고 9월 24일 행정대집행으로 인해 홈리스 텐트가 별다른 고지 없이 철거당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비원과 인권 활동가 및 노숙인이 충돌하여 수 명의 사람들이 부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부야 구는 공원의 이름은 변경하지 않겠다는 기자회견과 함께 공원 개보수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2011년 4월 11일 예술가와 노숙인, 그리고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불법적인 강제철거에 항의하고, 미야시타 공원을 둘러싼 시부야 구와 나이키 간의 계약이 불투명하다는 점 등을 내세워 소송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공원을 둘러싼 대립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소송이 들어간 지 며칠 후인 4월 30일 공원은 새롭게 개장을 했습니다만, 이에 반대하는 단체들과 경찰이 충돌하여 2명이 체포되었습니다.

  풋살 경기장의 벤치. ‘풋살 관람용 벤치. 이곳에서 잠을 자는 행위는 모두에게 폐를 끼치므로 삼가 주세요’라고 쓰여 있다 [출처: ‘모두의 미야시타 공원을 나이키화 계획으로부터 지키는 모임’ 블로그에서]
공원 이용 규칙의 엄격화와 홈리스의 배제
새롭게 개장된 공원은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이동을 편리하게 하는 등 여러 편의시설이 마련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설이 유료화 됨에 따라 이전보다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예전에는 24시간 개방이었지만 밤 10시 30분에 전면 폐쇄하도록 운영 규칙이 변경되었습니다. 그래서 홈리스는 공원에서 생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근처의 다른 공원도 사용 조건이 예전에 비해 엄격해졌습니다. 근처의 미타케(美竹)공원, 진구도오리(神宮通)공원도 24시간 이용에서 야간 이용 금지로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이로 인해 공원에서의 노숙은 원천적으로 금지되었습니다. 또한 모든 행정 관련 사무소가 문을 닫아 노숙인에 대한 지원이 없는 연말연시에 진행하였던 급식 활동 등의 노숙인 지원, 그리고 노숙인 동료가 함께 힘을 모아 겨울을 이겨내자는 ‘월동 투쟁’도 연말연시 공원을 폐쇄함으로써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소송의 일부 승소와 과제
2011년에 제기한 위법적인 강제철거 및 불투명한 계약과 관련된 소송은 2014년 3월 13일 최종심이 내려지면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홈리스 당사자와 인권단체가 제기한 내용 중 일부를 받아들이는 부분적인 승리로 끝났습니다.
먼저, 나이키에게 공원의 이름과 운영권을 넘기는 것은 지자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행하지 않은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시부야 구는 공원의 이름과 운영권을 넘길 때 경쟁 입찰을 해야 됨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임의적으로 나이키와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습니다. 또한 철거 과정에서 홈리스에 대한 퇴거 명령은 무리한 것이어서 국가배상법상 위법이었으며, 그곳에서 오랫동안 거주하였고 짐들이 남아 있어, 직접 통지할 수 있었음에도 제대로 통지하지 않은 것도 위법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사항들로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홈리스 당사자들에게 시부야 구는 110만원을 지불할 것을 판결 내렸습니다. 금액으로 보면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시부야 구의 나이키 공원화 계획이 절차상으로 문제가 많다는 것이 지적된, 매우 의미가 큰 판결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남겨진 과제는 매우 많습니다. 일단 나이키 공원화가 된 미야시타 공원은 이후에도 크게 변모해갈 것이 예상됩니다. 시부야 구는 내친김에 미야시타 공원에 한 부동산회사와 함께 큰 빌딩을 지으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큰 빌딩이 들어서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원이 아닌, 일부 업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공원을 활용하게 되어, 결국 빈곤한 사람들이 공원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2020년 올림픽 개최지로 도쿄가 결정되어서 홈리스를 되도록 보이지 않게 하려는 정책이 시행될 것이 예상됩니다. 그래서 이 소송에 참여한 각 단체들은 작은 승리를 거두었지만, 그 이후의 미야시타 공원를 둘러싼 시부야 구의 계획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