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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30호] 수급당사자를 복지수급권의 중심에

「주거급여 실시에 관한 고시」의 문제점

[진단Ⅱ]

작년 말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새롭게 시행되는 주거급여가 “100만 세입자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다. 그러나 <주거급여법>을 보면, ① 선정기준에 여전히 부양의무자기준을 두고 있는 점, ② 선정기준인 중위소득 43%가 종전 차상위계층(1인 가구 74만원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 따라서 대상자 확대가 그다지 넓지 않을 것이라는 점, ③ 지급되는 급여수준 역시 높지 않아 1급지(서울시)의 민간임대주택에 거주하는 1, 2인 가구 외에 급여상승분이 크게 체감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7월 주거급여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2월말 「주거급여 실시에 관한 고시」가 예고되었다. 행정 고시는 <행정절차법> 제46조에 따라 수행되는 것으로서, 행정청이 1. 국민생활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사항 2. 많은 국민의 이해가 상충되는 사항 3. 많은 국민에게 불편이나 부담을 주는 사항 4. 그 밖에 널리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는 사항에 대한 정책, 제도 및 계획을 수립·시행하거나 변경하려는 경우에 이를 예고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예고기간은 20일 이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글은 주거급여법을 행정(시․군․구, LH등 조사기관)이 집행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다루는 <주거급여 실시에 관한 고시>를 검토하고 그 문제점을 정리한 것이다. 지난 3월 말 국토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수용 여부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는 상태이다.

임대인을 위한 법인지, 수급자를 위한 법인지
우선, 제9조부터 살펴보겠다. 제9조는 주거급여 수급자의 체납상황을 ‘임대인의 신고’ 즉 집주인의 신고를 통해 확인하도록 하고 있으며, 제14조는 임대인이 시․군․구, 인터넷, LH 등 조사기관 등 다양한 경로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고 제11조는 임대인이 체납신고를 하면서 본인이 직접 수령하겠다는 신청서(월차임 직접수령 신청서)를 제출하면, “수급당사자의 동의 여부도 묻지 않은 채”, 임대인에게 주거급여를 가져가도록 하였다. 이것이 과연 임대인을 위한 법인지, 수급자를 위한 법인지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한편 제9조 제3항에서는 연체기간을 3개월로 규정하고 이 기간이 지나 연체되면 주거급여를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만나는 다수의 빈곤가구는 의료비, 교육비 등이 과다 지출될 경우 임대료를 체납하게 되고 그 기간도 대부분 3개월을 넘는 게 다반사다. 이 조항은 민간임대주택에는 비현실적 조항일 뿐이다.

제9조(월차임 연체 사실의 확인)
① 조사기관은 법 제11조에 따른 확인조사(이하 “확인조사”라 한다) 또는 임대인의 신고 등을 통하여 수급자가 법 제14조제2항제2호에 따른 월차임 연체(이하 “월차임 연체”라 한다)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다만, 임대인이 규칙 별지제1호서식에 따른 월차임 직접수령 신청서(이하 “월차임 직접수령 신청서”라 한다)에 첨부서류를 포함하여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한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조사기관의 확인은 생략할 수 있다.(중간생략) ③ 제1항의 월차임 연체는 3개월 이상 각 월의 연체액이 각 월의 월차임에서 주거급여액을 차감한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

제14조(임대인의 신고)
① 임대인은 수급자가 3개월 이상 월차임을 연체한 경우 시장․군수․구청장 또는 조사기관, 인터넷 홈페이지신고 등의 방법으로 별지 제3호서식에 따른 월차임 연체 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다.(이하생략)

제11조(월차임 연체에 따른 임대인 지급) 시장․군수․구청장은 임대인이 월차임 직접수령 신청서를 제출하는 경우에는 급여를 중지하지 아니하거나 중지된 급여를 재개하여 급여를 임대인 명의의 계좌로 지급한다.


둘째, 제10조는 “임대인에 의해 연체사실이 확인되는 즉시 수급중지통지서를 급여당사자에게 보내도록” 하고 있다. 사실 여부나 체납 사유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중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해당 가구의 소명절차이다. 왜냐하면 그간 우리는 행정의 일방적인 급여 삭감 혹은 급여 중지로 인해 자살까지 내몰리는 무수한 수급가구를 봐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급여 중지를 집행하기 이전 반드시 가구상황을 살펴봐야 하는 조항이 필요하다.

제10조(월차임 연체에 따른 급여의 중지) ① 제9조에 따라 수급자의 월차임 연체사실이 확인된 경우 시장․군수․구청장은 수급자에게 서면으로 공통서식 별지제6호서식 사회복지서비스 및 급여 중지 통지서(전자문서를 포함한다)를 통지하며...(이하생략)


셋째 제12조 1항의 1목을 보면 연체된 월차임 중 임차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이 지급됨을 임대인이 확인해주면, 주거급여가 다시 당사자에게 지급되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주거급여 수급가구, 즉 당사자의 체납사유에 대한 소명”과 이에 대한 공공의 실태확인조사, 더 나아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제12조(수급자 명의로의 재변경)
① 제11조에 따라 임대인 명의의 계좌로 임차급여를 지급하고 있으나 다음 각 호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수급자 명의의 계좌로 임차급여를 지급하여야 한다.
1. 수급자가 별지서식 제2호에 따른 월차임 납부 확인서 및 첨부서류를 제출하여 임대인에게 연체된 월차임 중 임차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였음이 확인된 경우


넷째,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에 대한 차별적 지급방식이다. 제16조 공공임대주택 입주가구의 경우 당사자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공공기관 즉 LH나 SH로 직접 지급이 규정되어 있다. 이는 수급가구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현행 생계급여의 대폭적 상승이 없다면 공공임대주택 입주가구의 박탈감이 클 것으로 사료된다.

제16조(공공기관등에 대한 임차급여)
① 법 제7조제4항에 따라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 또는 지방공기업(이하 “공공기관등”이라 한다) 명의의 계좌로 임차급여를 지급하는 경우에 그 지급액은 해당 임대차계약서의 월차임을 초과하지 아니한다.(이하생략)


그 밖에도 제27조와 33조에 명시된 신청 이후 통보까지 소요되는 총 기간을 보면 사실 너무 길다. 삶의 기본요소인 생계와 주거를 보장하는 급여라는 성격을 고려해, 이에 대한 적절한 기간 조정이 필요하다

주거급여의 목적은 수급가구의 주거조건을 안정화하는 것
짧게나마 행정고시의 내용을 검토해 보았지만 주거급여 집행이 임대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으로만 보이지 수급당사자의 권리가 우선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는 그간 현금급여였던 주거급여를 현물급여로 운영하고자 하는 국토부의 취지, 즉 바우처방식에 지나친 무게를 실어주어 수급당사자의 자기결정권마저 빼앗는 형태가 나타난 것이다. 주거급여의 목적은 수급가구의 주거조건을 안정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급여시행 역시, “수급당사자를 복지수급권의 중심에 두고” 주거조건의 안정화를 비용적인 측면, 물리적인 환경측면에서 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