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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31호] 홈리스를 셈하는 법 - 일본의 홈리스 규모를 둘러싼 논란

[요세바 통신]은 일본의 홈리스 소식을 전하는 꼭지입니다.

  하천변에 홈리스 거처를 방문하여 조사하고 있는 조사원 [출처: NPO법인 SSS블로그 http://ameblo.jp/sssblogs/entry-12019997249.html]
홈리스 규모 파악의 중요성
홈리스의 규모는 홈리스 정책을 계획하고 집행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만약 홈리스 규모가 증가했다면, 홈리스 정책에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고, 감소한다면 그만큼 홈리스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홈리스가 더 많다면, 한국 홈리스 정책의 문제점은 더욱 부각되겠지요. 그래서 홈리스 규모는 그 국가의 홈리스 정책을 평가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각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홈리스 옹호단체들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매년 1월 전국의 홈리스 규모를 파악하여 4월 즈음에 발표를 합니다. 올해 역시 1월에 전국적인 조사가 실시되었으며, 4월 28일에 발표가 되었습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015년의 경우 일본에는 총 6,541명의 홈리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성별로는 남성이 6,040명, 여성이 206명으로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2015년 조사결과는 2011년의 10,890명에 비해서 무려 4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거처별 조사결과는 하천변이 2,022명(30.9%)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도시공원 1,583명(24.4%)입니다. 그 외에 기타 시설에도 1,413명(21.9%)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하천변의 홈리스 거처 [출처: http://blogos.com/article/111192/]
홈리스의 정의와 조사 방법의 문제점
그런데 이러한 통계가 발표되자, 여러 사람들이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일본에 그렇게 홈리스가 적을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원단체의 활동가들은, 이 조사 자체가 일본의 홈리스 현실을 잘 나타내고 있지 못하며, 따라서 이 발표 결과에 기반하여 홈리스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쿄에 있는 반빈곤 시민단체 핫 플러스의 대표인 후지타 다카노리씨는 한 인터넷 매체에서 이번 조사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습니다(http://blogos.com/article/111192/).
먼저 누가 홈리스인지를 판단하는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관찰자의 주관적 판단에 너무 의지한다는 점을 듭니다. 예를 들어, 밤에 조사를 해야 된다는 규정이 없어서 낮에 옷이 허름한 사람을 홈리스로 세는 지역도 있다는 것이지요. 후지타씨는 홈리스 중에는 출근을 하거나 면접을 보기 위해 깨끗한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보다 명확한 규정이 없으면 조사 자체가 너무 허술하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두 번째는 일본 홈리스의 정의가 너무 협소하다는 지적입니다. 홈리스는 매우 유동적이어서 어떤 날은 PC방에서, 어떤 날은 쪽방 같은 곳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매우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홈리스 정의는 공원, 하천, 역사 등 지붕이 없는 곳을 거처로 하는 사람들만을 홈리스로 하기 때문에 홈리스의 특성을 무시하는 정의라고 비판합니다. 따라서 그렇게 좁은 정의 하에서 홈리스 규모는 매우 적게 집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후지타 씨는 보다 폭넓은 홈리스 정의에 따라 조사를 한다면 훨씬 많은 사람들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고, 홈리스의 현실에 맞는 정책을 고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홈리스 규모는 홈리스의 정의와 “누구를 홈리스로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 등이 얽혀 있어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활동가들은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가 너무나 터무니없다고 여기기에 이렇게 비판을 하는 것이겠지요.
한국의 노숙인 규모는 2013년 현재 노숙인 쉼터나 예전 부랑인 시설에서 지내는 사람을 포함하여 모두 12,656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보건복지데이터포털 사이트).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이 숫자는 많다고 느껴지십니까? 적다고 느껴지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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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덕영 / 리츠메이칸대학원생, 회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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