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홈리스]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홈리스 단체를 통해 홈리스의 현황을 전하는 꼭지입니다.

소지품 압수, 홈리스를 쓸어내기 위한 첫 단계
칫솔과 치약, 비누, 신발, 옷, 담요, 그리고 비닐봉투. 앞으로 이 물건들은 압수 목록에 포함될 물건들이 될지도 모릅니다.
지난 6월, 미국 로스엔젤리스(LA) 시의회는 홈리스 텐트에 대한 단속을 허용하는 조례를 승인하였다고 합니다. LA 시의회는 수십 년 동안 도시에서 홈리스를 ‘쓸어내기’ 위한 첫 단계로 거리의 텐트에서 야영하는 홈리스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LA 시장은 홈리스들의 소지품을 압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홈리스들이 자신의 손으로 만든 임시거처를 철거할 권한을 부여하는 두 가지 조례에 서명했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이 조례를 위반할 시에는 형벌을 부과하는 조례개정안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시의회의 의장도 곧 개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즉각적인 집행이 이루어질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조례는 서명과 공표가 이루어지자마자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새로운 조례는 4년 동안 주 전역에 걸쳐 자동차나 거리에서 캠프 생활을 하는 홈리스 인구가 약 85% 정도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승인되었다고 합니다.

1억 달러의 절반을 경찰 예산으로
행정 담당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 재정에서 홈리스와 관련한 예산으로 1억 달러 정도를 지출하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경찰 예산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주거 확대를 위한 정책에 투입되어야 할 예산이 경찰 예산으로 확대되는 꼴입니다.
기업가들은 건강과 안전과 관련한 우려를 제기하며 보도와 골목을 차단하고 보기흉한 텐트를 제거하는 것이 ‘균형 있는’ 접근 방법이라며 시의회의 결정에 지지를 보냈습니다.
홀로 반대표를 던진 한 시의원은 그러한 접근방법이 거리의 홈리스를 지원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시행하지 않으면서 홈리스를 범죄화하는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가난한 사람에 대한 전쟁이 아니라 빈곤과의 전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홈리스를 쫓아내는 정책이 아니라 홈리스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에 대한 전쟁이 아니라 빈곤과의 전쟁을 해야 한다
LA의 26,000여명에 이르는 도시 홈리스의 압도적인 다수는 거리에서 살고 있습니다. 쉼터 관계자들과 주거 전문가들은 시설이 포화 상태이며 홈리스들이 갈 수 있는 공간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합니다. 홈리스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화장실, 샤워실, 쉼터와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시설들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였지만,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거리와 보도뿐만 아니라 공원까지 관리대상에 포함되는 새로운 조치는 홈리스들이 살고 있고,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할지라도 경고 통지 후 24시간 내에 홈리스들의 텐트와 소지품을 가져갈 수 있는 권한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압수할 수 있는 소지품 목록에서 제외되는 것은 약품과 개인적인 서류들에 불과합니다. 소파나 매트리스와 같은 대형 품목은 경고 통지 없이 곧바로 압수 및 해체할 수 있습니다.

법원의 명령에 따라 홈리스들은 거리에서 밤 9시부터 새벽 6시까지 잠을 잘 수 있지만, 텐트는 낮 시간 동안은 분해하여 창고에 보관해야 합니다. 압수한 물건들은 90일 동안 보관하는데, 이 물건들을 보관하는 유일한 창고는 홈리스 시설인 스키드 로에 있습니다. 보관 창고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아가는 홈리스들에게는 매일 창고에서 물건들을 가져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수 있습니다. 조례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은 이민자들은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박탈당할 수도 있습니다.

형벌화 조치, 또 다른 장애물
이러한 조치는 홈리스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정책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문제에 대한 미봉책에 그칠 뿐이며 광범위한 지역에서 홈리스 상태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과 대립을 조장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형벌화 조치는 홈리스 상태에서 벗어나는데 또 다른 장애물을 추가하는 셈이며, 실제로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효과를 낳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