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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기고]홈리스의 노동

[기고]는 홈리스 상태에서 겪게 되는 일상사나 느낌, 의견들을 보내 온 글 또는 인터뷰한 것 입니다.


“홈리스 힐링카페 ‘별일인家’”의 사업 중단은 현행 홈리스 일자리대책의 성격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그간 행정은 시설입소와 함께 ‘자활’을 홈리스 정책의 중심으로 삼으며 일을 통한 노숙 종결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런 대책은 일자리의 질과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한 채 시정 홍보에 치중하기 일쑤였다. “홈리스 힐링카페 ‘별일인家’”가 광고업체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후 업체와 서울시 홍보에 동원되었으나, 4개월 뒤 슬며시 자취를 감췄듯 말이다.
홈리스뉴스는 그간 서울시 노숙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던 세 분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경험했던 ‘노숙인 일자리’ 사업의 현실을 들여다보았다. 언론과 시정 홍보 매체가 아니라 홈리스의 입에서 나오는 경험담이 현실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 분 모두 서울시 ‘노숙인 특별자활근로’, ‘노숙인 일자리 갖기 사업’에 참여했으며, 이들 중 두 분은 ‘코레일 노숙인 자활근로(희망의 친구들)’에도 참여한 바 있다. 또한 이들은 ‘희망근로’, ‘공공근로’, ‘자활근로’ 등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복수의 공공 일자리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서울시 노숙인 일자리

▲ 서울시 노숙인 일자리 갖기
“근로능력이 있는 노숙인에게 민간영역 일자리 지원 전단계로서 근로습관 유지 등을 위한 일자리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공원청소, 공공시설물청소, 복지업무보조, 민간기업 자원재활용, 장애인직업재활 시설 도우미 등”을 작업 내용으로 하며, 참여시간은 일 4~8시간, 기본 참여기간은 1년이다. 2015년 배정인원=290명. 급여=26,000~ 60,0000원/1일

▲ 서울시 노숙인 특별자활근로
“근로능력 미약자, 거리생활자, 취업준비가 필요한 노숙인들에게 단시간 경노무를 제공함으로서 기초생계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노숙인 시설 청소, 급식 보조 등 경노무”를 작업 내용으로 한

다. 1개월 단위 계약으로 참여일은 자활시설 12일, 일시보호시설/쪽방은 15일로 1년 기본 참여기간은 6개월이다. 2015년 배정인원=756명. 급여=5,580원/1시간, 27,900원/1일

▲ 코레일 자활근로(희망의 친구들)
코레일, 서울시,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의 협력사업으로 서울역 일대 거리홈리스를 대상으로 2012년 3월 28일 시범사업 형태로 시작되었다. 코레일이 급여를 지급하고 서울시는 월 25만원의 고시원 등에 대한 월세지원을 맡았다. 작업내용은 서울역 광장 및 역사 내 청소며, 코레일 측은 6개월 간 시범사업을 거쳐 포터업무 등 보다 전문적인 일자리를 지원하기로 하였다. 지원인원=20명. 급여=40만원/월

이것이 노동인가?
일에 대한 보상은 비단 급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해당 작업이 제공자, 참여자 모두에 있어 ‘노동’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고, 적정한 급여가 그에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서울시 노숙인 일자리가 이런 점에서 취약함을, 주로 특별자활근로 참여 경험을 통해 지적하였다.

“그거는 진짜 뭐 죽지 말라고 당장 죽지 말라고 임시로 시켜주는 거고 어… 뭐 그거는 일이라고 볼 수는 없죠. … 그거가지고 그걸 또 어디 가서 경험이라고 이력서 쓸 수도 없는 거고 그렇죠. 오히려 창피하기만 한 거고. 자활했다는 건. … 자활하는 사람도 고맙다고 생각도 안 하고 자기들도 뭐 시키면서 뭐 그렇고(A씨)”

“일단 목표가 없죠. 이거를 해 가지고는 딴 데로 가야 된다 그런 목표의식이 없어요. 그걸 하다 보면. 장기간으로 하다 보면 특히 3개월이면 잠깐 바깥에서 안 잔다 뿐이고 그것 끝나고 나면 다시 또 바깥으로 가야 되잖아요. 3개월 일 해 봐야 돈 모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방세 내면 없으니까. 또 6개월 한다고 그래서 6개월 지나고 난 다음에 뭐 그것 가지고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수급자가 돼 있는 것도 아니고 일반으로 계속 가는 건데. 그래서 현상 유지만 계속 되는 거죠. 그거 해 가지고 인제 그 이후에 6개월 이후에 뭐가 또 발전이 있어야 되는데 뭐…(B씨)”

“지금 현실적으로 보면 약간의 청소 또는 하루에 5시간 근무인데 실제로 일하는 거는 1시간 정도? 길어야… 그리고 나머지 4시간은 대기기간. 솔직히 의미가 없잖아요. 그런 거보다 이제 다른 뭔가 내가 이제 자활급여를 적은 금액이지만 이 돈을 받고 진짜 내가 뭔가 일을 했다 그런 걸, 그런 사업, 일자리 사업을 발굴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물론 일자리 자체가 뭐 많이 늘어나는 것도 좋겠지만 이제 그런 쪽으로 생각을 해야 될 시점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C씨)”

한편,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 조치 이듬해인 2012년부터 코레일과 서울시에서 함께 진행한 ‘희망의 친구들’이란 사업은 일자리에 참여한 홈리스가 거리홈리스를 제재하는 역할을 하도록 해 그에 따른 심적 갈등도 컸다 한다. 또한 코레일은 위 사업 참여자들 중 ‘환승도우미’를 선발하기로 했으나, 이 역시 현실과 달랐다.

“작년에는 세 번 순찰 돌고, 경찰하고 용역경찰하고 같이 거기 서울역에 아예 못 앉아있게끔, 못 누워있게 술 못 먹게. … 경찰들하고 철도경찰하고 우리하고 삼각으로, 20명씩 쭉 경찰들은 아예 서울역 광장에서는 술도 못 먹게 하고 못 누워있게 하고 그렇게 했었어요. … 미안하기도 하고. 그냥 누워있는 사람들 자꾸 뭐 실랑이하고 그래야 되니까. … 나도 괜히 아이고, 이게 일보다도 그런 게 좀 스트레스 받더라구. 실랑이 하는 게. 그때는 청소가 아니라 작년에 업무가 그렇게 바뀐 거에요.(A씨)”

“6개월 일 하고 환승도우미 할라고 자꾸 쑤셨는데 조금만 기다려 봐라 기다려 봐라 했는데 나 들어가고 부터는 추가 인원을 한 명도 안 뽑았어요.(A씨)”

“환승도우미 사업 자체가 규모를 줄인 모양이더라구. 전에는 뭐 부산, 대구, 용산, 서울역 큰 대도시 KTX 정차역에는 배치가 됐었는데 부산, 대구 사업 자체는 없어진 걸로 알고 있거든요.(C씨)”

  2010년 9월, 서울시의 노숙인 특별자활근로 참여 인원 삭감 규탄, 홈리스의 안정적인 일자리 대책 요구 집회 모습
차별
서울시 ‘노숙인 일자리’는 거리, 시설, 일시적으로 쪽방에 거주하는 이들에게 제공된다. 사업에 따라 정책 대상을 특정하는 것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한 것이지만, 정책 대상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일자리 참여 도중 차별의 문제를 겪었는데, 특히 서울시 사업소나 공사・공단, 복지시설 등에 위탁 형태로 진행되는 ‘서울시 일자리 갖기’ 사업에서 차별 경험이 많았다.

“인제 그런 사람들이 우리를 무시하죠. 우리는 노숙인 일자리이고 자기들은 일반 일자리다. 월급 차이는 얼마 안 나지만 그런 거 갖고도 많이 싸움을 하죠. … 분위기가 그렇게 만들어요. 자기들끼리 예를 들어서 커피 먹는 카페 이런 게 있잖아요. 자기들끼리 서너 명이 커피를 먹다가 우리가 가면 쭉 비켜나요, 주루룩. 그게 뭐겠어요? 같이 어울리기 싫다 이런 거죠.… 저기는 노숙인 일자리 여기는 일반. 예비범죄자, 이렇게 취급을 하니까. 시작부터. 그러니까 그런 게 힘들어요. 일 자체보다 그런 시스템을 딱 구분을 하면서 노숙인 일자리, 일반 일자리 이렇게 구분을 한다는 게, 그거 어떻게 그 정보를 노숙인 아니고 일반인처럼 시킬 수도 있는데, 어차피 똑같은 일 하는 데.(A씨)”

“자의반 타의반으로 관뒀다는 게 내가 솔직히 중간에 들어갈 땐 총 6명이 근무를 했었는데 3명은 일반 취업하신 분이고 3명은 서울시 노숙인 일자리인데 새로 온 반장이 편을 가르더라구요. 캠핑장 특성이 손님들이 많이 오시다보니까 지갑이라든지 핸드폰이라든지 분실물이 많이 생기거든요. 근데 반장이 지갑을 습득해 가지고 자기가 챙기는 걸 같이 봤어요. … 근데 반장이라는 사람이 하는 얘기가 우리는 그런 거 주운 적이 없다. 저 노숙자들이 주운 거 같다, 저 노숙자들이 훔쳐 갔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C씨)”

불안정한 일자리
짧은 고용기간, 낮은 급여, 일자리 참여의 지속성 문제는 서울시 노숙인 일자리 사업 전반에 걸쳐 제기되었다. 서울시는 특별자활근로의 경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6개월만 참여하도록 하고, ‘일자리 갖기’ 사업 역시 “임금의 70% 이상을 저축”하는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고용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한다. 급여는 대다수 최저임금 시급을 기준으로 하는데, 일자리 간 급여 수준은 1일 허용 노동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정도다.

“계속은 안 시켜줘요. 왜냐면 대기자들이 하도 많으니까. 자활을 하려고. 경쟁률이 치열해요. 그래서 계속은 안 시켜줘요. 보통 한 3개월 하면, 특히 겨울에는 약간의 유도리가 있는데 특히 이런 여름철 뭐 봄철에는 많이들 잘라요. 있는 사람도 많이 잘라버려요. TO가 서울시에서 그렇게 나오나 봐요.(A씨)”

“이거 특별자활은 6개월이 한도거든요.… 43만원인가? … 희망이 없죠, 그거는. 현상유지만 한다는 거죠. 딱 술 안 먹고 고시원 생활하기 딱 좋은 돈이죠. 지금 이 정도? 수급비 받는 이 정도?(C씨)”

특히 짧은 고용 기간은 실업급여, 퇴직금 수령 등을 불가하게 해 일자리 종료 후 홈리스들은 무방비 상태에 내몰리기 십상이다.

“(실업급여는 못 받으셨어요?) 그때는 그… 기간이 안 돼 가지고. 왜냐면 자활은 15일이니까 거의 한 1년은 꼬박 해야 180일이 되거든. 그것 때문에 해당이 안 됐죠.(A씨)”

“말 그대로 임시 땜빵식으로 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죠. 지금 당장, 내가 지금도 서울시 일자리를 하고 있지만 최소 지금 뭐 한 6개월 정도 계약을 했는데 … 그리고 6개월로 끊는 이유가 퇴직금 문제가 발생해서 그래요. 말 그대로 퇴직금을 안 주겠다는 그거죠.(C씨)”

이런 일자리를 원한다

①지속적인 일자리
모든 응답자가 동일하게 요구하는 것은 단발성, 응급성 일자리가 아닌 지속적인 일을 달라는 것이었다.

“내 생각이지만 예산을 조금 더 투입해서라도 1년 정도, 퇴직금 줄 생각하고 최소 1년 정도 계약해줘야 되지 않겠는가. 그래야 일 하시는 분들도 어느 정도 준비할 수 있는 그게 되거든. 당장 뭐 일하는 기관에서도 계속 믿고 맡기는 그게 될 것이고.(C씨)”

②적정 급여의 보장
월 50만원-주거지 진입 조건부의 ‘특별자활근로’의 낮은 급여는 노숙과 주거 진입을 반복하게 할 뿐 일자리 대책으로서 효용성을 찾기 어렵다.

“근데 그 80만원 받았을 때는 일할 맛이 났었어요. 돈이 일단 많으니까는 월급날 되면 아! 내가 월급을 받았구나 하는. 방세 주고도 한 4~50만원 정도가 남았었으니까.(B씨)”

③단계적 일자리 대책 마련
일자리 대책의 장기전망이나 연속성이 없다는 문제 또한 지적되었다. 서울시는 현재 ‘특별자활근로’와 이보다 다소 급여가 높은 ‘일자리 갖기’의 2종류의 사업을 진행하나 규모 자체가 너무 적어, 단계를 두고 있다 보기 어렵다.

“그러니까 나는 자활을 단계별로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 자활도 그중에서 잘하고 의욕 있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러면 인제 약간의 목돈을, 차비라도 모을 정도로. 자활을 굳이 꼭 15일 정해서 할 필요 없고 30일, 30일을 정해서 80만 원 정도만 되면 한 3달 정도만 해도 약간의 돈 모으면 일반 직장 얻을 돈이 되는데 이 자활해 가지고는 직장 다닐 엄두가 아예 안 나요. 고시원비 내고 쓰고, 담배 사 피고 한 열흘 되면 다 꽁초 주우러 다니고 그러는데…(A씨)”

나의 바리스타 도전기

김종언 <홈리스 힐링카페 ‘별일인家’(현, 폐업), 공동운영자>



저는 2014년 12월 15일, 2주정도 커피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3개월 간 커피 가판대를 운영하는 일자리를 소개받았습니다. 가판대 하나를 두 사람이 운영하고, 월급 120만 원을 주고 장사하시라고 얘기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2주간 교육이 끝나고 2월 4일, 광교 갤러리에 가판대가 세워지고 오픈을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번 돈의 일부는 백혈병 어린이 한테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4월 20일에 얘기 듣기로는 백혈병 어린이 후원을 안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모금함을 만들어 후원하는 건 어떨지 물어 보았는데 하지 말라고 하네요. 그렇게 하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메뉴는 에스프레소 괜찮아, 아메리카노, 힘내라떼, 백전무패 페퍼민트였고 차 장사는 처음인데 매상이 오르는걸 보고 장사 할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이틀 시간이 흘러 명절인 구정이 다가왔습니다. 구정 때엔 쉬기로 결정 내렸습니다. 구정에는 어머니한테 가기로 하였는데 막상 가려고 하니 내 형편이 어려워 가는 걸 포기하고 쉬기로 하였습니다.

시간은 흘러 5월 15일쯤에 역삼동 쎄븐 브릿지에 10시에 모여 광교에서 커피 파는 건 5월 30일에 문을 닫기로 하고 5월 20일에 시청에서 1시에 만나 가판대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바리스타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생각에 20일 날 시청에 갔습니다. 그런데 가판대 사용 설명서를 보니 음식물 만드는 건 금지라고 하네요. 나는 나중에 좋은 일 있겠지 하고 계약서에 서명하고 나왔고, 이노션에서 두 분이 부담이 안 되도록 하겠다는 말을 듣고 헤어졌습니다. 쎄븐 브릿지 대표님이 6월 9일 날 종로구청에서 10시 30분에 만나자는 문자를 주셨고 9일 날 10시 30분에 구청으로 갔습니다. 구청 6층 시설 관리팀에 가서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가판대 열쇠를 인수하고 나왔습니다. 10일 날에 오픈하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11일에 광교로 장소가 정해졌고 6월 19일 날 가판대 사용료와 도로 점용 사용료 90만 원 정도를 6월 30일까지 내라는 청구서가 나왔습니다. 저는 지원해 주는 걸로 알고 30일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6월 30일 날에 문자도 없고 전화도 없어 쎄븐 브릿지 대표님한테 전화해 90만 원을 지원해 주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은 “무슨 지원요?”하면서 “가판대 사용료는 본인이 부담하세요” 그러기에 “저 그럼 가판대 포기할게요”하고 끊었습니다.

※ 김종언님은 “홈리스 힐링카페 ‘별일인家’”에 참여했던 분입니다. ‘별일인家’는 광고회사 이노션이 아이디어 공모에 참가한 대학생의 기획으로 시작한 홈리스 일자리 프로젝트 사업으로 서울시와 이노션이 공동기획, 여러 기업들의 후원으로 약 4개월 간 진행된 후 폐점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