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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세계의 홈리스] 그리스, 어떤 존엄도 미래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세계의 홈리스]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홈리스 단체를 통해 홈리스의 현황을 전하는 꼭지입니다.

  독일에서 온 한 이민자는 그리스에서 실업자가 된 후 홈리스가 되었다. 그는 항구 근처의 버려진 건물에 살고 있다. [출처: REUTERS]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그리스의 아테네는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다른 어떤 국가의 도시보다 더 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심각한 침체기를 겪은 7년 동안 공식실업률은 27%에 이르며, 67만명에 이르는 아테네 시민 중에 약 18만명이 실업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최근 OECD 보고서에 따르면, 그리스 인구의 17%는 끼니를 거르고 있으며, 빈곤층은 30%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스의 위기는 유로존이라는 단일통화의 역사적 실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유로존이라는 단일통화를 고수하는 동안 청년들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집에 눌러 앉아 부모들과 함께 살고 있거나 턱없이 낮은 임금을 감수하고 불안정한 일자리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사회안전망은 존재하지 않고, 긴축정책은 맹목적으로 실행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위기는 그리스뿐만 아니라 포르투갈, 스페인, 아일랜드 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2009년 이후로 유럽에서 진행된 가장 잔인한 긴축정책은 그리스의 사회적 인프라의 붕괴를 가져왔습니다. 병원에 가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 사람들이 항의하는 모습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건강보험이나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300만명을 넘어선 상태이며, 국가는 거의 포기하거나 손을 놓고 있는 상태처럼 보입니다.
FEANTSA에 따르면, 아테네에는 최대 15,000명의 홈리스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단지 응급쉼터나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임시적이며, 주거로 부적합하며 안전하지 않은 주택에 사는 사람들, 친구나 가족과 함께 버려진 건물에 사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합니다. 2009년 이후 홈리스 규모는 약 25% 증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는 여전히 맥락 없는 부차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가혹하고 무차별한 지출 삭감이 이루어지면서 아테네 시의 예산은 35%나 축소되었고, 의미 있는 정책을 실행하는 데 재앙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러한 빈자리를 기업 후원과 자선 단체가 메우고 있는 상황인데, 미국의 세계적인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기부한 돈으로 약 14,000명의 취약계층에게 400톤의 음식, 옷, 가정 용품 등을 배분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급식소 또는 교회, 자선단체나 시민단체에 의해 운영되는 시설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아테네 시에서 운영하는 급식소에서만 하루 1,400인분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민간 차원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공적 재정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기업의 후원과 민간의 자선단체가 떠맡는 이러한 경향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국경 없는 의사회는 새로운 야간 쉼터를 열었고, 거대 통신 그룹 등 민간의 후원으로 작은 규모의 지원 주거가 제공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단편적이고 소규모에 그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구조적인 해결책보다 단기적이고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는데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금 위기의 가장 큰 부분은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평범한 중간 소득 계층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충족할 수 없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입니다. 일자리를 잃게 되면 거의 예외 없이 건강보험 혜택 또한 상실하게 됩니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이 조차 급여가 만료되면 아무런 소득도 없는 상태에 내몰리게 됩니다. 연금 또한 삭감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실제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극소수라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수도나 전기요금을 낼 수 없어 어떤 순간에는 기존에 살던 집에서 쫓겨날 수 있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국가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습니다. 기존의 공공부문의 기관이나 서비스 제공자들은 지금 그리스인들의 실제적인 욕구를 해결하는데 부적절하고 무능한 상태로 전락했습니다. 잔인한 시기를 보낸 후에 그리스 사회는 일자리도, 집도, 가족도, 복지급여도, 어떤 존엄도 미래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더 증가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불가리아에서 온 한 이민자는 아테네 외곽에 있는 쓰레기장에서 살고 있다. [출처: REU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