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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특집Ⅱ] <맞춤형개별급여 시행 한 달, 문제점과 개선과제> 수급권자 증언대회

[특집Ⅱ]


지난 9월 7일 <맞춤형개별급여 시행 한 달, 문제점과 개선과제> 수급권자 증언대회가 ‘기초법개악저지! 빈곤문제해결을위한 민생보위(이하 민생보위)’와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 김성주, 김용익, 남인순, 최동익 의원실 공동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이 증언대회는 민생보위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상담전화를 개설하여 진행한 전화상담과 서울시 돈의동, 가양동, 동자동, 방화동, 수서동, 영등포동에서 진행한 6차례의 거리상담을 통해 수합된 사례를 중심으로 개정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한계와 개선해야 할 사항에 대해 밝히고 개선을 촉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2014년 7월 21일 기초생활 수급 노인들과 19개 단체로 구성된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 회원들이 청와대 앞 주민센터 앞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출처: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
기초연금을 줬다 뺏다
증언대회는 전화상담과 거리상담을 통해 만난 수급 당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첫 번째 증언자는 김병국 노년유니온 부위원장으로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친구 이야기를 풀어냈다. 작년 7월부터 시행된 기초연금을 처음 지급받았던 7월 20일 친구가 기초연금이 들어왔다며 자신에게 삼겹살을 사주었는데, 그 다음 달 기초연금 20만원이 생계급여에서 소득으로 잡혀 분개했던 이야기였다. 김병국 노년유니온 부위원장은 “대통령이 기초연금을 지급한다 하여 표를 줬던 노인들이 많았는데, 노인들에게 실질적으로 기초연금을 줬다가 뺏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대통령직을 줬다 뺏는 것이 어떻겠는가?”는 말을 마지막에 덧붙였다.

아들의 봉급까지 차압
두 번째 증언자는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이O태님이었다. 이O태님은 홀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며 기초연금 20만원으로 생계를 겨우 꾸리고 있었다. 지난 7월부터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변경되었다는 말에 신청을 하러 가보니 부양의무자인 딸과 아들에게 금융정보제공동의서를 받아오지 못했단 이유로 신청이 거절되었다. 민생보위 거리상담 때 만난 상담활동가와 함께 가서 신청서를 다시 제출한 후 구청에서 온 전화는 “9월부터 수급비를 지급하겠다. 그런데 아들에게 수입이 있어 아들의 봉급에서 강제집행으로 차압하여 수급비를 줄 것이다.”는 말에 망연자실했다고 한다. 오래 전 이혼한 후 관계가 단절된 자식들에게 자신의 처지로 인해 봉급까지 차압한다고 하니 마음이 안 좋고 혼란스럽다고 했다.

근로능력평가로 인해 수급권 박탈 위기
세 번째 증언자는 근로능력평가로 인해 수급권 박탈 위기에 처한 주O복님이었다. 주O복님은 오래전 당한 교통사고로 인해 자신의 감정이나 의사표현을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서툴러 홈리스행동 황성철 활동가가 그의 사연을 대신 전달했다. 작년 7월 서울역에서 만났을 당시 주O복님은 아파도 병원을 이용하는 방법을 몰라 그냥 참고 있었고, 무호적 상태로 거리를 전전한 지 오래 되었다고 한다. 다행히 호적창설 절차를 밟고 지난 1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급여를 받고 있다. 장애가 없어 조건부 수급자로 선정됐고, 자활에 참여해야 했다. 당시 상담을 하던 사회복지사는 자활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지적능력검사를 받아보라 했으나, 장애등급심사 결과 돌아온 것은 장애등급 외 판정이었고 자활사업에 참여해야 할 실정이었다. 주O복님이 자활사업에 참여한다 해도 적응여부는 미지수고 다행히 3년을 버틴다 한들 자립기반을 갖출 수 있을까? 아니면 자활사업단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시 거리로 돌아간다면 서류만 보고 주O복님을 판단한 국민연금공단에서 책임질 것인가? 황성철 활동가는 이런 상황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는 이가 없는 것에 개탄하며 “제발 서류만 이것저것 챙겨오라고 명령만 하지 말고, 불필요한 요구는 줄이고, 의지를 갖고 개선해 달라.”고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어진 주 발제는 ‘맞춤형 개별급여 시행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개선과제’를 이아요 민생보위 복지상담소 활동가가 그동안 전화상담과 거리상담을 통해 드러난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발제했다. 사례로 본 급여개편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1) 사각지대 해결 미진 2) 급여체계 개편으로 인한 문제점과 혼란 3) 급여신청, 전달과정에서의 권리침해였다.

생계급여의 선정기준과 보장수준의 대폭 상승이 필요
먼저 1) 사각지대 해결 미진에 대해서는 맞춤형 개별급여 개편 후 생계급여의 보장수준이 기존 현금급여 최대보장수준보다 낮아졌음을 지적하며, 현금급여가 수급자들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생계급여의 선정기준과 보장수준을 현실적인 금액으로 대폭 상승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양의무자기준을 완화했다는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여전히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한 신규 수급 진입이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가족 간의 불화를 서류로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와 부양의무자의 실제소득에서 차감하거나 필수지출비용으로 인정하는 부분이 협소하여 부양비가 과도하게 산정된 사례를 제시하며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만들어 낸 원인인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주거급여를 둘러싼 혼란
이어서 2) 급여체계 개편으로 인한 문제점과 혼란에 대해 주거급여의 지급방식과 명칭, 지급액이 대대적으로 바뀌어 대혼란을 야기했음을 실제 지급 사례와 통장 내역 등을 중심으로 지적했다. 심지어 임대아파트의 경우 같은 단지 내에서도 동마다 주거급여의 명칭과 지급방식이 다르거나 잘못 지급된 경우가 있어 많이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또한 이행급여 특례를 갑작스레 중단한 문제도 지적했다. 이행급여는 근로·사업소득 증가로 인해 수급자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의료급여, 교육급여, 자활급여를 제공하여 수급자가 탈수급 후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조항이었다. 그러나 이를 중단한다는 내용이 맞춤형 개별급여 시행 지침서와 함께 갑작스럽게 발표되었고, 6월말 이전에 이미 대상자로 선정이 되어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6월에 신청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신청접수가 거부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림 1. 「2015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제 2편 신청 및 신청기준에 서술된 급여 신청시 구비서류

수급신청의 또 다른 장벽
마지막으로 3) 급여신청, 전달과정에서의 권리침해에 대해서는 수급권자가 홀로 신청하기엔 복잡하고 너무 많은 서류를 요청하는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그림1 참고) 「2015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에 서술된 필수 신청서류는 사회복지서비스 및 급여제공 신청서와 금융정보제공 동의서밖에 없지만 막상 수급을 신청하러 갈 경우 임대차계약서와 1년치 통장 거래내역을 필수서류로 요구하며, 부양의무자 금융정보제공동의서에 직접 서명을 받아오지 못할 경우 수급신청을 거절하는 것이 관행적으로 벌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일부 동주민센터에서는 임의적으로 양식들을 변경하거나 합하여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내고 이를 필수 서류인 양 받고 있는 것이 포착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구비하고, 조사하는 기간까지 너무나 길고 복잡한 신청절차를 갖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것이 수급신청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수급자들이 자신의 수급결정 내용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수급권이 ‘권리’라고 규정되어 있지만 현실에서는 “주는 대로 따지지 말고 고맙게 받으라”는 배급형식에 지나지 않음을 지적했다.

이어 수급권자들의 증언과 이아요 활동가의 발제에 대해 5명의 토론자가 토론을 하였다. 첫 번째 토론은 김선미 성북주거복지센터 센터장의 ‘주거급여의 문제점과 개선과제’였다. 김선미 센터장은 현행 주거급여의 급지별 기준임대료 차등 책정이 종전 주거급여에 지역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은 일정정도 해소하였으나 그렇다고 그 보장수준이 현실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을 시작으로 <주거급여법> 및 <주거급여 실시에 관한 고시> 상 우려되는 지점과 제안에 대해 토론했다. 김선미 센터장은 1) 주거급여를 LH 혹은 SH 등의 지정 계좌로 지급하는 것과 임대인이 지정한 계좌로 지급하는 것에 대해 수급당사자의 동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2) 무조건적인 급여중지 통보에 앞서 반드시 수급당사자가 체납상황에 대한 소명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그에 대한 실태조사 역시 동반되어야 하며 중지에 관한 예외조항도 만들어야 한다. 3) 민간임대시장에 대한 물량파악과 임대인에 대한 규제책이 동시에 계획되어야 한다. 4) 주거 실태조사 외에 욕구와 문제, 자원에 대한 조사 등 복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주거급여가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주거급여를 실시하여 국민의 주거 안정과 주거수준 향상에 이바지하기”를 달성하기 위해 수급권자의 권리를 중심으로 집행하고 시행하기를 촉구했다.

두 번째 토론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박영아 변호사의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법률적 문제에 대한 검토’였다. 박영아 변호사는 수급 당사자들이 자신의 처지를 끝없이 증명해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이를 증명해내는 것이 쉽지 않고, 보장기관에서는 수급권자들을 끝없이 의심하는 것이 법률에서도 드러남을 지적했다. 조건부 수급자가 조건(자활사업 참여)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득이 있다고 간주하고 이를 수급자의 소득평가액에 반영하는 추정소득은 법적 근거도 없는 위법한 침해라는 것이 법원에 의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확인소득’이라고 이름만 바꿔 지침에도 어김없이 들어가 있으며, 민법상 2차적 부양의무로 보는 부모자식 간의 부양의무를 기초법에서는 부양의무자기준을 근거로 법적 권리를 전제로 하지도 않는 부양가능성을 실제 소득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세 번째부터 다섯 번째 토론은 보건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 장은섭 사무관과 자립지원과 정수천 사무관, 국토교통부 주거복지기획과 문기성 사무관이 앞선 사례발표 및 발제에 대한 답변과 향후 개선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그러나 이들의 답변은 기존 지침 및 정부부처의 입장을 재확인할 뿐이었다. 특히 문기성 사무관은 “관계자를 통해 들어보니 임대주택 거주 수급자들이 수급비가 나오면 술 파티를 벌여 임대료가 연체되었는데, LH나 SH로 임대료가 바로 지급되니 좋다고 하더라.”는 말을 하여 증언대회 참가자들의 공분을 샀으며, 청중 토론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어 결국 사과를 해야 했다.

증언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토론을 통해 앞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빈곤층에게는 권리로서,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문제점과 개선되어야 할 것들에 대해 열띤 토론을 나누었다. 그 결과 당초 2시간으로 기획되었던 증언대회는 1시간이 더 지나서야 마무리가 되었다. 앞으로도 민생보위는 계속해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