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목소리] KTX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드리는 편지

머리띠를 서로 묶어주며 손을 맞잡고 투쟁 결의하는 동지들과 연대하며






KTX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민주노동당 원주시위원회 위원장 김광호입니다.

비정규직투쟁에 연대하기 위해서, 한국사회에서 비정규직문제의 해결 없이는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운동의 미래는 없다는 나름대로의 신념에 따라 동지들과 연대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4일간의 만남으로는 저의 마음을 온전하게 전하지 못한 것 같아 섭섭하기도 합니다. ^0^

동지들의 소식을 중앙당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 올라가던 버스에서 들었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원주로 내려왔습니다. 여기저기 연대단위에 동지들의 투쟁소식과 상황을 전파하고 연대를 부탁했지만, 사실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동지들의 투쟁소식을 듣는 순간 많은 동지들이 즉각 반응할 것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우리 일정이 있어서...”

이 순간 연대에 대해서 다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반응들이 나올 수 있을까?
자신들이 다른 조직의 연대를 호소하던 그 절박한 심정을 되돌아본다면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의 연대요청에 대해서 이렇게 소극적일 수 있을까? 과연 연대라는 것이 ‘너와 나의 일’이 구분되는 것일까? 내일이 있고 나서 연대가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굳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동지들은 절대 그렇게 하지 말라는 부탁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투쟁을 정리하고 나면(승리하더라도) 일상활동이 자신과 자신의 조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연대에 소홀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럴 때면 본전(?)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저는 연대란 나의 일처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누군가 표현한 것처럼 연대라는 말보다는 ‘단결’이라는 말이 노동자연대를 올바르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KTX동지들..!! 동지들만큼은 동지들의 투쟁과정이 힘들고 지치더라도 동지들이 승리해서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단결의 정신'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철도가 복귀를 결정한다는 이야기가 3일부터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철도가 복귀를 결정하는 순간 철도노조 내에서도 약자인 KTX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이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물론 철도노조가 KTX 비정규직 동지들의 요구를 전면에 내걸고 총파업에 돌입한 것은 칭찬할만한 일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동지들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동지들은 투쟁을 결의했습니다.
“우리의 권리는 우리 스스로의 투쟁으로 쟁취한다.”는 당연한 결정입니다. 그렇지만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비장한 결의 한 가운데에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픈 허탈함과 두려움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 또한 잊지 마십시오.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달려온 동지들이 더 많다는 것을, 처음부터 동지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기 위해서 동거동락하는 철도동지들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희망은 아주 작지만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강고하게 만들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서울로 상경투쟁에 나서도 동지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저려왔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씻고 따듯하게 잘 수 있었지만(부산동지들은 그렇지도 못했지요...^^;;) 이제부터는 차가운 거리에서 잠을 자고 차가운 김밥으로 끼니를 때워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머리띠를 서로 묶어 주며 동지들은 투쟁을 결의했습니다.
작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동지애로 극복하고 투쟁에 나섰습니다.
서로의 손을 맞잡고 승리할 때까지 서로 맞잡은 손을 놓지 말자고 결의했습니다.
그렇게 동지들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면 승리를 반드시 쟁취하고야 말 것입니다.

동지들을 만나면서 저는 다시 한번 비정규직동지들의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지역의 동지들도 연대에 대해서 고민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히려 저와 지역의 동지들은 KTX동지들의 강고한 결의를 보면서 연대투쟁의 의지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역에 있어서 자주 찾아보지는 못하겠지만 항상 동지들의 투쟁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지역에서도 동지들의 투쟁을 지지하기 위한 행동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 승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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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총파업 , 여승무원 , KTX , 정규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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