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대지회 군인공제회 앞 상경투쟁.

계룡대지회 두 동지가 당직을 마치고 아침 퇴근 후 신도안 에서 남부터미널까지 운행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오셨다. 아침도 안 드셨다기에 이른 점심을 먹었다. 너무 급히 드시기에 많이 시장하셨나 싶었는데, 빨리 먹고 먼저 계산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미처 눈치를 못챘다. 군공 앞 자판기에서 커피를 꺼내 마시며 그간의 이야기에 마음이 무겁다.

얼마 전 예쁜 아이를 낳아 알콩달콩 재미있을 텐데 어떻게 지내냐 는 말에 동지는 일근 날과 당직이후 비번 날에는 대리 운전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벌어도 올 겨울 있을 돌잔치는 어려울 듯싶다며 쓴 웃음을 짓는다. 6년 동안 계속 근속한 동지의 임금은 121만원이다. 아파트 전세자금 대출 이자에, 관리비, 각종 세비 등등 하면 족히 백만 원은 들어가고, 집안에 무슨 행사라도 있을 때면 100번 정도는 생각하고 마이너스 통장에 손을 댄다고한다.

아이 분유 값이라도 고민 없이 사기위해 시작하게 된 대리운전 알바.

야간근무로 인해 17년 수명단축의 철폐를 외치는 노동운동에서 일부러 그 길을 가야만 하는 현실.

명품에 딸려 나오는 액세서리 값 만도 못한 임금으로 한 달 30일 쪼개고 쪼개 쓰다 못해 시작 하게된 새벽 대리운전.

이 모습이 이 현실이 자음하나 모음하나 더 하지도 덜 하지도 않은 우리 동지들의 모습이다.



하늘이여

그 누구처럼 10억의 생일파티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프랑스에서 공수한 거위 간 요리를 먹고 싶은 생각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1000만 원짜리 와인을 식탁에 올려놓을 생각을 했다면 다음 생 에 술로 태어나는 것에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하나 밖에 없는 동지 아이를 위해 싸구려 뷔페에서라도 일가친척들이 모여 아무 걱정없이 돌 잔치 한번 하는 것으로 족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 외로울 수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해 동생 생각을 두 내외가 계획할 수 있는 정도의 생활이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말

계룡대는 3군 본부가 있는 곳 입니다. 그곳엔 별들과 군인, 군무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십수년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시설관리 노동자들이 비인간적인 대우, 최저 생활의 임급을 받으며,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그들이 노동조합을 2009년 결성했습니다. 이후 무차별 해고가 있었고, 2년 넘게 아직 복직을 못한 동지들이 민주노조 사수 와 원직복직 쟁취를 외치며, 계룡대 2정문 앞에서 500일이 넘게 천막농성을하고, 일부 동지는 상경하여타워펠리스가 있는 도곡동 군인공제회 앞에서 30일째 노숙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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