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대 노숙농성 65일 입니다.

내려앉은 잠자리. 상경 노숙 66일.

6시 기상.
씻고 뭐 하면 7시 전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습니다. 보통 9시 까지 직장인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그 발걸음이 뜸 해 질 때쯤 노상 매점에서 토스트와 베지밀로 아침을 먹습니다.
매점 아주머니는 50대 중후반으로 보이며, 인자한 인상이 손님들로 하여금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십니다. 또한 바쁜 출근길 묻지 않아도 손님만 앞에 서면 각기 다른 담배 중에서 원하는 담배에, 계란빵에, 김밥, 등등을 자동으로 내주시는 것을 보면 그 간 지내온 세월의 깊이를 알 듯 합니다.
오늘 아침 토스트를 사러 갔을 때 아주머니는 베지밀을 주시면서 다른 한분은 단 것을 좋아 하신다며 베지밀 B로, 하나는 달지 않은 항상 내가 주문하던 베지밀 A로 구분해 주시네요. 아주머니의 작은 관심 하나가 아침 싸늘한 기온을 훈훈하게 녹입니다.

이틀째 지역 엄연섭 본부장님이 올라와 계십니다.
10월 말 임기를 마치시며 장기적으로 투쟁하는 동지들과 마지막 투혼을 함께 하십니다. 우리의 투혼을 응원이라도 하듯 서울에서 좀체 보기 힘든 잠자리가 삼, 사십분 잠깐 내리쬐는 태양 빛에 끌려 책 장 위에 내려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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