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데 나와 앉아 있다 보면, 아침 해 가 뜰 때와 저녁 놀 이 질때 고장 난 시계가 하루에 정확이 두 번은 시간을 맞추듯 조망이 그리 똑 같을 수가 없다. 아침엔 점점 밝아지고 저녁은 점점 어두워지는 것 빼고는…….,
내 마음도 같은 시간 때 두 번은 같은 생각들로 채워진다.
하루에 공통분모로 존재하는 그 시간 속에 하루의 다짐과 한날의 회환에 잠겨, 가벼운 잿빛 속에 밝음을, 무거운 잿빛 속에 어둠을 보며 파묻힌다.
나와 다른 이들은 점점 솟아오르는 태양에 끌려 발걸음을 재촉하며 출근하는 사람들이고, 어울리지 않게 생생함을 잃은 핏기 가신 존재들이 일과를 마칠 때면 살아나는 생동감으로 무거운 어둠과 함께 자유를 만끽하는 것 같다.
570. 93. 오늘의 숫자가 내일이면 바뀔 테지만, 오늘 하루는 계룡대지회 역사에 남을 아니 노동운동 역사에 남을 숫자로 기억되고 싶고, 그동안 다녀가신 동지 한 분 한 분의 격려와 미소, 마음에 그려진 그 모습 그대로 채워 안으며, 오늘도 투쟁 전선에 배치된 동지들의 승리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