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점거운동의 다음 발걸음: 빌딩을, 작업장을 점거하라! - 사회실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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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가점거운동이 시작되고 두 달째 시위가 열린 11월 17일, “반란자들의 기록”(Insurgent Notes)이 뉴욕의 월가점거 시위 때 배포한 리플렛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반란자들의 기록”은 주로 미국 동부에 기반을 둔 작은 집단의 발행물이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철폐하고 자본주의로부터 빠르게 벗어나는 구체적인 조치들을 실행하는 데 기여하는, 이론적·실천적으로 준비된 경향을 창출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실천)



월가점거운동의 다음 발걸음:
빌딩을 점거하라! 작업장을 점거하라!


Insurgent Notes

오늘로 점거운동이 시작된 지 두 달째다. 그동안 포틀랜드와 오클랜드 그리고 이곳 맨해튼에서는 점거운동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유니언 스퀘어에는 거대한 규모의 학생들이 집결하고 (뉴욕의) 폴리 스퀘어에는 노동계급이 결집해서 총파업 호소를 확대하는 데 현실감을 불어넣으려고 애쓰고 있다.

이렇게 월가점거운동은 새로운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한 새 문턱에는 다가오는 겨울을 나기 위해 빌딩으로 점거를 확대하는 것이 포함되어야 한다. 나아가 작업장으로 점거를 확대해야 한다. 노동자계급이 체제를 멈추게 할 수 있는 바로 그곳으로 말이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기초 위에서 사회를 인수하고 운영하는 것을 향한 큰 발걸음이 될 것이다. 오늘(11월 17일) 그리고 다가오는 몇 주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이제 뉴욕과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점거운동의 강점과 한계를 평가해야 할 때다.

점거운동이 40년 만에 미국의 거리들을 강타한 가장 중요한 운동이라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몇 주 만에 들불처럼 1,000여 개의 도시들로 퍼져 나갔다는 점이야말로 그것을 입증한다. 눈사태처럼 쏟아진 “요구들”은, 가끔씩 저항이 분출되기는 했지만 대개는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 고통당하기만 하던, 40년에 걸친 사회경제적 빈곤을, 갑자기 앞으로는 무시할 수 없는 공적 현실로 만들어 버렸다.

정치인들과 TV 연예인들 그리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운동의 전면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지만, 운동은 갑자기 그들의 무관한 우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거부한다. 모든 다양한 것들을 놓고, 운동은 특정한 요구, 이데올로기, 지도자에 너무 가깝게 동일시되는 것을 적절히 거부했다. 오랫동안 되풀이된 일상적인 사회적 현실은 운동을 너무 잘 교육시켜서 그러한 게임으로 빠져들지 못하게 했다.

모든 것의 밑에는 운동이 표현하는 현실이 있다. 그것은 사회의 거부이며, 이는 어느 때보다 더 막대한 사람들을 쓰레기더미 위에 올려놓고 있다. 자신을 요구들의 긴 목록에 아주 가깝게 동일시하는 것은 운동이 깊게 느낀, 모든 것이 변해야 한다는 감각과 어떤 것도 이전대로일 수 없다는 확실성의 영향을 받는 것이 될 것이다.

이 운동을 맥 빠진 길로 돌려버릴 가능성을 가진 가장 큰 세력들, 즉 민주당과 노조관료들은 운동을 통제하고 진정시키며 억압하기 위해 재빨리 움직이고 있다. 지난 봄 위스콘신에서 성공적으로 해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곤란을 겪고 있다.

1,000여 개의 도시들에서 벌어지는 점거운동의 현실은 간단한 일반화가 불가능하다. 뉴스 매체들은 운동의 핵심을 청년, 백인, 실업자, “중간계급”으로 묘사하려고 시도했다(여기서 “중간계급”이라는 꼬리표는 미국 사회에서 노동자계급을 잘못 지칭하는 개념이며,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초기 국면에서는 그것이 사실일지 몰라도, 여러 도시들의 경우 (가장 대표적으로는 11월 2일 오클랜드 항구 대중행진에서) 상당수의 흑인과 라티노들이 노인들과 함께 참여해서 운동의 범위를 초기 핵심들을 넘어서서 확장시켰다.

여기서 우리의 목적은 몇 천 개의 슬로건들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슬로건들은 그 대다수가 이러한 경험이 자신들의 삶에서 처음인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매우 젊은 운동으로부터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1%”, “부자들이 자신들의 몫을 공정하게 지불하게 하라”, “운행들이 지불하게 하라”, “연방준비제도를 폐지하라” 같은 생각들은 “자본주의”에 대한 공격들과 나란히 함께 하고 있다.

우리는 “은행들”에 과도한 초점을 맞추게 되면 널리 퍼진 불행의 원천이 자본주의(임노동) 체제의 세계적인 위기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것이며, 그 결과 임노동을 넘어서는 세계, 다시 말해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의 수립을 통한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는 점을 제안하고자 한다(사회주의와 공산주의라는 단어는 정말로 너무 많은 경우들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다).

점거운동은 (오클랜드, 포틀랜드, 시애틀, 뉴욕 그리고 다른 곳에서 나타난 것처럼) 거리에서 몇 천의 사람들이 발휘하는 창조적인 전투성을 바탕으로 건설될 필요가 있다. 거리 전투에서 한두 블록 떨어진 곳에만 가도 대다수 사람들은 그저 평소처럼 일을 보러 다니는 것같이 보인다.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점점 더 많은 수의 반퇴거 반압류 행동들은 그러한 다가서기를 만들어 왔다.

회의 장소와 다수에게 필요한 생활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또한 워크샵과 토론회를 위해 빌딩을 점거하는 것이 중요한 다음 발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에는 운동이 작업 중지와 작업장 점거로 확대되어야 한다. 이는 사적 소유의 문제와 “누가 지배하는가?”의 문제를 이전보다 훨씬 더 날카롭게 제기할 것이다.

운송노조 제100지부의 임박한 협약 갱신은 이곳 뉴욕에서 하나의 확실한 고리다. 서부해안 항만노조(ILWU) 제21지부와 위싱턴 주 롱뷰에서 파업파괴자들을 앞세운 EGT 기업 사이에 계속되고 있는 교착상태도 또 하나의 확실한 고리다. 오클랜드에서 폐쇄가 예정된 다섯 개 공립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함께 계획하고 있는 점거 또한 또 하나의 확실한 고리다.

그러한 노력들에서, 우리는 운동이 (이미 가끔 운동에 참여했던) 밑바닥 노동자들과 (최소한의 또는 형식적인 동원조차 없이 이빨 빠진 “지지” 결의안을 되풀이 통과시킬 뿐인) 노조관료들 사이를 구별하는 데에 거의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민주당 정치인들에 대해 말하는 것은 훨씬 더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악명 높은 자는 오크랜드 시장 쟝 취안이다. 그는 전투경찰로 운동을 탄압하기 전에 자기 목표를 위해 운동을 활용하려고 시도했었다.

점거는 단지 한의 좀 더 나아간 발검을일 뿐이다. 그 너머에는 우리 자신을 위해 사회의 생산을 장악하고 그것을 완전히 새로운 기초 위에서 운영한다는 문제가 있다.

조만간 무슨 일이 일어나든, 40년의 축적된 불행 위에 세워진 침묵의 벽은 구멍이 뚫렸다. 고삐 풀린 세계 자본주의가 질주하면서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새로운 공격을 퍼붓고 있다는 소식이 날마다 들린다. 자본주의는 자신을 살려내고자 노동자들을 고갈시켜 간다. 고갈당하는 노동자들의 수동성에 의지해서 자본주의는 “현상”을 유지한다.

이 점이 지금보다 더 명확했던 적은 결코 없었다. 그런데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그리스와 스페인을 거쳐, 뉴욕, 오클랜드, 시애틀, 포틀랜드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수동성은 끝났다. 객관적 조건들이 소리쳐 외친다. “세상을 바꿀 기회가 왔다. 세상을 바꾸자.” 오늘의 과제는 결정적인 지점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사진 모든 것을 내던지는 것이다.

(옮긴이: 이경수)


- '실천' 2011년 11월호 목록 -

편집자 글 3 또 다른 시작을 위하여

[특집] 다시 마르크스에게 길을 묻다 (23) : 자본주의와 삶(3)
11 일상생활 비판 / 리차드 곰빈
31 일상생활에 대한 지식 / 앙리 르페브르

[기획1] 욕망과 혁명
43 외로움과 제도를 넘어 (3) / 닐스 크리스티

[기획2] ‘아큐파이 뉴욕’
79 2008년 이후 미국의 계급투쟁 / 로렌 골드너
96 월가 점거운동의 다음 발걸음 :
빌딩을 점거하라! 작업장을 점거하라! / Insurgent Note
100 토론을 위한 테제들 / 로렌 골드너



▒ 사회실천연구소 간 월간 이론번역지 ‘실천’ (2011.11 통권60호)



[사회실천연구소의 말] http://spri.jinbo.net/

실천(Praxis)

"일상적으로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가고 자본주의와 늘 전면에서 투쟁하면서 자본주의 타도의 길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의욕은 강하나 이론적 천착이 부족하고 현장에서 맨날 투쟁 속에 살다보니 이론적 감각이 무디어졌습니다. 하지만 생각과 실천은 이론적 작업을 요구합니다." (어느 실천활동가의 말)

우리는 지금 여러 '유령'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유주의적 개혁과 신우익의 정치적 우세, 지구적 자본주의의 극적인 전진, 사회주의의 종말 등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겸허하게 이론을 다시 꼼꼼히 살피고 국제정세를 분석하면서 사유를 넓히고 운동의 과제가 무엇인가를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번역의 시대'를 거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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