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정촌 입성기를 그린 SBS '짝' 방송(4.25)에 출연한 하버드 대학교 석사 과정 중에 있다는 한 여성, 흡연자와 사귈 마음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담배 피우는 사람이 정말 싫다.. 뽀뽀하면 재떨이에 뽀뽀하는 기분이라 싫다. 담배 중독 등 자기 관리를 못 하는 남자는 매력이 없다. 나는 남자들이 담배를 끊는 정도의 노력을 해서 얻을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다"
권력의 힘은 역시 막강하다. 지자체들이 약속이나 한 듯 길거리 흡연금지 조례 만들기에 나서는가 하면 군부대 또한 금연 경쟁을 시켜 포상을 주는 등 담배 가지고 전국이 온통 난리법석이다. 때가 때인지라 최고의 선전도구인 TV 등 매체들도 온갖 금연 프로그램으로 대중들의 눈과 귀를 장악한다.
그 하버드녀가 한 말이 평소 소신인지 혹은 방송사의 연출인지 알 길 없으나, 어쨌든 자신과 같이 스펙이 좋은 여성을 사귀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전 국민들에게 전달된 셈이다. 담배 따위를 피우는 건 루저들이나 하는 나쁜 행위라는 계급적 낙인이다.
SBS '짝' 같은 선정주의 방송은 많지만, 이번 방송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뽀뽀하면 재떨이에 뽀뽀하는 기분”이라는 식의 막말이 나올 정도로 ‘혐연권’이 권력화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점이다. 아마도 이 방송을 본 사람들은 앞으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입을 보면 바로 재떨이를 연상할 지도 모를 일이다.
담배에 대해 건강에 대한 위험경고 정도로 받아들여지던 선의적인 낙인이 이제는 취업(금연기업)은 물론 결혼에까지 치명적인 기준처럼 하나의 제재수단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하루 42명이 자살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세계 랭킹을 달리는 나라에서, 그럼에도 권력이 담배에 유독 집착하는 이유는 기실 건강보험 적자를 서둘러 메우려는 조급성 외에는 달리 설명이 안 된다.

△ 나치가 만든 금연 포스터
OECD 흡연인구 비율(15세 이상, 2008)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OECD 평균은 23.3%이며 한국은 25.8%로 8위에 올라 있다. 평균치를 상회하는 나라들은 체코(24.3), 슬로바키아(25.0), 일본(25.7), 한국(25.8), 프랑스(26.2), 스페인(26.4), 터키(27.4), 네델란드(28.0), 아일랜드(29.0), 칠레(37.9), 그리스(39.7) 순이다.
그러나 혐연주의자들이 곧잘 내세우는 수치는 이 전체 수치가 아니라 ‘OECD 흡연인구 남녀 비율’에서 나타나는 ‘한국남성’이다. 남녀로 구분한 흡연인구를 보면 한국은 남성 44.7% 여성 7.2%로 나타나 그리스(남성 46.3% 여성 33.5%)에 이어 2위에 랭크되기 때문이다. 이 44.7%를 놓고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흡연율이 높은 것처럼 선전되는 것이다.
담배는 기호품이다. 성인들은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해 담배에 대한 선택 여부를 결정하는 게 순리다. 이런 부분에까지 ‘거리흡연 금지’ 등 시시콜콜 권력이 개입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나치를 떠올린다. 나치 파시시트들은 ‘낙인찍기’를 포함한 강력한 금연운동을 통해 순수한 독일인 혈통 유지를 기대했지만 그 결과는 당연히 실패였다.
나치 당시 라디오를 대량 공급해 파시즘의 신기원을 이룩한 나치의 두뇌 괴벨스가 여전히 오늘 우리 사회를 배회하고 있다. 고급 TV 앞에 줄 서있는 대중들에게 그 하버드녀 같은 이를 내세워 환상적인 건강이데올로기를 유포하는가 하면, 혐연가와 애연가 그리고 여성과 남성을 이간질 시킨다. 그 사이 권력과 자본은 더욱 '건강'하게 방어된다. 담배가 결코 ‘담배’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말씀이다.
2012. 4. 26
민주주의담배소비자인권연대 - 민주담배
http://cafe.daum.net/peoplessmokingr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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