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세이] 운동의 주체 아닌 사업주체 되려는 생활협동조합

김태훈(연구자, 과학철학)

생활협동조합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생활협동조합이 주식회사로 전환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미 그들은 운동의 주체가 아닌 사업주체가 되려고 하는 것이다. 어쩌면 협동조합 고유의 ‘정치적 중립성’이 사업자체를 목적으로 만들고 만 것이리라.

좋은 먹거리를 소비하는 활동이, 좋은 삶은 될 지언정 '운동'이 될 수 있을까.

진보가 '운동'이라고 사고한 영역 모두 자본의 영역에 포섭되어 들어가고 있다. (협동조합이 주식회사가 되었다가, 대기업에게 먹히건 협동조합 자체로 버티다가, 대기업에게 무너지건..그들은 얼마 버틸 수 없다.)

어찌보면 협동조합이 한 일은 시민의 여유돈을 밑천삼아 자본이 할 '실험'을 '대행'해 온 것이 아닌가. '운동'이라는 이름하에... 그리고 성과가 있으면 자본의 것이 되는 것이다.

공공서비스와 양질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국가의 책임이다. 우리는 이와 관련된 투쟁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은 약자간의 상호부조에 근거함으로서, 국가의 책임을 묻지 않게 되는 활동일 수 있다.
(사실 진짜 약자는 이 부조체계에 들어오지도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국가의 책임을 요청해야 하는 것이다.)

뭐, 이 운동이 국가를 부정하는 아나키스트들의 실천방법이었다면 인정해 줄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진보신당 부대표가 국가를 부정하지는 않을 테니까.

주위에서 관찰되는 바는, 시위현장에 조직적으로 결합하기에는 무력해진 세대들의 새로운 운동을 한다는 생각하려는‘자위’로 판단된다.

지금 벌써, 현동조합 스스로 협동조합이기를 포기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운영난에 빠진 협동조합들을 흡수함으로써 자기 몸집을 불리고 공공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려 하고 있다.

결국 민영화의 또 다른 경로가 되고 만 셈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협동조합운동’을 사고하는 진보신당의 대표단이 있다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현실을 보지 않고, 책만 보고 있는지를 알수 있게 해준다.


▒ 김태훈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mungp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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