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는 노동조합을 주체로
연대하는 노동자민중의 민주주의를 관철해야 한다
전국의 학습지산업 노동조합은 재능교육지부의 투쟁에 힘입어 교육산업자본의 악랄하고 탐욕적인 실상을 여지없이 폭로해 왔다. 재능지부가 해고자 전원 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을 목표로 지난 6년간 피와 땀과 눈물로 투쟁해 온 결과, 내주에는 2000일 장기농성을 기록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현 시기 가장 대표적으로 계급투쟁을 실천해온 재능지부의 존재는 정권이 아무리 바뀐들 그것이 자본을 제어할 수 있는 노동자민중의 민주권력이 아님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재능교육자본이 그간 자행해 온 부당해고와 불법비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박근혜정권이 이제 재능교육에 개입해 노동자들의 요구조건을 전면 수용하는 등 선진적인 조치를 즉각 취해야 한다.
재능지부 노조는 그간 서울 시청 앞 환구단 농성을 사수해 왔지만, 지난 2월에는 재능본사 혜화동성당의 종탑농성으로 전환해 그것도 120일이 넘는 고공농성을 추가할 예정이다. 당시 재능노조는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그것의 요구조건이 수용되지 않자 재능자본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투쟁방식을 지상농성에서 고공농성으로 전환했던 것이다.
이것은 노조가 당시 임기가 만료된 집행부를 교체하여 새로운 각오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조직한 결과이기도 하다. 재능노조의 비상한 결단에는 당시 노조의 단결로 민주주의가 관철되었기 때문에 재능투쟁에 연대해 온 노동단체들이 그것을 존중하며 실천하는 일만 남았던 것이다.
재능 노조의 투쟁에서 그간 조직의 사활을 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소속 단체들은 연대의 희망을 살리는 한편 승리를 향한 진군에 복무해 왔다. 지금 공대위는 노조 비대위의 결정과 실천을 중심으로 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대위 단위들 가운데 노동자혁명정당추진위원회(약칭 노혁추)는 노조가 민주적으로 결정한 비대위 선거를 부정하고 자본과의 교섭 등 노조의 투쟁전술 전반에 걸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 노혁추는 지난 2월 노조의 선거 절차에서부터 자본측과의 교섭 과정 등 전반에 관해, 다른 연대단위 노동단체들과 같이 노조가 주체가 되고 중심이 되는 방침에 이미 동의 한 바 있다.
노동이 자본과 권력과의 정세가 아무리 변동된다 하더라도, 노동운동에서 변하지 않는 원칙은 노조를 배제한 운동이 대중혁명으로까지 발전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노동자계급의 성과로 간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잔치에 온 손님이 주인 행세를 하는 것처럼 주객이 전도된 부르주아 개량운동일 뿐이다.
그러나 작금의 노동운동에서 우리가 실천해야 할 최소한의 과제라면 지금의 수세적 저항인 농성을 시급히 탈피하는 일이다. 노동현장에서 수행하는 거리 농성은 한편으로는 자본과 정권에 대한 계급의 분명한 정치사회적 저항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원상회복을 요구하는데 그치는 투쟁은 자본이 이미 침탈한 노조의 권익을 복원하는데 불과한 답보과정일 뿐이다.
그나마 노동운동이 그것의 기본 원칙인 민주주의를 관철해 투쟁할 때만이 지금의 수세를 벗어나 공세로 전환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사실 노동운동의 토대만 마련된다면, 노조는 정치적 단결로 노사간 자율과 대등의 관계를 쟁취할 수 있다.
이처럼 노사평등주의의 관철이야 말로 노동운동이 자본에 대해 총체적 반란을 도모하기 위한 기본적 조건이다. 노동운동이 시공을 초월해 추구하는 희망은 노사간 평등한 기회를 현장에서부터 실질적으로 쟁취하는 일이다.
끝으로, 노조가 가진 본연의 임무는 노동자들의 일치단결로 현장을 사수하는 민주주의를 관철하는 일이다. 이에 정치조직인 노동단체가 노조의 민주주의에 개입하기 위해선 공대위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해 소수파라 하더라도 일단 승복하는 것이 운동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에 거슬러 민주적 결과를 부정하는 것은 패권주의의 또 다른 측면이다. 이에 노조와 연대해 온 정치조직은 대중이 추종하는 투쟁사안을 노조가 관철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지원해야 한다.
재능지부 투쟁은 그간 다행히도 노조가 내부적으로 민주적 지도노선을 견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물론 조직 민주주의의 일환인 재정 민주주의도 당연히 포함된다. 이제 재능지부 승리를 위해 그간 자신의 희생을 무릅써 온 동지들이 상호 자성과 화해를 통해 ‘노동자는 하나다’ 라는 구호를 다시 한 번 힘차게 외치는 단결만이 남았다.
2013. 6. 1
전 국 좌 파 연 대 회 의
[한국인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