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권” 쟁취 투쟁 벌이는 여성활동가들

「주간녹색좌파」 1/7

지난 11월 퀸스랜드 쿨럼에서 열린 낙태권 관련 회의에 참석한 필리핀 대표단 가운데 실비아 에스트라다 클로디오와 알렉산드리나 마르셀로는 새로이 건설된 출산권 연구소(RRRG)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다.「주간녹색좌파」의 카말라 임마뉴엘은 이 회의 내내 그들과 함께 했다.

필리핀 여성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낙태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마르코스 독재 정권이 붕괴된 이후 공포된 1987년의 헌법은 많은 지역에서 개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르셀로에 의하면 카톨릭 교회의 권력이 흠집(임신되는 순간부터 “태아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헌법상 의무규정)을 남겼다고 한다.

공식적인 통계가 없어 정확한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마르셀로와 에스트라다는 필리핀에서는 매년 3십만 명에서 5십만 명의 여성들이 낙태가 불법 행위로 규정됨으로 인해 위험한 조건에서 낙태수술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입원이 허용되는 10대 질병 중에는 낙태로 인한 합병증이 포함되어 있다. 입원이 허용된 사람들은 흔히 환자로서의 존중도 받지 못하고 치료상의 조언도 듣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사들로부터 질책을 받기가 일쑤다. 오히려 지방에 있는 조산원의 산파들이 더욱 동정심을 갖고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여성들의 건강권 쟁취 운동은 1980년대 중반 이후에 출현했다. 에스트라다에 의하면 현재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많은 활동가들이 반독재 투쟁에 온 몸을 내던졌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1990년대가 되자 이들은 공공 의료서비스 문제의 하나로 여성들의 낙태권을 쟁취하려 했다.

1998년 보건국은 낙태 합병증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에랍 에스트라다 대통령 선거 이후 이 행정명령은 시행되지 않고 있다.

실비아 에스트라다와 마르셀로는 지금 공공 의료서비스 문제로 접근한 방식은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신 출산에 대한 결정 권한은 천부적이며 양도할 수 없는 개별 인간 고유의 권리라고 주장하면서 여성권을 주창하고 있다.

1998년 여성의 건강과 출산권을 주장하는 단체인 리크하안(Likhaan)은 여성의 건강권 활동가들과 옹호자들 간의 동맹을 결성하자고 제안했고 다른 전문가들은 출산권 연구소(RRRG)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RRG는 여성들이 안전하게 낙태를 하고 출산과 관련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치적인 운동을 벌여나갈 생각이다.

에스트라다에 의하면 필리핀의 상황은 모든 측면에서(법적인 측면과 의료서비스 결핍의 측면 양자에서) 여성권이 극도로 침해당하고 있다. 보건 의료 노동자들은 적절한 직업 훈련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고 낙태를 하려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널리 퍼져있다.

여성들의 낙태권은 “여성들을 위한 더 큰 투쟁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빈민가 여성들은 적당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무런 권리도 없습니다. 땅을 소유할 권리도, 좋은 일자리를 가질 권리도, 그리고 출산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받을 권리도….” 그녀는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공개적으로 주창함과 동시에 비밀리에 낙태 여성을 지원하는 두가지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를 “이중전략”이라 부른다. 그러나 여전히 RRRG의 활동에는 많은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에스트라다는 “필리핀 여성운동이 낙태에만 초점을 두었던 것은 아닙니다. 노조는 여전히 남성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에 대한 진의를 살펴보면 [지지의 수위가] 적대감에서부터, 단지 말로만 동의하는 수준까지 다양하고…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진보적인 노조운동 내에서도 이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그저 최소한의 이해 정도만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에스트라다는 안전한 의료 서비스의 공급과 법적인 접근, 양 측면에서 모두 국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 수많은 국제적인 연대를 받아온 반독재 투쟁의 베테랑, 에스트라다는 낙태 문제에 관한 지원이 부족한 것에 관해 비판했다. “인권 공동체에서 왜 성문제만 나오면 편견에 사로잡히는 겁니까?”라고 물으면서 여성들의 출산권은 인권이며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하나의 권리가 위협을 받고 있다면 모든 곳에서 모든 권리가 위협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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