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오래전부터 직장 내 감시의 대명사였다. 이제 ‘스마트 배송 안경’을 도입하면서 이 물류 대기업은 운전기사들이 근무하는 동안 단 한 순간도 감시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들 가능성이 커졌다.

아마존은 이미 노동자 감시에 능숙한 기업이며, 이제 배송기사에 대한 감시를 한층 더 확대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 한다. 아마존의 비인간적인 운영 방식에 맞설 해법은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에 있다. 출처: Bryan Angelo, Unsplash

아마존(Amazon)은 갈수록 노동자 감시의 대명사가 되고 있지만, 이 분야를 개척한 기업은 아니다. UPS는 1991년 자사 차량에 GPS를 설치한 최초의 운송업체였다. 아마존 배송차량 대부분에 설치된 인공지능 기반 제품 드라이버아이(Driver.i)를 만드는 네트라다인(Netradyne)은 아마존과 계약하기 전부터 이미 1억 분이 넘는 주행 데이터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마존은 배송 지원과 감시를 결합한 기술을 새롭게 내놓을 때마다 기존 제품을 디스토피아적 방향으로 활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다른 기업들도 대체로 그 뒤를 따랐다.

아마존의 최신 장비인 ‘스마트 배송 안경’은 배터리팩이 내장된 전용 조끼와 함께 사용한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자사 뉴스 사이트를 통해 이 제품을 공개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고, 몇몇 전문 기술 매체만 이를 보도했다. 아마존의 전 세계 배송 서비스 파트너(Delivery Service Partner·DSP) 운전기사들이 모인 레딧 커뮤니티의 최근 게시물에 따르면 일부 DSP에서는 이미 스마트 안경 교육을 시작했다. 이르면 올해 연말 성수기부터 미국 전역에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겉으로 보면 스마트 배송 안경의 목적은 업무 중 스마트폰 사용을 대체하는 데 있다. 운전기사가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지 않고 주변 환경에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DSP 운전기사에게 스마트폰은 사실상 모든 것을 담당한다. 소포를 식별하고, 차량에서 배송지까지 걸어갈 경로를 알려주며, 물품을 어디에 어떻게 배송해야 하는지 지시하고, 지정된 장소에 놓인 소포를 촬영하며, 배송을 완료했다는 확인을 위해 화면을 밀도록 요구한다.

아마존은 스마트 배송 안경을 통해 배송을 “더 안전하고 더 매끄럽게” 만들겠다고 약속한다. 아마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크다. 나 역시 과거 DSP 운전기사로 일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적어도 물건이 꽉 들어찬 적재 공간에서 소포를 찾아내는 번거로움은 줄여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스마트 안경에는 빅테크 전반에 널리 퍼져 있고 인공지능 골드러시가 부추기는 더 큰 철학적 입장이 담겨 있다. 인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AI의 도움과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막강한 감시 체계

아마존의 감시 체계를 구성하는 각 장치는 저마다 고유한 기능을 수행한다. 아마존 앱은 운전기사의 위치와 이동 속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그 정보를 아마존과 운전기사가 소속된 DSP에 전송한다. 그다음에는 드라이버아이가 있다. 도로를 향한 카메라 하나, 운전기사를 향한 카메라 하나, 양옆을 보는 카메라 두 개가 운전기사를 항상 촬영하며 전체 운전 시간의 100%를 분석한다. 실제 위반이든 드라이버아이가 만들어 낸 위반이든 문제가 발생하면 드라이버아이의 로봇 음성이 실시간으로 운전기사를 꾸짖고, 위반으로 추정한 장면의 영상을 아마존과 운전기사, DSP에 전송한다.

현재 감시는 여기에서 끝난다. 그러나 스마트 배송 안경을 도입하면 감시는 더 이상 끝날 필요가 없다. 배송차량을 주차 상태로 놓는 순간 안경이 자동으로 켜진다. 알레한드로 호도로프스키(Alejandro Jodorowsky)가 끝내 만들지 못한 《듄》(Dune)을 위해 그린 스케치처럼, 이 최신 기술은 아마존이 품어온 광적인 비전을 현실로 만든다. 일하는 사람을 감시하는 행위가 자기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지는 우로보로스다.

아마존의 모델은 단순한 감시를 넘어선다. 그 비전의 핵심에서 아마존은 자신이 늘 가장 잘해온 일을 한다. 우리 시대의 가장 반인간적인 충동을 앞장서 구현하는 동시에 그대로 반영한다. 이런 현상이 확산한 것은 데이비드 모스크롭(David Moscrop)이 말한 우리의 “공유 목초지”가 무너진 결과다. 예를 들어 링(Ring) 카메라는 2018년부터 아마존의 자회사가 됐다. 자신의 택배를 훔치려는 사람으로부터 보호하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많은 사람이 링 카메라를 구매한다. 지난해 링은 갈수록 거센 비판을 받는 감시기업 플록 세이프티(Flock Safety)와 협력 관계를 발표했다. 그러나 슈퍼볼 광고를 둘러싼 대중의 반발이 일자 올해 2월, 이 협력은 취소됐다. 플록은 아마존에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설명하는 전용 페이지까지 운영한다.

고립은 소비자 경험과 노동자 경험 모두에서 핵심적인 요소다. 아마존은 자사 소포를 배송하는 수십만 명의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이 서로 고립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매년 노조 파괴 컨설팅업체에 수백만 달러를 지급한다. 아마존은 이런 전략이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받는다고 주장한다. 불과 지난해에도 아마존은 퀸스에 기반을 둔 DSP에서 노조를 조직한 노동자 150명을 해고했다. 그 전해에는 캘리포니아 팜데일(Palmdale)의 한 DSP 노동자 84명이 자신들이 소속된 DSP와 노조 단체협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마존은 해당 DSP와 계약을 종료했다. 퀘벡의 한 물류창고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자 아마존은 퀘벡주 전체에서 사업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아마존은 기술을 이용해 노동자들을 생산능력의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간과 기계를 결합한 시스템을 만들어 인간이 생각하지 않는 신체, 즉 고립되고 자동화된 존재가 되도록 유도한다. 하루에 몇 명의 노동자를 배송에 투입할지 정하는 일부터 경로를 짜고 운전 위반을 처벌하는 일까지 모든 핵심 결정을 자동화된 AI 시스템이 내린다. DSP에서는 필요한 인원보다 더 많은 노동자를 출근시키고, 알고리즘이 몇 명을 차량에 배치할지 결정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 흔하다. 예를 들어 AI가 운전기사가 신호를 위반했다고 판단했고, 당사자가 위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즉시 해고된다.

인간적인 노동의 미래는 가능한가?

모든 노동 과정을 감시하고 자동화하려는 아마존의 계획은 현재 진행형이다. AI가 이끄는 효율성 추구의 논리적 종착점은 완전한 자동화, 다시 말해 사고능력의 제거다. 극단적인 효율성이 향하는 마지막 지점은 어떤 사람에게는 ‘동물적’ 상태일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전두엽 절제술을 받은’ 상태일 수 있다. 두 표현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좋게 보면 인간 노동자는 너무 느리다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인간 노동자는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의 근원은 당연히 노동자를 더욱 강하게 통제하고 가능하면 완전히 대체하려는 자본주의의 오랜 목표다.

노조가 있는 UPS 노동자들은 노동의 미래에 대한 다른 비전을 보여줬다. UPS가 2022년 자체 라이트엑스 드라이브캠(Lytx DriveCam) 감시 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했을 때, 뒤이어 페덱스(FedEx)와 월마트(Walmart)도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팀스터스(Teamsters) 노조는 이 기술이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사용에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노동자들과 회사는 차량이 갑자기 휘청이거나 충돌하는 등 운전 위반을 감지했을 때만 영상을 기록하기로 합의했다. 감시뿐 아니라 운전기사 보호에도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각 기술의 차이를 평가하려면 이렇게 물어볼 수 있다. 새로운 AI 중심 기술을 도입할 때 그 기술은 실제로 운전기사를 더 안전하게 보호하려는가? 사고가 났을 때 운전기사를 더 잘 보호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부정적 강화 방식을 통해 나쁜 운전 습관을 억제하고 운전기사를 처벌하는 데 목적이 있는가? 그다음에는 그 기술의 도입 방식이 회사의 장기 비전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드라이버아이를 만든 네트라다인은 처음부터 자율주행을 지향했다. 그렇다면 드라이버아이 같은 기술의 목적은 운전기사를 안전하게 만드는 데 있는가, 아니면 궁극적으로 운전기사를 필요 없는 존재로 만드는 데 있는가?

이런 노동 관행에 도덕적 문제를 느끼면서도 미국인들은 좀처럼 아마존 사용을 끊지 못한다. 지난해 여름 나는 절박한 상황에서 DSP에서 일했다. 그 지역에서 비교적 임금이 나은 일자리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아마존에서 일하는 것이 그동안 내가 해온 아마존 쇼핑에 대한 속죄처럼 느껴졌다. 극심한 더위와 추위 속에서 내가 살았던 여러 집과 아파트까지 배송해 온 모든 운전기사들, 10시간 동안 쉬지 못했던 사람들, 소변을 볼 곳조차 없었던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러나 효율적인 택배 배송이 반드시 비인간적인 감시와 AI의 통제, 그 밖의 굴욕적인 노동조건을 필요로 할 이유는 없다. 감시에 맞서 성공적으로 저항한 노조 조직 UPS 운전기사들과 아마존 내부에서 확산하는 노조 조직화 움직임은 더 인간적인 노동의 미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노동자들이 집단행동을 통해 경영진이 노동자를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에 한계를 두는 미래다.

[출처] Amazon Is Perfecting Total Surveillance of Its Workforce

[번역] 하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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