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의 네티즌들은 심심찮게 한 대학생의 ‘전향이유서’를 화제로
올린다. 젊은 네티즌들에게 생소한 표현인 전향이유서의 주인공은 인디애나
대 2년생 샤드 펄슨.
그는 얼마 전까지 대표적인 ‘냅스터의 수호신’으로 대학가에서 이름을
날렸다. 잘 알려진 대로 냅스터는 MP3 음악파일을 무료로 전송받을 수 있는
음악교환 소프트웨어. 지난해 8월 ‘냅스터(www.napster.com)’가 인터넷에
등장하면서 미국 대학가는 그야말로 열풍에 휩싸였다. 기숙사며 도서관이며
온통 냅스터를 통해 공짜로 노래를 내려받느라 난리법석이었다. 급기야 인
디애나대학 당국 등은 냅스터 접속을 아예 차단해버렸다. 미국 음반산업협
회(RIAA)도 저작권 침해했다며 거액의 소송을 제기, 냅스터의 목을 죄었다.
이때 펄슨은 ‘검열조치에 반대하는 학생들’(SAUC)이란단체를 조직,
냅스터 구명운동을 주도했다. 인디애나대학 당국에 학생 2,700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제출해 해금조치를 이끌어냈다.
그런 그가 지난주 냅스터에 공개서한을 띄워 ‘전향’을 선언했다. 그는
서한에서 “냅스터도 이제 (인터넷상의)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기준 정립
에 협력해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냅스터의 당초 목표는 새
로운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지원하자는 것이지, 단순히 남의 저작권이나 침
해하자는 것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냅스터사가 당초 취지와 달리 접속
자들의 유저베이스 구축을 통해 수익사업에 군침을 흘리는 태도를 통렬히
비판한 것.
펄슨의 공개서한은 즉각적인 파장을 몰고 왔다. 찬반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냅스터사와 지지자들의 충격과 저항은 엄청났다. 공개
서한을 띄운 날 밤에 펄슨의 SAUC 웹사이트는 성난 해커의 침공으로 쑥대밭
이 됐다. 해커들은 ‘당신은 냅스터의 등에 칼을 꽂았다’는 섬뜩한 문구를
남겨놓았다.
반면 “서부개척시대와 같이 무법천지가 된 인터넷 공간에서도 이제 차
분히 질서를 세워나갈 때가 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펄슨의 ‘전향선언’은 점차 뜨거워지고 있는 ‘사이버 윤리’ 논쟁
의 단초를 제공할 전망이다.
/인터넷팀 김근철기자 kc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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