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화) 전라남도 영암 삼호조선소의 산재노동자 위성태(33세)조합원이 또다시 죽음에 내몰리고 말았다. 97년 8월 5일 위성태 조합원은 작업중 3층 높이에서 받침대가 추락하여 산재를 당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를 개인적인 실수라며 사고경위를 허위 보고하였다. 이를 정정하려던 위성태 조합원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차가운 냉대를 받아야 했다. 공단측은 산재관련 서류열람 요구를 끝까지 묵살하여 회사측의 사건 은폐를 바로잡을 수 없었다. 결국 사고로 인한 ‘뇌진탕후증후군’을 산재로 인정받지 못해 엄청난 육체적, 경제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였다. 일기장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왜 내가 나의병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하는지 정말 한심스럽다.”

한편 금호타이어 김광수 조합원은 손목의 과도한 반복작업으로 인해 손목관절에 ‘무혈성 괴사증’이라는 직업병에 걸렸다. 그러나 공단 자문의사가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는 소견을 제시하였음에도 공단이 이를 무시했다. 공단측은 ‘사적용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손목을 삐어 외상으로 인하여 발병된 것’이라며 업무외 재해로 결정하였다. 김광수 조합원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진행하면서 공단측에 자문의 소견서를 열람하고자 요청했지만 ‘서류가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결국 서류마저 은폐하고 산재를 인정하지 않아 현재까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 경악할 일은 김광수 조합원이 산재를 인정받기 위해 심사청구,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공단과 노동부는 자문의사의 소견은 검토하지도 않은 채, 산재로 인정할 수 없다는 소견을 기초로 일방적으로 기각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수차례 금호타이어 사측에서 공단을 방문하여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으로 보아 근로복지공단, 노동부, 금호타이어 회사측이 한통속이 되어 직업병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 결론 지을 수밖에 없다.

근로복지공단은 IMF 이후 산재노동자들이 받아야 할 급여를 삭감하기 위한 ‘고통분담 지침’을 만들 때부터, 노동자들의 산재치료와 요양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님을 드러냈으며, 노동자의 가정을 파괴하고, 죽음으로 몰아넣는 ‘범죄기관’이 되어가고 있었다.

정부 일선기관인 근로복지공단과 경영자측이 함께 결탁해 산재를 은폐하고 정보공개를 거부하고 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또한 강제로 치료를 종결하거나 고령의 산재요양자들의 휴업급여 5%삭감까지 획책하고 있는 마당에, ‘산업안전 선진화’가 무슨 의미이며 5인미만 산재보험 적용의 취지가 어디 올바르게 실현될 수 있단 말인가! 필요한 만큼 산재를 치료하고, 직업병을 요양하는 것은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이다. 이 최소한의 권리라도 부당하게 제한받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공단이 그동안 저질러 온 부당한 횡포를 밝혀내고, 노동자가 참여하여 제도를 올바로 세우기 위해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이능복/광주전남노동자운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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